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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4 인터뷰 > 동문

제목

[NOW 꿈꾸는 사람들] 포기는 없다! 꿈을 향해 전진 앞으로

윤성희 공군 소위(기계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14)

사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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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2y1o

내용
‘한 나라의 과학기술력은 그 나라의 국방과학력에서 엿볼 수 있다’는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고출력 레이저에 의한 항공기 영상 탐지 시스템의 손실을 연구한 윤성희 씨는 지난해 12월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금녀의 벽’을 깨기 위한 도전의 연속이었던 그녀의 범상치 않은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 박영임 사진. 안홍범
 
▲윤성희 공군 소위(기계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14)

체구는 작아도 정신력은 최고


지난 2월의 어느 주말, 캠퍼스 곳곳에서는 빛나는 졸업장을 들고 그보다 더욱 빛나는 졸업의 순간을 담기 위해 가족들과 사진을 찍는 졸업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들 틈에서 남다른 감회에 젖어 캠퍼스를 바라보는 윤성희 씨. 2017년 8월에 졸업했으니 딱 6개월 만의 모교 방문이다. 물론 6개월이라는 기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그 6개월 사이에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신분부터 공군 장교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2017년 9월부터 12주간의 기본 군사훈련을 마치고, 12월 1일 공군 소위로 임관했습니다. 현재는 공군 군수사령부 항공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작은 체구로 행군이나 유격훈련 등 힘든 군사훈련을 받았다는 말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를 체구로만 판단하면 단단히 실수하는 것. 이론 및 훈련 성적과 체력검정을 포함해 여후보생 중 1위, 남녀 통합 상위 7%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임관했을 뿐 아니라, 군사훈련 기간 중에는 여후보생 최초로 중대 기수를 맡고 더 나아가 대대장 근무 후보생으로서 전체 310명의 동기들을 이끌었다. 대학원 생활 내내 연구실에만 앉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그 어려운 훈련을 견뎌낼 수 있었을까.
“사실 거의 공부만 하던 몸이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중대 기수는 맨 앞에서 깃발을 들고 중대원들을 이끌고 뛰어야 하기 때문에 뒤처지면 안 됩니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를 때마다 ‘이 정도도 이겨내지 못해서야 어떻게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겠는가’라는 생각으로 한 발 한 발 힘차게 내딛다보면 어느새 훈련이 끝나있더군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정신력이 바로 체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교 후보생 생활 내내 입고 먹는 모든 것이 국민들의 세금이라는 생각으로 단언컨대 1초도 성실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다고 말하는 윤성희 씨. 진심이 발하는 눈빛에서 그녀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올리니스트에서 무기 연구자로 급선회

▲ 대학원 생활을 하던 지난 2016년 7월 9일 서울
서초동 브라움홀(braum hall)에서 독주회를 열었다.

기계공학과 대학원생의 공군 입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윤성희 씨의 이력은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녀의 반전 인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학부에서 어렵기로 유명한 물리학을 전공한 그녀의 어릴 적 꿈은 지금과는 한참 거리가 먼 바이올리니스트. 고등학교 1학년 때만 해도 음대에 진학할 것이라는 그녀의 미래를 의심한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헬기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공부 중이던 그녀의 신경을 거슬렸다. 보통 사람 같으면 잠시 짜증을 냈다가 바로 잊어버릴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헬기의 소음을 줄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위상(진동이나 파동과 같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에 대해 어떤 시각 또는 어떤 장소에서의 변화의 국면을 가리키는 물리학 용어)이 반대인 파장을 쏘면 소음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사랑하는 항공기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었다. 그 후 본격적으로 군의 무기체계와 방산연구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다가 급기야 진로 변경을 결심했다.
“국내 무기체계는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자체 연구·개발에 힘을 보태 나라를 빛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던 것 같아요. 우선은 모든 공학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물리학을 전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바이올린만 켜느라 수학이나 과학 공부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중학교 수학과 과학 교과서부터 펼쳤다. 뒤늦은 공부로 또래들을 따라잡기 위해 새벽 2~3시까지 불을 밝히고 독하게 공부에 매진해 3개월 만에 중학교 3년 과정을 독학할 수 있었다. 그리고 1년 만에 과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해 일반고 출신자로는 유일하게 전국의 날고 긴다는 과학고 학생들과 실력을 겨뤘다.
“동기가 뚜렷하고 쟁취하고 싶은 목표가 생기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고 마는 성격입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남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열정과 노력만큼은 그 누구와 겨뤄도 자신 있습니다.”

 

악바리 정신을 군인 정신으로 승화


노력의 크기가 어느 정도기에 남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노력이라고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공대 대학원생들은 거의 연구실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연구하고 논문만 쓰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죠. 하지만 저는 바이올린도 계속 연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독주회를 계획했습니다. 독주회를 열려면 최소 6개월간은 하루에 5시간 이상 연습해야 합니다. 그래서 밤 8~9시에 연구실에서 퇴근한 뒤 연습실에서 첫차 운행시간까지 연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 한두 시간 눈을 붙인 뒤 다시 연구실에 출근했죠.”
이 정도면 윤성희 씨의 노력에 순순히 ‘인정’이라는 의미의 엄지손가락을 내보이지 않을 수 없다.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접고 물리학에 도전, 그 후 기계공학도로 변신해 무기체계를 연구하며 군에 입대한 그녀의 이력은 한마디로 금녀의 영역에 대한 도전으로 갈음할 수 있지 않을까. 공교롭게도 물리학이나 기계공학, 그리고 군대 모두 압도적으로 남성 비율이 높은 곳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저는 남녀 구분이라는 인식 자체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죠. 어릴 때부터 씨름도 좋아하고, 남자들과 축구도 잘 했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뒤에 물러서 있는 것을 싫어했거든요.”
그래서 그녀의 도전에는 종종 색안경을 낀 주변의 시선이 따랐다. 그런 탓에 매번 두 개의 목표를 넘어야 했다. 하나는 그녀가 이루고자 하는 순수한 목표,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주변의 선입견이다.
“저를 제대로 알기 전에 여자라서 ‘약할 것이다’, ‘컴퓨터를 못할 것이다’, ‘수학공식을 못 풀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벽을 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편견을 극복하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현재 그녀가 근무하는 공군 항공기술연구소에서는 항공기의 수명 관리, 결함 분석, 항공기술 개발 등의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그녀의 업무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공군 항공기의 부품을 국내 기술력으로 국산화해 개발하는 것이다. 타 부대에 비해 여군 배치가 적은 곳이기에 무슨 일을 하던 주목을 받기 일쑤다. 하지만 주변의 선입견을 하루 속히 깨뜨리고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날을 앞당기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 임관 때 받은 호부와 임관사령장

“군복이 가장 아름다워요”


여전히 주변에는 대기업이나 연구소가 아니라 군대를 택한 윤성희 씨의 선택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들이 많다. 그녀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과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후배들을 위해 그녀는 자신 있게 말한다. 자신의 길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며 그래야 후회가 없는 법이라고.
“언제나 저의 선택 기준은 ‘제가 정말 하고 싶은가’입니다. 주변의 의견이나 기대에 흔들려서는 안 되죠. 의지와 열정으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가다 보면 길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현재 저는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합니다. 제가 바라던 일을 실제로 하고 있으니까요.”
오랫동안 꿈꿔왔던 국방과학의 자주적 발전을 위해 자신의 열정과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된 윤성희 씨. 아직은 짧은 머리가 어색하지만 그녀는 말한다. 군복은 그 어느 옷보다 아름다운 옷이라고.

 
사랑한대 2018년 03·04월호 (통권 241호) 이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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