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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인터뷰 >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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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해시태그] 아프고 지친 사람을 위한 아름다운 최초

유어웰컴메디뷰티 정가연 대표·한다원 팀원(독어독문학 13)

사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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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fqXt

내용
오랜 투병 생활은 마음도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아프기 전에는 쉽게 누렸던 일상을 하나둘씩 포기해야 할 때의 좌절감이란. 환자, 특히 여성 암환우의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한 이들이 그녀들의 일상에 생기를 되찾아주기 위해 똘똘 뭉쳤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국내 최초 암환우 뷰티관리 기업 ‘유어웰컴메디뷰티’의 이야기다.
글. 전수아 사진. 안홍범

▲ 왼쪽부터 유지영 대표, 정가연 대표, 한다원 팀원, 김유진 팀원



그녀들의 얼굴이 활짝 피다


지난 4월 24일 전북지역암센터에 여성 암환우들이 모였다. 밖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봄기운이 완연한데 암환우들의 마음은 아직 겨울. 오랜 투병 생활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이들은 피부는 물론이거니와 모발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진 환우들은 비니를 써서 탈모를 감췄다. 누가 봐도 병색이 짙은 얼굴. 그런데 잠시 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따뜻한 날씨에 갑자기 활짝 핀 꽃처럼 환우들의 표정이 밝아진 것이다. 이들의 뷰티케어를 위해 찾아간 유어웰컴메디뷰티 팀원들 덕분이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 분께 가발을 씌어드리고 메이크업을 살짝 해드렸어요. 거울을 보시더니 정말 아이처럼 활짝 웃으면서 셀카를 찍으시는데 제 마음이 뭉클했어요.”
한다원 학생이 보여준 사진에는 화사하게 꾸민 중년 여성이 있었다. 메이크업 전 사진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환자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 의료 자문을 해준 김경헌 한양대학교의료원장과 한 컷
 

국내 최초의 직업, 최초의 기업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동기인 정가연 대표와 한다원 학생 그리고 이들의 친구인 유지영 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유어웰컴메디뷰티는 암환우의 뷰티케어를 돕는 기업이다. 암환우는 피부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몹시 건조해 파운데이션 등의 기초화장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눈썹과 머리카락도 많이 빠진다. 유어웰컴메디뷰티는 암환우를 직접 찾아가 피부 컨디션에 따른 기초케어부터 눈썹과 두피관리 방법까지 알려주고 원하는 환우에게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태경 한양대학교 암센터 소장의 자문을 구해서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암환우 전용 뷰티 교과서를 제작하고 있다.
이런 일을 하는 회사도 있었나,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면 매우 당연한 반응이다. ‘암환우 뷰티 관리사’라는 직업 자체가 이들의 손에서 처음 탄생했으니 말이다. 2016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주최로 진행된 ‘창직 어워드’에서 유지영 대표는 암환우 뷰티관리사라는 직업을 제안해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유지영 대표가 만든 새로운 직업이 커리어넷에 등록됐고, 그녀는 국내 1호 암환우 뷰티관리사가 됐다. 평소 의료와 뷰티를 접목시킨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었던 유 대표는 친구에게 넌지시 이야기를 건넸고, 정가연 대표는 선뜻 합류 의사를 밝혔다.
“스물한 살 때부터 약 2년 정도 아나운서로 일했어요. 재학 중이었지만 방송이 있을 때마다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뷰티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죠. 방송 일을 그만두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에 유 대표로부터 사업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프로젝트를 맡아 이끄는 과정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저에게 딱 맞는 일인 것 같아 같이 하기로 했죠.”
정가연 대표는 여기에 더해 함께 일할 꼼꼼한 파트너로 한다원 학생을 스카우트했다. 어떤 작업이든 빨리빨리 진행하는 스타일의 정 대표와 달리 한다원 학생은 차분하고 꼼꼼한 편이다. 이들은 과제나 시험공부를 할 때 마음이 정말 잘 맞았는데, 드디어 뭔가 함께할 기회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한다원 학생의 반응은 어땠을까?
“저는 그때 5급 공채 행정직을 준비 중이었거든요? 정 대표가 갑자기 사업을 같이하자고 해서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했죠.(웃음) 자신 없어 거절하려고 했는데 암으로 고생한 고모가 자꾸 떠올라 고민 많이 했어요. 고모가 정말 미인이신데 치료받을 때 전과 같지 않은 모습에 속상해하셨거든요. 고모와 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용기를 냈어요.”
 
▲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여성 암환자 외모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난관을 이기는 긍정의 기운


창업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느냐고 물으니 유 대표 왈,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단다. 자본금은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돕는 사단법인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의 지원을 받아 부담을 덜었다. 정 대표는 찾아보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다고 전하면서 특히 학교에 먼저 알아보라고 귀띔한다.
“저희도 처음에는 학교 밖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찾았어요. 창업 상담가가 ‘한양대학교 학생이면 학교에 문의하면 될 텐데요?’라고 말해주셔서 불현듯 생각났죠.”
그 길로 바로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의 문들 두드린 유어웰컴메디뷰티는 현재 창업동아리의 일원으로 각종 프로그램과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고 있다. 유현오 창업지원단장의 멘토링도 받고 있고, 코맥스스타트업타운을 조성해준 동문 변봉덕(수학 58) 회장과도 연이 닿아 얼마 전 그가 주최한 음악회 행사에서 회사를 소개할 수 있었다. 더불어 창업지원단 직원들은 유어웰컴메디뷰티가 신청해볼 만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으면 바로바로 정보를 전해준다.
유어웰컴메디뷰티의 장점은 아이디어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누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해도 타박하는 대신 ‘그거 좋겠다, 한번 해볼까?’ 하며 머리를 맞댄다. 그러다가 실제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유 대표가 미국에 룩굿필베러(Look Good Feel Better)라는 암협회를 소개하니까 바로 정 대표가 ‘우리 전화 해볼까?’ 이러는 거예요. 말 나온 김에 시차 맞춰서 새벽 두 시까지 기다렸다가 전화를 했어요. 딱히 할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한다원 학생의 말에 정가연 대표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희 회사를 소개하고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서 암환우를 돕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죠. 협회에서 저희 이야기를 한참 듣더니, 대뜸 올해 7월 싱가포르에서 워크숍이 열린다며 초청할 테니 꼭 오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유어웰컴메디뷰티의 첫 해외 출장 일정이 잡혔다.

 
▲ 유어웰컴메디뷰티가 개발한 실습 키트를 통해 암환우들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법을 그려보고 있다
 

예비 사회적 기업가들의 당찬 출사표

유어웰컴메디뷰티의 단기 목표는 사회적 기업 승인을 받는 것이다. 활동 및 보고서 제출 등 관련 과정이 착실히 진행 중인 가운데 정가연 대표는 요즘 한 가지 중요한 딜레마가 생겼다고 말한다.
“이윤과 공익의 균형 잡기에 대한 고민이 커요. 사회적 기업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업하는 동안 계속 이어질 고민이라고 하더군요.”
예를 들면 제품의 가격 책정 같은 경우다. 암환우 전용 가발의 경우 쓸 만한 것은 100만 원을 호가한다. 약값도 부담될 환우들이 잠깐 쓸 가발에 그만큼의 금액을 투자하기는 어려울 터. 유어웰컴메디뷰티는 발품을 팔아 유통마진을 줄여 질 좋은 가발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관건은 사측의 이윤을 얼마로 결정해야 하는가이다.
“솔직히 수익 욕심이 없진 않죠.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암환우들을 떠올리면서 그분들과 유어웰컴메디뷰티가 상생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할 겁니다.”
유지영 대표의 말에 한 몸인 듯 고개를 끄덕이는 동료들. 정가연 대표는 사측의 수익도 다시 다른 이를 돕는 데 쓰고 싶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받은 게 많아서 언젠가는 꼭 갚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을 덧붙이자면, 기부를 많이 해서 한양대학교 캠퍼스에 유어웰컴메디뷰티 이름이 들어간 비석을 세우고 싶어요. 이렇게 학교 매거진에 공언했으니 꼭 지켜야 할 약속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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