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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22 인터뷰 > 학생 > 매거진

제목

금융감독원 류한은 양

한양의 영파워2

인터넷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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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s84R

내용

 여학생으로 본교 최초 금감원 공채 발탁

 끊임없이 공부하는 금융전문가 되고파

금융감독원 류한은(경영 97학번)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던 20세기에 은행이 가장 두려워했던 이들은 통장과 도장도 없이 은행문을 박차고 뛰어들어 '출금'을 요구했던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었다. 시커먼 복면을 하고 커다란 자루를 든 채, 창구로 뛰어들어 현금을 요구했던 그들은 '대기표'도 뽑지 않았다. 비록 성공사례는 드물다 해도 지금까지도 영화 속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그들의 활약상은 빈한한 낭만주의의 표상이었다.

 

 세상이 바뀌고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21세기, 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이제 복면을 두른 사람들이 아니다. 비록 대기표를 뽑고 순번을 기다리며 은행내에 비치된 통속잡지들을 읽지는 않지만 그들은 은행문을 점잖게 열고 들어와 '현금'이 아닌 '장부'를 요구한다. '경제검찰', '금융권의 암행어사'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직원들이다.

 

 금감원, 공정위와 함께 양대 '경제검찰'로 활약

 

   
 

 지난 해 가을, 금감원 공채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한 류한은(경영 97) 양은 금감원의 업무와 역할에 대해 매우 겸손한 소개말을 던진다. "금융권의 경영에 대해 위법행위가 있는지 조사, 검사, 감독하는 일들이지만 이것은 금융소비자, 넓게는 모든 국민에 대한 봉사, 서비스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엄밀히 말하면 저희들은 공무원이 아니거든요."

 

 실제로 금감원은 정부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지난 1997년 제정된 '금융감독기구의설치등에관한법률'에 근거하여 기존의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그리고 신용관리기금 등 4대 금융감독기관이 1999년 통합되면서 발족한 것이 지금의 금감원이다. 금감원은 금융감독위원회 또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지시나 위임에 의해 금융기관의 업무 및 재산현황에 대한 각종 검사를 수행한다. 이는 금융시장의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고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수요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IMF 이후, 금융시장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증대하고 개혁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금감원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그 위상이 급격히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업무의 성격상 철저한 독립성을 확보해야 하기에 특수법인으로 설립된 것으로 압니다. 일종의 감사기관이므로 운영에 있어서도 다른 어떤 기관보다 투명하고 깨끗한 원칙을 갖고 있지요. 지금까지 밝혀진 각종 경제부패사건에서 관련 정부기관의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었지만 금감원의 경우 최종적으로 혐의가 인정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금감원의 청렴한 분위기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금은 비록 연수 중이라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금감원 직원들은 주식투자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인다. "선배들이 그러더군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사기업으로 가라, 그러나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려거든 너의 직장은 아주 멋진 선택이다'라고 말입니다."

 

 금감원 공채 실시 이후 여학생으로는 본교 최초 입사

 

   
 

 지난 해 가을에 있었던 금감원의 제3기 공채에서 본교는 모두 6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류양 외에도 법학과의 김철영군, 김신영양, 최홍수군, 경제학과의 김미선양 그리고 경영학과의 권순표군이 류양과 함께 합격한 입사 동기들이다. 이들은 같은 과 학생들의 대다수가 사법고시나, 공인회계사 등 전통적인 진로를 생각하고 있을 때, 자신들의 전공에 대해 새로운 쓰임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금감원이 공채를 실시한 이후, 그녀는 김미선, 김신영양과 함께 여학생으로는 본교 출신 최초로 금감원에 진출하는 영예도 안았다. 때문에 진로에 대한 조언을 바라는 여러 후배들의 '즐거운' 성화에 시달리기도 한다.

 

 "처음부터 금감원을 생각하고 준비를 했던 것은 아니에요. 대학원 진학을 꿈꾸다가 낙방의 쓴맛을 보고 나서 지금까지 했던 공부가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하고 생각했죠. 저는 스스로 정말 평범한 학생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제가 입사했으니 누구든지 도전하면 되지 않겠어요?" 참으로 겸허한 조언이다. 경제난 속에 극심한 취업고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은 국내 최고의 금융감독기관에 입사한 류양이 실제로 취업을 위해 50여 곳에 원서를 넣고 단 두 번의 면접 기회를 가졌던 아픈 기억을 지니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한양인, 자부심으로 도전하라

 

 금감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경제학, 경영학 그리고 법학 중 한 가지의 전공학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1차 서류전형을 통해 선발된 10배수의 응시자들이 2차 필기시험을 치를 자격을 받는다. 필기시험은 영어와 논술 그리고 전공시험으로 구성되어 있고 고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렇다면 까다로운 전형에 합격하기 위해 류양이 털어놓는 비결이란 무엇일까?

 

   
 

 "점잖은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말이 있지요. 저는 비교적 내성적일 것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매우 외향적입니다. 우연히 길에서 한국은행에 다니는 선배를 만났을 때, 그를 붙잡고 막무가내로 조언을 요구할 정도로 뻔뻔함도 있지요. 취업을 희망하는 분야에 이미 진출해 있는 선배들을 통해 많은 조언을 얻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한양대요? 이 땅에 우리 선배들이 없는 곳이 어디에 있습니까? 자부심을 가져도 되요."

 

 오는 2월 졸업을 앞둔 류양은 입사한 직장의 일들이 여성으로서 감내하기에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하며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그래서일까, 직장에서 힘겨운 순간이 닥쳤을 때 여성들이 남성보다 쉽게 퇴사하는 경향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분노 반, 격려 반이다.

 

 "직장생활에 지쳤을 때, 제발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여성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너무 제한된 사고를 갖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과 전망들을 생각했으면 해요. 또한 높은 점수와 좋은 학점만을 회사가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당신의 회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은 다양한 경험과 자신감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겠지요."

 

 '자신의 삶에 포기란 없다' 강조하는 그녀의 억척스러움은 일찍부터 유별났던 것으로 보인다. 사회봉사 수강이 불가능한 휴학 기간에도 실무자를 졸라 '세무서 부가가치세 신고업무'에 대한 사회봉사를 하기도 했고, 지난 97년의 대선 때에는 선거감시 봉사활동을 하는 등 한낱 점수와 학점보다 현장에 대한 경험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았다는, 참으로 고집스런 그녀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온 몸으로 사회 속에 뛰어든 그녀의 모습에서 '인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발견한다. '대기표'를 뽑아들고 누군가 자신의 번호을 불러줄 때까지 기다리는 이, 그의 삶은 이미 청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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