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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 27 중요기사

[학술][우수R&D] 최창식 교수, 아파트 리모델링에 안전을 더하다

최창식 공과대학 건축공학부 교수가 15층 내외 건물의 층수를 증축할 때 기존 벽체를 보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 교수의 기술은 기존 방식과 다르게 벽이 두꺼워지거나 늘어나지 않아 건물 내부의 실평수(실사용 면적)가 줄어들지 않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서울을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은 약 45.6%에 달한다. 최 교수는 “도시에서의 생활은 아파트로 시작해 아파트로 끝난다”고 빗대었다. 아파트 비율이 높은 만큼 건설한 지 오래된 아파트도 많다. 전국의 주거용 건축물 중 2018년 기준 지어진 지 30년 이상의 건물이 55%다. 건물이 노후하면 해결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모두 부수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건물의 일부를 보강하고 덧대는 리모델링이 있다. 최 교수의 연구(연구명 ‘수직증축 허용에 따른 구조안전 확보 기술개발’)는 리모델링, 그중에서도 수직으로 증축할 때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뒀다. ▲건축물을 위로 증축하면 수평 하중과 휨 하중이 증가한다. (최창식 교수 제공) 기존 건물에 층수를 더 쌓기 위해선 여러 현상을 고려해야 한다. 기둥과 벽에 수직으로 가해질 하중과 바람 및 지진 등의 영향으로 생길 수평 하중, 휨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건물의 층수가 많아지면 수평 하중과 휨 하중이 중요해진다. 볼펜을 세로로 세웠을 때 작은 입김에도 쓰러지는 것을 떠올리면 쉽다. 수평 하중과 휨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한 벽을 전단벽이라고 한다. 최 교수의 전단벽 보강 기술은 기존 부착식 공법과 큰 차이를 보인다. 최 교수의 기술은 벽의 두께가 두꺼워지지 않고 벽을 추가로 늘리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세대별 평수가 줄어들지 않는다. 부동산이 실내 거주 면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최 교수는 벽체에서 보강재를 덧댈 만큼의 두께를 계산해 잘라내고 잘라낸 부분에 시공을 진행했다. 보강이 필요한 하중만큼 보강재를 유동적으로 첨가한다는 게 특징이다. ▲최창식 공과대학 건축공학부 교수는 벽체의 일부를 잘라내고 보강재를 삽입해 세대별 평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보강 기술 방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국토교통부를 필두로 많은 대학이 함께 연구 클러스터를 구성해 8년간 진행하는 과제다. 각 대학은 기초구조, 상부구조, 수직 하중, 주차장 문제 해결 등 분야를 나눠 연구했다. 최 교수는 건축물의 요소 중 상부구조에 수평 하중과 휨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내력 설계를 개발했다. 최 교수는 기술 개발을 마쳤고 실규모 구조물에 테스트도 완료한 상태다. 상용화까지 남은 건 실제 아파트에 수직 증축을 실행해보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론과 실무 사이에 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의 연구실은 실용화를 목적으로 하는 기술 개발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 건물에 적용하는 과정은 늘 어려움이 있었다. 최 교수는 “특히 이번 연구는 실제 적용 단계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얘기했다. 아파트는 사적인 공간이면서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공적인 공간이란 성격을 띠고 있다. 세대마다 바라는 희망 사항이 다르고 한 세대 안에서도 세대원들의 입장차이가 존재한다. 부동산이기에 소유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들이 어우러져 기술 적용을 시도하겠다고 자처해 나서는 단지들이 거의 없다. 최 교수는 “실전 사업에 적용해보고 싶은데 도전하려는 단지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은 것도 난관으로 작용했다. 실상 대다수의 아파트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이기 때문에 균열이 생기지 않는 한 수명이 상당히 길다. 최 교수는 “아파트의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재료의 수명보다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얘기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이라는 선택지 사이에서 다수의 사람은 재건축에 손을 든다. 최 교수는 “사람들이 기존 구조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리모델링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건축 못지않게 많은 기술적 검증이 들어가므로 안정성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7 20 중요기사

[교수]김성혜 교수, 외국인 유학생 구출 작전에 힘쓰다

동티모르 유학생 벤자민 바노(Bano) 씨는 지난 5월 심각한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그는 의사를 통해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는다. “뇌 속에 기생충이 있습니다.” 바노 씨가 자국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자 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성혜 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교수가 나섰다. 바노 씨는 1년에 단 2명만 뽑는 정부 국가 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서 공부를 이어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기절한 그는 구급차에 실려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MRI(자기공명장치) 검사 결과, 뇌에 돼지 기생충이 발견됐다. 소식을 들은 주동티모르 한국 대사관과 주한국 동티모르 대사관은 생명에 위협이 되는 큰 질환이라 오인했다. 정부 초청 장학생에게 주어지는 의료비를 모두 사용했기 때문에 바노 씨를 동티모르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대사관에서 오고 갔다. 김성혜 교수에게 연락이 닿은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 주한국 동티모르 대사관에서 위중한 질환인지 자문을 얻기 위해 먼저 연락해왔다. 김 교수는 “유학생에게는 학위취득이 일생의 중요한 순간일 수도 있는데 자국으로 돌려보내자는 의견이 나온 게 안타까웠다”고 당시 생각을 얘기했다. 김 교수는 질환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커진 일이라는 것을 알고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양국 대사관은 중증도가 명확히 파악돼있지 않고 소요될 병원비도 불명확한 것이 문제라고 했어요. 그래서 바노 씨를 받아줄 병원이 있으면 한국에 머물러도 되냐고 물었죠.” ▲동티모르 유학생의 사연을 전한 6월 10일자 <한국일보>기사 일부 (출처:한국일보 사이트 갈무리) 김성혜 교수는 병원이 아닌 기초교실 소속이라 주치의로 입원시켜줄 병상이 없었다. 자신이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신경과에 전화를 돌렸다. 고등학교 동창인 김우준 서울성모병원 교수와 전화가 닿았다. 김성혜 교수는 사정을 설명했다. 약을 쓰면 해결 가능한 문제임에도 유학생이 자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얘기했다. 김우준 교수는 흔쾌히 치료에 나서겠다 했고 병원비도 부담하겠다고 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양국 대사관도 바노 씨의 한국 잔류를 결정했고 문제는 급물살을 타듯 해결됐다. 김성혜 교수는 지난 2월까지 세게보건기구(WHO) 기술자문관으로 동티모르에서 근무했다. 열대의학 그중에서 소외열대질환을 전공으로 하는 김 교수는 동티모르의 사상충, 장내기생충 등의 퇴치 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동티모르 정부, 세계보건기구 3자가 함께한 사업이어서 각국 대사관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소외열대병은 전 세계에서 소외받는 20가지 정도의 질환들을 말한다. 김성혜 교수는 소외받는 존재들에 눈길을 두고 있었다. 그는 “항상 소외받는 인구집단이 있듯 소외받는 병들이 있다”고 말했다. 에이즈나 결핵처럼 죽는 병, 목숨이 위중한 병은 지원도 많고 기술 개발도 빠르다. 반면 죽을 확률이 높지 않은 병은 그렇지 못하다. 김 교수는 소외받는 질병을 위해 일하는 보람을 전부터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김성혜 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이 기생충에 감염돼 학업을 중단하고 자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정을 들은 후 해결에 나섰다. 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열대기생충 질환 퇴치를 위해 힘써왔다. 바노 씨의 치료 과정에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함께 했다. 김 교수는 “쉽게 해결될 일인데 비약된 상태에서 내가 개입해 공로를 가져가도 되나 싶다”고 심경을 표했다. 공중보건과 임상 의학에는 공통된 의사결정의 원칙이 있다. 모든 의사결정은 환자에게 이익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바노 씨와 저는 일면식도, 어떤 연결 고리도 없어요. 딱 한 가지만 생각 했어요. 바노 씨의 입장에 서봤을 때 과연 학업을 포기하고 동티모르로 돌아가고 싶을지. 대사관 사이에서 얘기가 오고 갔을 때 단순히 해결이 편한 방향으로만 생각한 게 아닐지.” 김 교수는 후배 의학도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해보는 경험이 필요해요. 한 번이면 두 번도 할 수 있지만 해보지 않으면 계속 모르게 됩니다.” 바노 씨는 간질이 한차례 있었으나 약과 함께 치료에 들어간 후 완쾌했다. 바노 씨는 김성혜 교수에게 연락해 고마움을 전했다. 김 교수는 “바노 씨가 전화로 머리가 조금 아프지만 다 괜찮아지고 있다고 얘기했다”며 “바노 씨에게 약이 잘 들고 있는 증거라고 웃으며 답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취약계층 지원이 잘 돼 있어서 7월~9월의 병원비는 감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혜 교수는 동티모르와 콩고의 소외열대질환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외받는 사람들의 현안 보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다”며 앞으로 이어갈 연구에 대해 내비쳤다. 글, 사진/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7 13 중요기사

[기획]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수놓은 한양 동문의 작품

한국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지난 9일 개막했다. 올해로 24회를 맞이한 부천영화제에 한양 동문의 작품이 예년보다 많이 상영되고 있다. 학부와 대학원 동문들의 작품을 모아봤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많은 영화제가 온라인 상영으로 대체됐다. 상반기에 열린 전주국제영화제도 마찬가지다. 부천영화제는 장단편을 모두 다루는 규모의 영화제 중 처음으로 일부 오프라인 상영과 행사를 병행했다. 영화인들에게는 소통의 장이 다시 열린 셈이다. 한양대학교 학부 동문의 작품 송혜림(연극영화과 03) 씨의 <99년식 그랜저를 타고 온 남자>는 중고차 매장에 나타난 의문의 남자와 너구리가 벌이는 소동극이다. 송 씨가 준비하고 있는 장편영화의 프리퀄(오리지널 영화에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 영화다. 너구리와 그랜져, 꼰대 아저씨라는 부조화한 3가지 요소의 조합은 웃음과 함께 어딘지 모를 애잔함을 불러온다. 영화 속 등장한 너구리는 연기 훈련을 받은 동물이 아니라는 비하인드 스토리에 눈길이 간다. 송 씨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개와 고양이가 아닌 동물을 출연시키고 싶었는데 고라니, 멧돼지 같은 야생성이 짙은 동물은 촬영이 어려워 너구리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GV 현장. 송혜림(연극영화과 03, 왼쪽에서 네 번째) 씨의 <99년식 그랜저를 타고 온 남자>가 지난 11일 상영된 후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부천영화제의 국내 경쟁 부문인 ‘코리안 판타스틱’에 출품된 두 작품이 있다. 정재훈(연극영화과 13) 씨의 <아귀도>와 하태민(연극영화과 4) 씨의 <피사체>가 그 주인공이다. <아귀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나고 500일이 지난 상황을 설정했다. 빗발치는 재난 문자와 생존 물자를 두고 경쟁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시사점을 던진다. <피사체>는 올해 미장셴단편영화제의 경쟁 부문에도 출품된 작품이다. 이야기는 공모전 출품을 위해 사진을 찍는 주인공이 달동네로 가며 시작된다. 가정폭력의 흔적을 지닌 아이를 발견한 주인공은 연신 셔터를 누른다. 타인의 고통과 자극적인 면을 ‘피사체’로만 바라보는 주인공에 메시지를 담아 넣었다. 한양대 대학원 동문의 작품 민현기(연극영화과 석사) 씨의 <사는게 먼지>는 공기가 오염돼 방독면을 쓰지 않으면 숨 쉴 수 없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영어 제목과 같은 ‘더스트 세이프 가드’인 주인공은 각고의 노력 끝에 수습에 성공한다. 재난이 생활상을 모두 바꿔놓은 영화 속 모습은 현재 우리의 현실과 대비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김오지숙(연극영화과 석사과정) 씨의 <털괴>는 참신한 발상으로 장르 영화제인 부천영화제의 국제 경쟁 부문에 올랐다.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인 주인공과 주인공 엄마의 남자친구, 그리고 의문의 존재인 털괴 사이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주인공의 심리 전개와 장르 영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김오지숙(연극영화과 석사과정) 씨의 <털괴> 스틸컷. 국제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에 출품됐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이번 부천영화제는 왓챠플레이를 통해 온라인 상영도 겸하고 있다. 아쉽게도 소개한 다섯 작품은 여타의 이유로 온라인 상영이 되지 않고 있다. 이번 부천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출품한 영화 중 <피사체>와 <털괴>는 작년 제15회 한양영화제 DHANCE에서 선보여지기도 했다. 종강을 맞이해 다양한 영화가 자리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한양 동문의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사진/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7 06 중요기사

[기획]익숙한 소리, 한양대학교 교가 (2)

교화, 상징 동물, 마스코트, 슬로건. 학교를 상징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유일하게 소리를 이용한 상징인 교가에 얽힌 이야기들을 쫓아갔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중단되면서 익숙했던 캠퍼스의 풍경이 사라진 지 오래다. 작년을 돌아보면 1교시 수업에 지각할까 헐레벌떡 계단을 오를 때 귓가에 들리던 소리가 있다. 한대방송국의 아침 방송이 끝났음을 알리던 소리, 교가다. 성악 풍의 이 노래는 가사를 몰라도 재학생들에게 매우 친숙하다. 아침저녁 학교를 지나며 언뜻 들어봤을 멜로디이며, 인기 있는 교양수업인 ‘대학합창’에서 실습 곡으로도 많은 학생이 접했다. 한양대 공식 채널에서 ‘한양대학교 '가(歌)' 좋다’라는 시리즈로 오케스트라 버전, 중창단 버전을 들어봤을지도 모른다. ▲음악대학 중창단 소누스가 한양대 교가를 부르고 있는 모습. 영상은 채널H와 한양대 공식 SNS 채널에서 볼 수 있다. 한양대 교가는 학교 설립자이자 한양학원 재단의 설립자인 고(故) 김연준 이사장이 작곡, 작사했다. 김 이사장은 무수한 가곡을 작곡한 음악인이었다. 이 때문에 한양대 교가도 성악 풍으로 만들어졌다. ‘사랑의 실천’이라는 건학 이념이 담긴 한양대 교가는 한양공업고등학교, 한양중학교를 비롯한 한양학원 소속의 모든 학교에서 교가로 사용되고 있다. 교가의 정확한 작곡 시기는 알려지지 않지만 1959년도 기록에는 1절까지의 가사만 확인할 수 있다. 대학기록실에도 교가 악보 원본과 작곡 시기 관련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양대학교 역사관 기록에 따르면 2절 가사가 등장한 것은 1967년도 졸업앨범에서부터다. 가사 변경에 대한 기록도 찾을 수 있었다. 1967년부터 1981년까진 '내 몸을 닦아서 기둥을 삼고'이던 가사가 후에 '내 몸을 깎아서 기둥을 삼고'로 바뀌었다. 일부 기록에서 “깍아서”로 표기되어 있으나, 역사관 측은 “사유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작업 과정에서의 오타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1967년도 졸업앨범에 수록된 교가의 일부. 과거에는 2절 두 번째 마디 가사가 '닦아서'였다. (대학기록실 제공) 대학교 설립자가 교가의 작사, 작곡한 사례가 드물고, 김 전 이사장이 뛰어난 음악인이었다는 점에서 한양대 음악대학은 교가를 비중 있게 다룬다. 음악대학 졸업연주회, 오케스트라 공연 등에서 앙코르곡으로 교가를 연주하는 독특한 문화도 여기서 비롯한다. 지난해 ‘예술의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 공연에서도 앙코르로 교가를 연주하기도 했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6 29 중요기사

[기획]'수학과 인문학의 대가' 김용운 명예교수 별세

고(故) 김용운 명예교수가 지난 5월 30일 9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 교수는 한양대 수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언어학과 인류학 등 인문학 분야에서도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고(故) 김용운 교수를 기리며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김 교수는 도쿄에서 지난 1927년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 재학 중에 광복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학사 학위를 마친 뒤 미국과 캐나다에서 이학 석사와 박사를 밟았다. 그는 박사 과정을 끝내고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교에서 교수로 3년간 부임했다. 그 후 한국에 돌아와 한양대 수학과 교수로 오랜 기간 후학을 양성했다. 김 교수는 한국 수학계에 큰 기둥이었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여 하는 행사인 ‘세계수학자대회’는 각국의 수학자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1969년에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 참가한 한국 수학자는 10명이 채 안 될 정도로 순수 이학을 공부하는 학자가 적었다. 그중 하나가 고(故) 김용운 교수였다. 김 교수는 한양대학교 교수로는 최초로 대한수학회 상을 받았다. 한국수학사학회를 세워 우리나라 수학의 역사를 정립하는 데도 이바지했다. 김 교수가 발간한 <한국 수학사>는 1977년 초판을 시작으로 지금도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고(故) 김용운 명예교수는 뉴 미디어의 트렌드에 맞춰 최근까지도 유튜브로 자신의 강연을 이어갔다. (채널 김용운의 역습 제공) 교육자로서 후학을 기르는 데에도 힘을 쏟아부었다. 학사 졸업 후에는 국내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를 지내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는 대학교수로 수학을 가르쳐왔다. 한양대 수학과 교수를 지냈을 뿐만 아니라 한양대 대학원 원장도 역임했다. 한양대에서 정년을 마치고는 일본 고베대학과 도쿄대학 등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김 교수의 수학 교육에 대한 영향력은 현재까지도 남아있다. ‘웅진씽크빅’이라는 학습지 브랜드는 ‘웅진용운수학’을 전신으로 출발했다. ‘웅진용운수학’은 김용운 교수와 그의 형제가 함께 개발한 학습지다. 김 교수가 학자로서 추대받는 이유는 그의 학문 분야가 단순히 수학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언어학과 인류학, 철학 등 인문학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일평생 150여 권에 이르는 저서를 집필하며 강연과 비평을 이어갔다. 인문학과 수학의 연결고리는 물론 현대사회의 구조학적 모습을 수학에 빗대어 설명하며 학문 간 융합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9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자신의 지식과 견해를 나눴다. ▲ 책 <개인의 이성이 어떻게 국가를 바꾸는가>은 고(故) 김용운 명예교수의 마지막 저서다. (맥스미디어 제공) 수학 외에서 한•일관계학으로 특히 명성을 떨쳤다. 이따금 문제가 되는 발언과 사견이 개입된 해석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90년대 일본 버블경제 붕괴 예측 등으로 주목받았다. 김 교수는 폐암으로 투병하는 중에도 저서 집필을 놓지 않았다. 고(故) 김용운 교수는 그의 마지막 책 <개인의 이성이 어떻게 국가를 바꾸는가>를 남겨두고 학계의 별로 자리를 떠났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6 15 중요기사

[기획]김경석 감독, 오버하우젠 영화제 수상작 <퍼디스트 프롬>을 말하다

지난 5월 열린 오버하우젠 국제 단편 영화제(이하 오버하우젠 영화제)에서 한국 감독 최초로 실사 영화를 통한 수상 소식이 있다. 영화감독 김경석(연극영화과 11) 씨가 그 주인공. 김 씨가 연출한 영화 <퍼디스트 프롬(Furthest from)>은 아동·청소년 영화 경쟁 부문의 최고상인 아동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김 씨와 함께 수상작 <퍼디스트 프롬>과 그가 생각하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장편 영화에 세계 3대 영화제로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가 있다면 단편 영화에는 오버하우젠 영화제가 있다. 단편 영화로 오버하우젠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은 칸에서 상을 받는 것과 같은 영예다. 영화 역사의 큰 줄기가 되는 사조인 뉴저먼 시네마가 오버하우젠 영화제에서 탄생했을 정도다. <퍼디스트 프롬>은 치밀한 디테일과 함께 인물과의 공감대 형성도 놓치지 않은 연출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인 캘리포니아 수질 오염 사태를 배경으로 트레일러 파크에서 사는 어린이 제시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퍼디스트 프롬>은 19분가량의 단편이지만 구성면에서 치밀한 짜임새를 보인다. 첫 시퀀스는 완벽한 암시로 앞으로 펼쳐질 극의 모든 것을 은유한다. 연출의 디테일은 음향과 미장센 등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영화는 색과 빛을 아름답게 표현해낸다. 조도가 풍부한 햇빛부터 야광별에서 나오는 작은 빛깔도 놓치지 않는다. 재해가 발생하면 사람이 죽거나 일상의 터전이 사라진다거나 돈과 물질을 잃는 등 여러 종류의 고통이 수반된다. 이 고통들은 ‘이별’이라는 단어로 추상화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정든 장소와의 이별, 쌓아온 노력의 결과와의 이별로 말이다. 이별이란 특히 어린 아이에게는 무섭고 힘든 일이다. 초등학교 시절 가장 두려운 일은 전학 가는 것이 아니었던가. <퍼디스트 프롬>은 인재에 대한 고통을 어린아이 제시에게 이별로 대입해 보여준다. 이와 함께 사건이 어린 아이에게 성장, 변화, 상처 등 잠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영화는 품어낸다. 김경석 감독과 <퍼디스트 프롬>을 말하다 - 오버하우젠 영화제의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 소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김경석 감독 : 영화제에서 수상해 정말 기쁘고,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알겠습니다. 더욱 치열하게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퍼디스트 프롬>에서 빛을 담아내는 데에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특별히 어려웠던 샷이나 공들인 컷이 있을까요? 김경석 감독 : 엔딩 부분이 가장 촬영하기 어려웠던 샷 중 하나였어요. 이 샷 고유의 분위기와 감성을 내려면 특정한 시간대에 촬영해야 했거든요. 테이크가 긴 POV 샷(1인칭 시점의 촬영기법)이어서 트레일러 파크에 거주하는 모든 분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완전히 통제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무사히 촬영할 수 있었어요. 다시 한번 주민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샘과 제시의 갈등 상황에서는 항상 록이 흘러나오는 등 영화에 세밀한 연출이 느껴졌어요. ‘이런 것도 찾으면서 보면 재밌다’하는 디테일 하나만 공개해줄 수 있을까요? 김경석 감독 : 박쥐가 제시를 상징하는 중요한 메타포로 사용됐어요. 영화 전반에 박쥐와 관련된 이미지나 사운드가 디테일한 요소로 많이 활용됐습니다. 동굴을 연상케 하는 놀이 공간과 세탁소, 박쥐의 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주인공들의 질주 동작, 날개를 달아놓은 제시의 작은 쥐 장난감 등. 박쥐는 제가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굉장히 좋아하고 호기심을 가지던 동물이고, 후디(모자가 달린 옷)를 가지고 박쥐 흉내 내며 뛰어다니는 모습 또한 제가 어릴 때 즐겨 했던 놀이에요. 날 수 있지만 많은 시간 동굴 속에 움츠려 있는 박쥐의 생활 양식이 주인공 제시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 영화에 활용했습니다. ▲영화 <퍼디스트 프롬(Furthest from)>의 포스터. 김경석 (연극영화과 11) 씨는 이 영화를 연출해 한국 감독 최초 오버하우젠 영화제에서 실사 영화로 수상했다. (김 씨 제공) - <기생충>의 ‘계단’처럼 <퍼디스트 프롬>을 대표할 만한 상징물을 하나 고른다면 무엇인가요? 김경석 감독 : 별들을 꼽을 수 있어요. 굳이 별이 아니라 별들이라고 하는 이유는 별들이 제시만의 세상과 꿈을 상징하기 때문이에요. 제시의 침대 위 플라스틱 야광 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을과 그녀의 상황이 악화할수록 점점 더 낮아지고 제시와의 거리를 좁혀옵니다. 루카스가 떠나는 날 아침에는 야광별이 제시의 얼굴 바로 앞까지 가까워져서 그녀가 세상에 갇혀버린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영화 후반부에 제시가 사과하는 법을 배우고 언니에게 사과하게 됐을 때, 비로소 그녀를 점점 옥죄이던 세상이 열리고 별이 빛나는 넓은 밤하늘이 펼쳐집니다. -제시에게 어떤 이별을 투영하고 싶었는지 김경석 감독 : 제시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그녀의 친구 루카스와 그녀가 아는 유일한 세상인 트레일러 파크입니다. 루카스는 제시를 떠나면서 제시에게서 멀어지게 되고, 제시는 트레일러 파크를 떠나면서 그곳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루카스와의 이별은 극 중 제시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트레일러 파크와의 이별은 제시라는 캐릭터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버릴 거에요. 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이별을 통해 제시를 성장시키고 싶었어요. 변화와 이별은 두렵고 무섭지만, 제시가 그것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퍼디스트 프롬>의 제작과정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보다 -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직접적인 모티브가 궁금합니다. 김경석 감독 : 이 영화는 제 프로듀서인 렉스 레이어스(Reyes)의 어린 시절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이야기입니다. 그의 피칭(공모를 위해 시놉시스를 소개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저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영화 속 캐릭터와의 어떤 운명적인 연결이 느껴졌습니다. 재밌는 것은 촬영 감독과 편집을 비롯한 저희 팀원 모두 이런 느낌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저희 팀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함께 성장하고 위로를 받았고, 가슴 속 깊은 상처들을 치유해나갈 수 있었어요. - 팀에 대해 얘기해줬는데, 제작팀 간 협업은 어땠나요? 김경석 감독 : <퍼디스트 프롬> 팀은 미국 영화 연구소(AFI)에서 제가 속한 학년 중 명실상부한 팀이었고 영화의 모든 과정이 제게는 큰 행복이었어요. 다시 한번 제 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프로듀서인 렉스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예요. 저의 지향점을 이해하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실행하는 것을 도와줬습니다. 촬영 감독인 텍 시앙 림(Lim)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촬영 감독 중에 하나에요. 많은 거장과 일한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줬고, 카메라로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냈습니다. 편집을 맡은 안트 월링(Werling) 역시 저와 좋은 협업을 해나갔고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편집을 해줬어요. 안트는 최근 독일 편집 조합원(BFS)이 됐답니다. 아역배우들은 나이가 믿기지 않는 진지함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지녔어요.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갔고, 특히 제시 역을 맡은 아만다 크리스틴(Christine)은 제가 같이 일한 가장 뛰어난 배우 중 하나였습니다. 미래가 정말 기대가 되는 배우예요. ▲김 씨(맨 왼 쪽)가 미국 영화 연구소(AFI)에서 시사회를 지내는 모습. <퍼디스트 프롬>의 제작팀과의 호흡이 좋았다고 얘기했다. (김 씨 제공) - 미국은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드라마,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채널의 강세가 보이는 곳 중 하나인데, 이번 단편을 찍으면서 극장 상영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영도 염두에 두고 연출을 진행했는지 궁금합니다. 김경석 감독 : 영화 자체는 극장 상영을 목표로 7k로 촬영했고 돌비(Dolby) 5.1 서라운드로 믹싱해 2K DCP로 추출됐습니다. 하지만 영화제 상영 기간 이후에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온라인 상영 역시 염두에 둔 채 촬영과 후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극장 상영과 온라인 상영은 본질적으로는 같고 기술적인 차이들만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낮은 포맷으로 추출됐을 때 생길 수 있는 CG나 비주얼 이펙트 상의 품질 저하가 나타나지 않도록 여러 번 확인했고, 음향 역시 스테레오 사운드 버전을 따로 연출해 진행했습니다. - 그간 언론을 통해 수상 사실이 소개되면서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영화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퍼디스트 프롬>을 상영할 계획이 있나요? 김경석 감독 :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국내의 영화제들을 통해서 상영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화제 출품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 배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요. 영화가 기본적으로는 영화관 상영을 기준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영화제 등을 통한 극장 상영이 많이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감독으로서 김경석을 듣다 - 전작 중에서 <승부>도 실화가 바탕인 이야기였죠. 김경석 감독 : 저는 영화가 가진 진정성이 그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 마음에 와닿는 영화들은 모두 자신만의 진정성과 하고 싶은 말들이 뚜렷하게 있는 작품들입니다. 실화에 바탕이 된 영화들은 현실에 맞닿아 있어서 주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고 생각해요. ‘실화 영화에만 관심을 가진다’는 아니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제 영화 중 적지 않은 수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것 같아요. - 앞으로 만들고 싶은 영화의 기준이 있다면? 김경석 감독 : 진정성이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죠. 저는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고 또 실험하고 싶어요. 제게 있어 장르는 어떤 목적이기보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게 도와주는 도구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주제에 있어서는 떠나가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크게 공감을 하고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작업에도 이런 주제들이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사람들에게 어떤 문제에 대해 환기를 주겠다’, ‘관객과 인물과의 교감을 이끌어내겠다’ 등 연출에 가치를 두는 포인트를 고르자면 어떤 게 있나요? 김경석 감독 : 관객들이 영화 속 캐릭터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많은 가치를 둡니다. 항상 사건 위주의 이야기보다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껴왔어요. 캐릭터의 더 깊은 정서와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것에 큰 노력을 할애합니다. 영화 속에 그런 캐릭터들을 형성하고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시스템과 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조사와 취재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들과 사건들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 되게 하기보다는 캐릭터와 플롯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김 씨(왼쪽)는 영화에서 진정성을 중요하게 담아내려 한다. (김 씨 제공) - 장편 연출 등 향후 계획은 김경석 감독 :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유명 밴드 Sunsay의 뮤직비디오와 Black Castle Productions에서 기획한 Saturday라는 영화의 촬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는 <퍼디스트 프롬>의 프로듀서와 함께 <퍼디스트 프롬> 장편 화를 진행하고 있고요. 동시에 장편영화 <고스트(Ghosts)>라는 작품의 시나리오를 완성해나가고 있습니다. <고스트>는 한국계 미국인 혼혈 여자아이가 귀신이 된 한국인 할머니와 미국인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짝사랑하는 한국 아이의 사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입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 - 유학을 가게 된 이유와 유학 생활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김경석 감독 : 한국, 그것도 서울에서만 살다 보니 바깥세상이 궁금했어요. 특히 영화의 도시라 불리는 로스앤젤레스(LA)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미국 영화 연구소(AFI)는 데이빗 린치, 테렌스 맬릭, 대런 아로노프스키 등 존경하는 감독들이 많이 수학했고, 다른 학교들과 다르게 감독, 프로듀서, 촬영, 미술, 편집 등 세부 전공별로 학생을 뽑아 교육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죠. 지내면서 언어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처음 왔을 때 문화 차이로 당황한 일들이 있었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가 같은 학년 유일한 한국인이었고, 그 덕에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며 빠르게 문화를 배우고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영화인을 꿈꾸는 한양대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경석 감독 : 눈에 보이는 성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길을 갈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현실의 여러 이유로 인해 두려운 순간들이 많이 있겠지만, 주위 시선이 아닌 본인을 믿으며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인을 꿈꾸는 후배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사실 굉장히 많이 있는데 조언이 필요하다면 제게 연락해주세요.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6 08 중요기사

[기획]어디까지 해봤니? 한양인들의 이색 아르바이트

많은 대학생이 방학 혹은 학기 중 시간을 활용해 아르바이트한다. 여기 색다른 아르바이트를 해봤다는 한양인 두 명이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길 바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날 때 할 일을 찾는다면 이런 아르바이트는 어떨까. 대학교 캠퍼스 푸드트럭 아르바이트 서울캠퍼스 공과대학 16학번에 재학 중인 김 모 씨는 지난 2018년 서울권 대학교를 돌아다니며 닭꼬치를 팔았다. 김 모 씨는 입대를 앞두고 시간이 남아서 색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았다. 그는 “푸드트럭 사장과 단둘이 하는데 일 자체가 쉬워 하루만 지나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모 씨는 서울, 경기권의 다양한 대학교를 돌며 장사를 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서울캠퍼스 공과대학 16학번에 재학 중인 김 모 씨는 대학교를 대상으로 한 푸드트럭에서 일했다.(김 모 씨 제공) 김 모 씨가 일하던 기간은 대학교 캠퍼스가 가장 활기 넘치는 3~4월이었다. 한 번은 푸드트럭이 서울의 모 여대에서 장사한 적이 있었다. 여대 안에서 일하는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흔치 않아서일까. 김 모 씨는 번호가 적힌 쪽지나 음료수를 선물 받은 적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그는 “나중에 그 학교에 다니던 지인에게 들었는데,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인 ‘에브리타임’에 제 글이 많이 올라왔다고 하더라”며 내심 기분이 좋으면서 신기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김 모 씨가 꼽는 푸드트럭 아르바이트의 장점은 소소하지만 확실했다. 그는 “닭꼬치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었다”며 이따금 다른 푸드트럭과의 물물교환도 해서 먹을 게 풍부했다고 얘기했다. 사장과 둘이서 일하다 보니 깊고 진솔한 얘기를 나눌 기회도 많았다. 그는 재료의 원가부터 푸드트럭의 사업 방법과 마진 등 쉽게 배울 수 없는 이야기를 듣을 수 있었던 것도 특징으로 골랐다. 김 모 씨는 "무엇보다 같이 일하던 사장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조기 매진으로 일이 항상 4시에 끝났는데 일당을 1~2만원씩 더 챙겨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큰 단점은 일하는 장소가 항상 바뀌는 것이었다”며 "근무 장소에 따라 일찍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김 모 씨는" 그래도 평생 했던 아르바이트 중 가장 만족한 경험"이라며 아르바이트를 추천했다. - 근무시간 : 오전 10시 ~ 오후 5시 - 2018년도 기준 급여 : 일당 6만 원 + 상여 1~2만 원 - 체감 난이도 : 쉬운 편 - 단점 : 근무시간과 별도로 이른 출근 면세점 통역 및 멤버십 데스크 관리 아르바이트 박정문(융합전자공학부 3) 씨는 지난 2018년의 하반기를 면세점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냈다. 박 씨는 휴학하는 동안 안정적이면서 높은 보수를 받고 싶어 이 일을 시작했다. 처음 석 달은 통역 및 안내를 했고 이후 멤버십 데스크에서 손님 응대를 진행했다. 박 씨는 자기 자신을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라고 인식했었다. 그는 “면세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많은 사람과 접했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점차 바뀌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주 고객층인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인 아르바이트생들과도 많이 교류했다고 한다. 박 씨는 “남녀노소 국적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얘기했다. 면세점 통역 아르바이트가 가진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박 씨는 중국어와 영어 회화를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한국에 살면서 외국인들을 직접 만나고 얘기할 기회가 적은 데 면세점 일을 하면서 회화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화장품과 향수에 대한 지식이 느는 것도 장점이다. 그는 면세점에서 화장품과 향수 관련 판촉 행사를 자주 진행해서 자연스레 배웠다고 한다. ▲중국 고객의 대리 구매(代购)모습. 면세점 바깥 한 켠에 쇼핑백이 즐비하다. (헤럴드경제 제공) 단점도 존재했다. 박 씨는 첫 출근 전 조용한 명품 숍의 분위기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고풍스럽지 않았다. 그는 “면세점 고객의 반 이상이 '다이꺼우'(代购, 보따리상·구매대행) 고객이었다”며 "질서도 잘 안 지키고 안내도 따르지 않아서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한다”며 “외국어에 자신이 있고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추천한다”고 얘기했다. - 근무시간 : 주 5일 하루 8시간 - 2018년도 기준 급여 : 월급 180~190만 원 - 체감 난이도 : 수입 대비 업무량 가장 만족 - 단점 : 인원 통제가 쉽지 않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6 01

[학술][우수R&D] 김재용 교수, 고압 연구의 새로운 지평 열어

높은 압력과 온도로 탄소는 다이아몬드가 된다. 이렇듯 고압이라는 특별한 상황을 주면 물질은 완전히 새로운 성격을 띠게 된다. 김재용 물리학과 교수는 중국의 고압 연구소와 미국의 카네기 연구소를 한양대에 유치해 초고압 연구의 선두에 서 있다. 고압에서의 물질 변화 연구는 가장 첨단에 있는 과학 분야 중 하나다. 고압 연구는 지구 내부의 압력을 재현해 물질 변화를 관측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상온 초전도체와 같은 공학의 바탕이 될 원천 기술이 된다. 압력은 단위 면적당 받는 힘이다. 시료의 크기를 작게 줄일수록 가해지는 압력은 커진다. 한양대-HPSTAR-카네기 글로벌 고압 연구센터는 이 원리로 수십만 기압 이상의 압력을 만들어 연구에 활용한다. ▲김재용 물리학과 교수(오른쪽)가 연구원과 함께 다이아몬드 앤빌 셀의 시료 위치를 바로잡고 있다. 한양대-HPSTAR-카네기 글로벌 고압 연구센터는 다이아몬드 앤빌 셀(Diamond anvil cell)을 연구에 이용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앤빌 셀은 두 다이아몬드 사이에 시료를 놓고 조이는 방식의 압력 장치다. 높은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가압장치가 해당 압력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를 이용한다. 국내의 압력 연구는 이전까지 개개 연구실별 작은 규모로 수행했다. 체계화되고 조직적인 네트워킹과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소는 한양대-HPSTAR-카네기 글로벌 고압 연구센터가 최초다. 연구 센터는 2016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연구 센터는 중국의 고압 연구소와 미국 카네기 연구소와의 공동 심포지엄과 인력 교류 등 활발한 국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 저장 기술은 한양대-HPSTAR-카네기 글로벌 고압 연구센터가 수행한 대표적인 연구다. 압력을 가해 이전까지 실현하지 못한 용량의 수소를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TiZrNi로 구성된 준결정체 합금에 5만 기압을 가했을 때 실온에서 4.2 Wt에 해당하는 수소를 저장했다. 미국 에너지부에서 요구하는 수소자동차 상용화 기준에 가까운 성과이다. 연구 센터는 현재 상온 초전도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알칼리 금속과 수소의 고압 반응을 통한 초전도 현상에 집중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0만 기압에서 일어나는 상온 초전도 현상을 수심만 기압까지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1/4캐럿 다이아몬드를 단면적 200 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로 가공해 시료에 압력을 가하는 다이아몬드압력셀의 모습. 수십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시료에 백만기압 단위까지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앤빌 셀은 미국의 카네기 연구소가 개발해 사용하던 것으로 한양대에 연구소가 유치될 때는 국내에 없던 기술이었다. 김 교수는 “2017년에 중국 고압연구소에서 돌아오는 길에 압력 셀 3개를 얻어왔다”고 얘기했다. 김 교수는 3개의 셀을 국내 업체 3곳에 보내 실측과 제작을 의뢰했다. 그는 “HYU라는 일렬번호가 새겨진 셀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고 미국의 연구소도 셀의 정교함을 보며 놀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교수는 "고압관련 연구는 현대과학의 전위(아방가르드) 역할을 하는 좋은 학문 분야"라며 "아직 국내에서 초기단계이니 만큼 젏은 학생들의 도전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5 25 중요기사

[기획][취재현장] 한양대 서울캠퍼스 대운동장 리모델링 개관식 열어 (1)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의 대운동장 개관식은 5월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빗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18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약 1년 반에 걸쳐 완공한 대운동장의 리모델링을 기념했다. 대운동장 개관식은 김종량 학교법인 한양학원 이사장, 김우승 총장과 학생 대표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장 김석찬(경영학과 3) 씨 등이 함께했다. 행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의자 간 거리를 띄운 채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했다. 국민 의례, 기념사와 테이프 컷팅 순으로 이어졌다. ▲대운동장 개관식은 지난 15일 아침, 좌석 간격을 띄워 앉아 진행됐다. 대운동장 공사는 본부석의 시멘트 작업부터 지하 지반 공사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바꿨다. 공사 전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하주차장이다. 대운동장 지하에 자동차 863대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의 주차장이 생겼다. 캠퍼스 내 주차공간 협소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하주차장 확보로 인해 기존의 지상 주차장이 사라지고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공업센터 앞에 위치한 주차공간은 녹지로 조성될 계획이며, IT/BT관의 지상 주차장은 휴게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다. 대운동장 지하주차장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주차 안내 시스템이다. 김종량 이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지하주차장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해 운전자가 주차장의 빈자리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차 안내 시스템은 각 주차라인 위에 설치된 전등을 적/녹색으로 바꿔 주차 가능 여부를 표시한다. 관재팀은 대형할인점과 공항 등에 설치된 장치와 같다고 설명했다. ▲공사 전 대운동장의 사진이다. 구장 한편에 육상 트랙이 작게 있는 모습이다. 지하주차장뿐만 아니라 대운동장 지상의 모습도 변화했다. 기존에 흙이었던 운동장 바닥은 인조 잔디로 바뀌었다. 짧게 단방향으로 있던 육상 트랙은 구장을 크게 감싸도는 모양으로 더 넓어졌다. 농구 코트의 위치는 구장 양쪽으로 바뀌었고 철봉을 비롯한 각종 체육 기구가 설치됐다. 지하에는 49개의 동아리방이 생겨 다수의 중앙동아리가 이사할 예정이다. ▲현재 대운동장은 인조 잔디 구장을 중심으로 양옆에 농구 코트와 체육기구가 있다. 김종량 이사장은 “과거 서울캠퍼스에는 야구장을 비롯해 운동장이 아주 많았다”며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대운동장을 어떻게 해야 학내사람들이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는 덧붙여 “대운동장에서 백남음악관으로 가는 길이 마땅치 않아 가로질러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함께 지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는 지하주차장과 백남음악관 앞을 잇는다. ▲ 오른쪽에서 여덟번째부터 김종량 이사장,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장 김석찬(경영학과 3) 씨와 김우승 총장이 학교 관계자들과 테이프 컷팅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대운동장 개관식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아직 대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다. 대운동장을 비롯한 시설들은 공사 최종 점검과 보완 작업을 마치고 오는 6월 1일부터 이용할 수 있었으나, 코로나19의 재확산 상황과 맞물려 이용 시기가 불가피하게 더 늦어지게 됐다. 학생들은 대운동장 완공과 개장을 계기로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캠퍼스를 만끽할 것으로 보인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사진/ 류서현 기자 ideal1440@hanyang.ac.kr

2020-05 11 중요기사

[기획]캠퍼스를 지키는 작고 소중한 순찰용 전기차 (6)

학교를 드나들면서 두 걸음 정도 폭의 작은 전기차를 본 적 있을 거다. 전기차 옆은 한양대학교 공식 캐릭터인 하이리온이 자리잡고 있다. 귀여운 형체와 머리에 경광등을 얹은 이 차는 서울캠퍼스에 새로 도입된 순찰차다.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는 넓은 부지와 산으로 이루어져 보도를 통해 순찰과 긴급출동할 때 어려움이 있다. 그 때문에 경비업무를 수행하는 출동 요원들에게는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 한양대 관리처는 소형 전기차를 도입해 순찰업무에 운용하고 있다. 서울캠퍼스에 소형 전기차가 들여지기 전까지 순찰 시 오토바이가 이용됐다. 오토바이는 날씨에 제약이 많았다. 비가 오면 운행이 불편했고 눈 내린 언덕길을 지나기에 위험했다. 관리처는 전기차 도입 이유로 "출동 요원들의 편의와 안전"을 말했다. ▲한양대 서울캠퍼스는 르노삼성자동차 초소경 전기차 트위지를 순찰 차량으로 운용하고 있다. 현재 서울캠퍼스에서 운용 중인 순찰용 전기차는 르노삼성자동차 초소경 전기차 트위지 두 대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5km로 한양대에서 출발해 강변북로를 왕복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1인승과 2인승 모델이 있는데 관리처는 유사시 출동을 위해 2인승을 채택했다. 순찰차를 오토바이에서 전기차로 전환한 것은 업무 편의성 외에도 많은 장점을 불러왔다. 화석연료가 아닌 온전히 전기만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박성호 종합상황실 상황팀장은 “트위지는 한 달 충전에 평균 1만2000원 정도 들고, 이륜차는 한 달 평균 다섯 번가량 가득 주유했다”고 말하며 연비 면에서 우수함을 얘기했다. 전기차는 차량으로 분류돼 이륜차보다 보험과 보수비가 많이 든다. 관리처는 모델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채택해 정비로 발생할 어려움을 최소화했다. 차량을 장기간 유지할수록 차량 보험료의 부담보다 연비에서 이점이 더 클 것이라는 게 관리처의 예상이다. 무엇보다 출동 요원들의 안전을 생각했을 때 운용 금액 차이는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소형 전기차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순찰 인원들의 안전이다. 경차나 다른 이동 수단을 고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박 팀장은 “캠퍼스 내에 도로를 통제하기 위한 주차 봉이 많이 설치돼 있다”며 좁은 폭도 통과할 수 있는 차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소형 전기차의 귀여운 외형은 방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종합상황실 출동 요원들은 하루 4회 서울캠퍼스에 트위지가 다닐 수 있는 모든 길목을 순찰하고 있다. 트위지는 주로 백남학술정보관 좌측 주차장에 세워두고 있다. 글, 사진/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5 04

[학술][우수R&D] 차재혁 교수, 빅데이터 기반 사회과학 연구 플랫폼 개발

차재혁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사회과학과 데이터 과학을 결합해 사회의 여러 문제를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플랫폼은 빅데이터를 통한 사회현상 분석과 예측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과학은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유용한 결과를 도출하는 학문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데이터 과학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분야로 생물 정보학이 있다. 생물 정보학은 공개된 대량의 실험 데이터로 분석 및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해서 실제 수행해야 할 실험의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검사키트 개발이 빨리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차 교수는 생물 정보학처럼 데이터 과학과 사회과학이 융합한 연구 방법을 실현하고자 한다. ▲ 차재혁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사회과학자와 데이터 과학자가 함께 연구할 때 매개가 되어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전통적인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과 데이터 과학을 융합하는 일은 소통이라는 큰 난관에 가로막혀 있다. 사회과학과 데이터 과학은 학문이 다르므로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언어에도 차이가 있다. 차 교수는 데이터 과학을 통한 결과를 공유하는 것과 분석 방법 수정을 위해 소통하는 것 등 상호 교류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차 교수는 데이터 과학적 해석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결심했다. 이번 연구 '초연결사회 위험 관리를 위한 빅데이터 기반 사회 환경 실시간 모니터링/사회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플랫폼의 효용성과 가능성을 보기 위해 세 가지 사회 문제에 융합 연구를 적용하며 진행되고 있다. 차 교수는 해당 프로젝트의 총괄 관리와 지원을 맡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는 사회 불안도 체크, 장애인 이동권, 질병 대응책 세 부분으로 모두 전통적인 연구 방식과 눈에 띄는 차이를 내고 있다. 데이터 과학과 사회과학의 융합 연구 방식은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진다. 빅데이터를 통한 예측 모델은 전통적인 사회 조사 방식으로는 활용할 수 없던 지표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생물 정보학의 등장으로 새로운 유형의 생체 빅데이터도 수집, 분석 가능해져 신속한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과 같다. 사람 피부에서 나타나는 생체 데이터도 분석 대상이 됐다. 데이터 과학은 이용하는 지표의 범주가 넓어 기존에 몰랐던 사회현상의 상관관계를 도출해낼 수 있다. 반면 ‘두 사회현상 간의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까지만 유추할 수 있고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한다. 이때 사회과학 연구의 차례가 돌아온다. 사회과학 연구방식은 실험과 분석으로 뚜렷한 인과관계를 알아내는 것에 강점을 가진다. ▲ 차 교수는 융합연구를 원하는 연구자들이 빅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차 교수는 융합연구 방식이 필요한 누구든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공개할 예정이다. 플랫폼을 구축한 이유이기도 하다. 플랫폼(클릭 시 이동)에서 열람 신청을 하면 사회현상에 대한 빅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차 교수는 플랫폼 개발 외 사회과학과 데이터 과학의 융합을 위한 또 다른 목표가 있다. 그는 “플랫폼이 중간에서 매개해준다고 해도 사회과학 연구자와 데이터 과학 연구자는 서로의 생각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며 한 사람이 두 분야의 지식을 모두 가진 융합인재의 필요성을 말했다. 차 교수는 컴퓨테이셔널사회과학과를 대학원에 신설해 융합연구자를 양성하고자 한다. 차 교수는 “분업형이 아닌 실질적 융합이 필요한 문제가 많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4 27 중요기사

[기획]코트 위의 무법자, 김선호(배구)와 이근휘(농구) 선수 (3)

여러 스포츠 중에서 경기장이 ‘코트’라고 불리는 농구와 배구. 각 분야에서 한양대를 대표해 선수로 뛰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봤다. 주인공은 배구 선수 김선호(체육학과 3) 씨와 농구 선수 이근휘(체육학과 3) 씨다. 공수를 모두 책임지는 멀티플레이어, 배구 선수 김선호 김선호(체육학과 3) 씨는 레프트 포지션에서 한양대를 이끌고 있다. 레프트는 리시브와 블로킹, 공격 등을 모두 적절하게 수행해야 하는 자리다. 김 씨는 고등학교 때 리베로(수비 전문 포지션)를 했던 경험을 살려 수비 플레이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그는 “레프트치고는 키가 작아서 수비와 디펜스 훈련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경기당 공격 성공률이 56% 이상인 선수다. 최다 득점 타이틀을 가져간 경기도 두루 있을 정도다. 김 씨는 “공격할 때 어려운 공은 무리해서 시도하지 않는다”며 영리한 플레이에 집중한다고 얘기했다. ▲김선호(체육학과 3) 씨는 배구에서 레프트 포지션으로 활동 중이다. 김 씨는 초등학생 때 배구를 처음 접했다. 김 씨가 살던 옆 동네 학교에서 배구부를 창단해 주변 학생들을 많이 뽑아갔다. 당시 큰 키를 가진 그는 배구부로 입단했다. 김 씨는 “간식을 많이 준다는 말에 친구를 따라간 기억이 아직도 난다”고 말했다. 대학리그에서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활약 중인 김 씨에게도 한때 힘든 시기가 있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갓 넘어왔을 때 적응이 가장 힘들었다. 대학 선수는 고등학교 선수에 비해 높이나 힘에서 수준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다. 김 씨는 “1학년 때 많이 힘들었는데 감독, 코치님들이 훈련할 때 하나하나 잘 알려주셨다”고 얘기했다. 김 씨는 적응의 시기를 이겨내고 ‘슈퍼 루키’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외곽을 지배하는 슈터, 농구 선수 이근휘 이근휘(체육학과 3) 씨는 남다른 감각을 지닌 슈터로 한양대에서 농구 선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슈터는 농구 경기에서 득점과 경기의 흐름을 책임지는 자리다. 이 씨는 외곽에서 3점 슛을 성공시키며 중요한 순간마다 승리의 분위기를 가져오는 선수다. 그는 “공 하나하나를 집중력 있게 던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근 훈련은 상대 수비의 압박을 따돌릴 수 있는 체력에 초점을 맞췄다. 이 씨는 “올해는 약한 수비력을 보완하는 데 가장 집중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평균 20 득점을 올리는 그는 수비력까지 갖춘 대체 불가능한 선수가 되려 한다. ▲이근휘(체육학과 3) 씨는 상대 진영 외곽을 장악하는 슈터다. 그의 고향인 몽골에서는 농구가 가장 인기 있고 대중적인 스포츠다. 이 씨는 “TV에서 많이 나오고 삼촌들도 좋아해서 자연스레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느덧 그의 꿈은 농구 선수가 됐다. ‘탈 대학급’이라는 말을 듣는 이 씨는 한국에서 활동하며 어려움을 자주 겪었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많은 학교가 외국인은 선수로 받을 수 없다고 해서 창원의 한 초등학교로 갔다”고 말했다. 한양대 입학 때는 부계 서류 미흡의 이유로 2학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1학기 기간 동안 이 씨는 시합은 물론 벤치에도 앉을 수 없었다. 그는 “관중석에 앉아서 경기를 바라보던 때가 가장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이라고 밝혔다. 2학기에 입학을 하고 나서도 ‘모든 선수는 입학 후 3개월간 경기를 나갈 수 없다’는 규정으로 1학년 대부분의 시간을 시합 없이 보냈다. 이 씨는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던 원동력으로 가족과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감독, 코치를 꼽았다. “미래를 바라보며 열심히 헤쳐가라는 말이 항상 힘이 됐어요.” 이근휘와 김선호의 학교 생활 가장 촉망받는 ‘괴물’ 선수인 이근휘 씨와 김선호 씨의 학교생활은 어떨까. 김 씨는 “이번 학기에 21학점을 들어서 훈련 이후에도 과제로 정신이 없다”며 많은 학점을 등록한 데에 푸념했다. 이 씨는 “음악 들으면서 게임을 하는 게 취미”라며 “최근엔 코로나19로 밖에 나갈 수 없어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를 정주행 중”이라고 얘기했다. 한양대 선수들은 체육관을 함께 사용해서 종목을 떠나 선수들 간의 교류가 활발하다. 훈련이 다 끝나면 배구 선수와 농구 선수가 모여 농구나 배구 경기를 하기도 한다. 인터뷰 전날에는 배구부와 농구부 간의 ‘리그 오브 레전드’ 대항전이 있었다. 김 씨는 “어제 농구부와의 게임에서 3대 1로 졌는데 조만간 다시 이겨 보이겠다”며 서로 간의 남다른 친밀감을 표했다. ▲김선호 씨와 이근휘 씨를 비롯해 체육부 선수들은 친밀하게 지낸다. 팬들에게 전하고픈 말은 코로나19로 정규리그가 잠정 연기된 상태다. 구기 종목은 모두 시합 없이 훈련으로 한 학기를 보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시합이 다시 시작된다면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으로도 열심히 임해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프로로 진출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프로에 좋은 순위로 가서 나를 응원해주던 모든 사람에게 보답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 얘기했다. 이 씨는 개인적인 소망으로 “어머님께 효도하고 싶고 초등학교 선생님부터 지금의 감독, 코치님까지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팀원들에게도 힘내자는 말을 남겼다. “벌써 5월인데 아무것도 못 한 기분이겠지만 시합이 시작된다면 다들 힘내서 우승하자!” 글, 사진/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