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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9 인터뷰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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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토크] “먼지청정기가 아닌 진짜 공기청정기를 만들어야죠”

김기현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사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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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KSet

내용
올해 한양대 백남석학상은 김기현 교수에게 돌아갔다. 발암물질인 VOC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감지 및 제거할 수 있는 환경분석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김기현 교수는 공기청정기의 VOC 제거율을 99%로 높여 진정한 공기청정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자리에 유미지·한솔(건설환경공학 석사과정 18) 학생이 함께했다.
글. 박영임 사진. 안홍범


 

▲ 김기현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올해의 한양대 백남석학상 수상


어쩌다 보니 마음껏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일도 호사스러운 바람이 됐다. 대통령 공약으로까지 대두된 미세먼지 문제와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라돈 매트리스 사태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낯선 신조어가 아닌 새집증후군 등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대기 문제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기가 안 되는 지하상가를 걷다 보면 눈이 따가울 때가 있죠? 포름알데히드 같이 휘발성이 강한 대기 오염 물질 때문인데, 이를 VOC(Volatile Organic Compounds)라고 합니다. 이들은 산업 현장뿐 아니라 운전, 흡연, 음식 조리 같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쉽게 발생합니다. 알레르기 및 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VOC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환경분석 시스템 그리고 이들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청정기술이 필요합니다.”
VOC와 악취 성분을 효과적으로 관리·제어하기 위해 기존의 환경분석 시스템을 개선하고, 신소재 기반의 응용기술을 개발해 대기질 개선의 과학적 토대를 제시한 김기현 교수.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15일 교육 및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학자를 시상하는 ‘백남석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기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6월 수상자로 뽑히는 등 연이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휘발성 강한 VOC도 효과적으로 제거


어느새 우리 일상에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공기청정기. 이러한 제품으로는 VOC를 제거할 수 없는 것일까.
“시중의 공기청정기로도 VOC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체 형태의 미세먼지는 99.9% 제거할 수 있는 데 반해, 가스 형태인 VOC는 45~50% 정도만 제거하는 실정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먼지청정기인 셈이죠. 저희는 현재 VOC 제거율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기능을 더욱 향상시켜 진정한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분진 제거에 특화된 현재의 공기청정 기술은 VOC 물질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 VOC는 휘발성이 강하고 반응성이 낮기 때문에 일반적인 흡착, 촉매 처리기술로는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어렵다. 또한 VOC는 ppm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ppb 수준의 낮은 농도로 존재해 초고감도, 초고선택도, 재현성 등을 갖춘 정밀한 감지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에 김 교수는 다양한 신소재를 합성하고 그와 관련한 여러 가지 복합물질을 개선해 기존 소재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 소재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특히 MOF(Metal Organic Framework)와 같은 다공성 신소재 개발에 주목하고 있는데, MOF는 여러 가지 변형을 통해 대기질 정화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스 형태의 VOC를 제거하려면 충분한 흡착 및 촉매 반응 시간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는 매우 빠른 속도로 공기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충분한 반응 시간 대신 반응 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오염 물질을 담을 수 있는 구멍, 즉 공극률을 무한정 확대할 수 있는 첨단 소재를 개발하면 VOC 흡착 및 촉매 반응을 높여 제거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신소재 개발을 통해 전통적 분석기술을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응용기술들에 대한 연구도 동시에 수행했다. 효과적으로 시료를 농축하는 열탈착 기반의 전처리 기술과 환경분석 시스템을 결합해 환경부가 지정한 22종의 악취 물질에 대해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5개의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을 대체하는 단일분석 프로토콜을 새롭게 구축했다.

 

평생 환경밖에 모르던 연구자, 소재에 눈뜨다


김기현 교수가 모교인 한양대에 부임한 것은 지난 2014년. 그 전에 있던 세종대에서는 자연과학대학 소속이었기에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대기 오염 물질의 해로움을 밝히고 어떻게 감지할 것인가 등 순수한 환경분석 연구에 몰두했다. 김 교수의 연구가 달라진 것은 한양대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다. VOC 감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제거라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수십 년간 분석 연구만 하던 사람이 실생활에 보다 유용한 실용적인 연구로 관심을 돌리게 된 거죠. 늦은 나이에 갑자기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동료 교수들에게 자극을 받아 도전하게 됐습니다.”
특히 신소재 분야를 환경에 접목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기존 공기청정기의 기능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신소재의 효과적인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 김 교수의 연구는 신소재 기술을 환경공학에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 환경 연구의 가능성을 보다 넓혔다.
“신소재를 이용한 환경 분야 연구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블루오션입니다. 신소재 연구는 영향력 지수(IF, Impact Factor)가 높은 분야이므로 환경과 신소재를 결합하면 질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습니다.”
김 교수가 영향력 지수가 높은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게 된 것도 신소재 연구를 접목하면서부터다. 현재 인도와 중국 등 각국 학생들의 배움을 청하는 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김 교수가 매년 저널에 게재하는 논문 수는 무려 70~80편. 이 중 40편 정도는 상위 5% 이상의 저널에 실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1년에 70~80편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논문을 게재하려면 실제는 100편 정도의 논문을 투고해야 한다. 그가 1년에 투고하는 논문만 100편에 이른다니,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양과 질을 동시에 추구해야 연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랜 수련을 거쳐야 가능한 일이죠. 지하철 안에서든 여행 중이든 언제 어디서나 논문 생각에 빠져 지내는 편입니다.”

 
▲ 김기현 교수가 한솔(가운데), 유미지(오른쪽) 학생과 이야기하고 있다
 

논문 생각으로 밤낮 없이 연구 중


한 번에 다수의 연구를 진행하는 김기현 교수는 바쁜 와중에도 연구 진행 과정을 모든 지도학생들에게 일일이 메일로 공유해주고 있다. 그가 이런 수고를 감수하는 것은 같은 연구실에 있는 학생이어도 자신이 참여하는 것 외에 다른 동료들이 어떤 연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왕성한 연구 열정 덕분에 그가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메일은 하루에 열 통이 넘는다. 이는 학생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만 그만큼 압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김 교수의 이러한 열의에는 자신을 뛰어넘는 학생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스승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취업에만 매달리는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연구자의 길을 가겠다는 꿈이 다소 허황돼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김기현 교수. 옆에서 조용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유미지 학생이 입을 열었다.
“교수님은 언제부터 교수의 꿈을 키우게 되셨나요?”
김 교수는 재미있는 질문이라며 웃음을 띤 채 답했다.
“대학 졸업 후 교비 유학생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사실 특별한 꿈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박사 학위를 받을 무렵 한 교수님이 이제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겠냐는 질문을 던지셨죠. 그 질문을 받고 비로소 연구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김 교수의 대답은 후배 연구자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을까. 연구자의 길을 걸으려는 후배 환경공학자를 대표해 한솔 학생이 대선배인 환경공학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보통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과학은 얼마든지 두 마리,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과 타 분야를 융합하면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새롭게 변신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연구에 여념이 없는 김기현 교수에게서 공기청정기의 VOC 제거율을 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소재, 값싸면서도 기존 소재의 성능을 뛰어넘은 신소재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하루빨리 전해지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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