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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 10

[동문]김민식 동문, ‘김민식’이라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가다

'뉴 논스톱, 내조의 여왕 등을 연출한 스타 PD',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등 많은 책을 집필한 베스트 셀러 작가', '두 달 만에 구독자 3만 명을 돌파한 유튜버 계의 신성' 김민식(자원공학과 87) 동문을 설명하는 말들이다. 김 동문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실력을 펼치며 한양을 넘어 사회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김 동문과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민식(자원공학과 87) 동문은 PD, 작가와 유튜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가장 최신작인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이후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드라마 종영 후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년에 차기 드라마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87학번 김민식 동문에게 한양대학교란 어떤 존재인가요?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땐 우울했습니다. 1지망이었던 산업공학과에 떨어지고 2순위였던 자원공학과에 합격했거든요. 자원공학과보다 산업공학과가 제 적성에 맞을 것 같았는데 원치 않는 과에 입학한 것이 참 아쉬웠습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학생 진로 특강에서 늘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은 대학 1지망 학과에 탈락한 것'이라고 말해요. 원치 않는 과에 진학했기 때문에 늘 어떤 직업을 가져야할 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그 고민은 영업 사원, PD, 작가 등 다양한 직업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은 정말 행복합니다." 대학생 시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대학생 때 연극을 많이 봤어요. 좋아하는 여학생이 연극 동아리원이었거든요. 처음엔 연극이 재미없었지만 그 아이와 잘돼보려고 연극을 시작했습니다. 결국엔 차였지만요. (하하) 근데 신기하게도 연극은 여전히 좋고 재밌더라고요. 연극을 좋아한 덕분에 PD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이어지진 않았지만 그 사람의 취향은 제게 남아있습니다." ▲김 동문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출자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첫 작품인 ‘뉴 논스톱’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공대 졸업 후 재밌는 일을 찾기 위해 많은 직업에 도전했어요. PD가 되기 전엔 영업사원으로 일했습니다. 방송계와 관련 없는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PD라는 직업에 확신이 없었어요. 재밌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뉴 논스톱’은 그랬던 제게 확신을 줬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상도 받고 많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협업입니다. 본인이 가장 잘난 사람일 필요가 없어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제 역할입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 블로그를 소개해주시고,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블로그를 통해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공짜로 즐기는 세상'은 제 삶, 책과 여행 등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입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자 블로그 운영을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제 글을 읽고 ‘세상은 공짜로 즐길 수 있구나!’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여러 가지 재밌는 일들을 할 수 있거든요.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처럼 말이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집필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예전부터 책을 너무 쓰고 싶어서 책에 들어갈 원고를 늘 작성했어요. 책을 쓰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쓰며 노력했습니다. 열심을 다하다 보니 어느새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가 되었네요." 지난 2018년 作 '매일 아침 써봤니?'부터 올해 출간한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까지 집필한 총 7권의 책들 중 한양대 학생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본인의 저서는 무엇인가요? "기초회화 책 한 권만 외워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고 말하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 책에 제 30년 독학으로 습득한 영어 공부 노하우가 담겨있습니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책입니다. 또 제 대학생 시절을 담은 책이라 지금의 대학생들에게도 잘 와닿을 거라 생각해요." ▲김민식 동문의 저서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표지. 김 동문이 한양대 학생들에게 추천한 책이다. (위즈덤하우스 제공) 유튜버 김민식의 주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제 채널명은 ‘꼬꼬독(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독)’(클릭 시 해당 유튜브 채널로 이동)입니다. 주요 콘텐츠는 책입니다. 독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방송을 제작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유튜브 채널 운영의 재밌는 점이나 인상적인 부분은 무엇인가요? "유튜브 활동이 훨씬 재밌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 PD는 잘 보이지 않는 존재입니다. 보통 작가와 배우에 대한 피드백이 대부분이거든요. ‘꼬꼬독’이라는 채널은 달라요. 대본부터 출연, 심지어 시청자의 반응까지 모든 게 온전히 제 것이라 더 즐겁습니다. 시청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유튜브의 매력 중 하나에요." 김민식 유튜버에게 ‘좋아요’와 ‘구독’이란? "‘좋아요’는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고, ‘구독’은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입니다. 단시간에 구독자가 는 것에 참 감사합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김 동문. 그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연출자, 더 나아가서는 언론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뭐든지 즐기는 게 우선이에요. 콘텐츠 만드는 것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로서 한양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20대에게 가장 좋은 건 연애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많은 학생들이 연애보다 학업을 중요시하더라고요. 학업도 좋지만 20대엔 연애도 하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김 동문의 전성기는 특정 시점이 아니다. 그의 전성기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다. 언제 어디서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닦아가는 모습. 어쩌면 그에게 있어 최고의 작품은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의 전성기는 앞으로 더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뉴스H 기자노트 정연 국문기자: 김 동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치 맑은 종소리 같았다. 간결하지만 명쾌했다. 그래서 더 마음에 와닿았다. 모든 일을 즐기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김 동문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내 꿈과 비전을 위해,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오규진 영문기자: 롤-모델인 김민식 동문과의 만남은 큰 행운이자 선물이었다. 취재를 기획하고 기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 동문이 가진 습관이다.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시간을 쪼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언제나 책과 함께하는 삶. 이를 본받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글을 마친다. 이현선 사진기자: 김 동문이 입은 체크무늬 셔츠는 농부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미소도 잘 익은 벼가 가득한, 황금 들녘에서 행복해하는 농부와 닮은 듯하다. 친근한 인상의 그가 던진 말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지금을 즐기시나요?” 글/ 정연 기자 cky6279@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

2019-03 11 중요기사

[동문]그림책 작가가 된 건축학도

한 청년이 책 <그림책의 모든 것>을 쥐고 건축학부 수업이 있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과학기술관 건물로 들어간다. 그림책의 대표 이론서로 불리는 책을 헤질 때까지 읽던 그는 정진호 동문(건축학부 06)이다. 어릴 때부터 그림책을 좋아하던 정 동문은 대학교에 입학한 후 그림책 작가로 데뷔한다. 어떤 계기였을까? 지난 8일 학교 앞 카페에서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 어릴 때부터 그림책을 좋아하던 정진호 동문(건축학부 06)은 학부 시절 강민경 인문과학대학 교수의 도움을 받아 <위를 봐요!>를 출판했다. 정 동문은 두 살 때 사고를 당한 뒤, 유년 시절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병실에서 할 일이 없어 그림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푹 빠진 후 커서도 보게 됐죠.” 그는 크면서 건축가라는 꿈이 생겼다. 한양대에서 건축을 공부했지만 학부 시절 건축회사 인턴을 한 뒤 생각이 달라졌다. “가고 싶던 건축 회사에서 7개월 정도 인턴을 했는데 제 생각과 업무가 달라 실망했죠.” ▲ 책 <위를 봐요!>의 한 장면이다. 책 <위를 봐요!>는 몸이 불편해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주인공 ‘수지’의 시선을 보여준다. 유년기를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정진호 동문(건축학부 06)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정진호 동문 제공) 반면 그림책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그림책을 만들었다. 그림책 출판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당시 강민경 인문과학대학 교수님이 개설한 동화책 관련 교양 수업을 들었어요. 교수님께 평가받고 싶은 마음에 제가 만든 그림책들을 보여드렸죠.” 정 동문의 작품을 높이 산 강 교수는 그림 파일을 여러 출판사에 보냈다. “그중 한 출판사가 책을 내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죠. 그렇게 출판한 책이 <위를 봐요!>입니다.” ▲ 그림책 작가 정진호 동문(건축학부 06)이 자신의 책 <벽>을 보고 있다. <벽>은 3차원의 입체공간을 창의적으로 보여준다. 책 <위를 봐요!>는 몸이 불편해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주인공 ‘수지’의 시선을 보여준다. 유년기를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정 동문의 기억이 담긴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 <위를 봐요!>는 보는 방향에 따라 사람이나 사물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점을 주시한다. 이후 출판한 책 <벽>도 마찬가지다.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3차원의 입체 공간을 표현했다. 두 책 모두 건축학도의 시선이 녹아있는 점이 특징이다. 건축가라는 꿈에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정 동문에게 건축은 여전히 작품 속에 살아있다. 정 동문의 두 작품은 세계 최고 권위의 그림책 상인 ‘볼로냐 라가치’ 수상작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위를 봐요!>는 지난 2015년 오페라 프리마 부문 관심작에, <벽>은 작년 ‘예술〮건축/디자인(ART, ARCHITECTURE AND DESIGN)’ 부문 스페셜멘션(특별언급)에 선정됐다. ▲ 책 <벽>의 한 장면이다. 데뷔 5년 차 작가인 정진호 동문(건축학부 06)의 목표는 꾸준히 활동하는 작가다. (정진호 동문 제공) 정 동문은 평균 1년에 한 권의 창작 그림책을 출판한다. 주로 연초에는 작품을 만들고 나머지 시간에는 그림책 수업과 강연을 나간다. 정 동문은 현재 작업 중인 책에 대해 살짝 귀띔했다. “지금까지는 건축의 모습을 책에 많이 담았지만, 이번엔 도시의 모습을 담으려고 해요. 제목은 ‘까만 도시’로, 검은색 도시가 색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릴 겁니다.” 이제 데뷔 5년 차인 정 동문의 목표는 ‘끝까지 살아남는 작가’다. “예전에 존경했던 교수님이 ‘꾸준히 그 자리에서 노력한 사람이 대가’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도 거창한 목표 없이 작가로서 계속 활동하고 싶어요.” 끝으로 그는 한양대 학생들에게 “전공과 다른 길을 걸어도 괜찮다”는 말을 전했다. “오히려 전공과 다른 일을 택했을 때 자신만의 특징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겁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전공과 무관한 길을 택했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하다는 정 동문이다. 글/ 옥유경 기자 halo1003@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

2016-02 11

[동문]2016년 신춘문예 당선, 낭만과 열정을 가진 두 작가

매년 겨울이 되면 꿈으로 가득 차 있는 문학작품들이 각 신문사의 문을 두드린다. 작가로 등단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인 신춘문예 공모가 12월 초에 열리기 때문. 소싯적 문학에 대한 낭만을 품었던 나이 지긋한 이들부터, 열정을 가진 젊은 작가들까지. 많은 작가 지망생들의 염원을 담은 작품들이 전문가 손에서 엄선돼 대중에게 소개된다.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양대 출신 작가 두 명이 2016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시인 이윤정 동문(행정자치대학원 09)과 시조작가 이중원 동문(국어국문 04)이다. <타크나 흰 구름>의 이윤정 동문 ▲ 지난 1월 26일 안양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윤정 동문(행정자치대학원 09)은 "유럽여행 때 봤던 흰 구름에서 구름과 노숙자들의 이야기를 써보자고 결 심했다"며 <타크나 흰 구름>의 탄생 배경을 설명 했다. 이윤정 시인은 <타크나 흰 구름>이란 시로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다. 노숙자들의 힘든 현실을 차갑지 않게 조망했다. 이 동문은 “페루의 타크나란 항구 도시에 모이는 사람들을 보며 지하철역 대합실의 노숙자들이 떠올랐다”며 “유럽여행에서 봤던 흰 구름들. 그 모습에서 구름과 노숙자들의 이야기를 써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동문은 여러 작품을 투고했지만, 이 작품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리얼리즘 속에서도 희망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어두운 면을 잘 조망하는 편입니다만, 이 시는 마지막에 희망이 있어요. 신춘문예에선 이런 희망을 노래하는 시들이 몸에 와 닿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심사를 맡았던 최동호 시인과 이시영 시인은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다는 부분을 보고 <타크나 흰 구름>을 선정했다고 한다. 이 동문은 문예창작과에서 공부해왔다. 하지만 등단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시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구청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행정자치대학원에 입학했다. “사실상 시만 쓰면서 경제적인 안정을 구가할 순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젊은 작가들도 다른 일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실정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동문은 시를 계속 썼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충돌들이 있고 그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시를 쓰면서 많은 치유를 받았죠.” 그만큼 좌절하는 시간도 많았다. 이 동문은 “우리나라는 중앙일간지만 봐도 나이를 꼭 써서 내라고 한다”며 “나이가 걸림돌이 된다고 느꼈을 때 몇 년을 좌절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동문은 그저 ‘좋은 시’를 쓰고 싶다는 일념으로 노력했다. “일본은 70대 할머니가 신인 문예상을 수상하곤 합니다. 저 역시도 그분처럼 계속해서 좋은 시를 많이 남기고 싶어요.” 이 동문의 말이다. 꼭 써보고 싶은 시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동문은 “사회적 이슈가 되는 한 부분을 콕 집어서 파고들고 싶다”고 답했다. “집요하게 파고들면서도, 읽었을 때 사람들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를 남기고 싶습니다.” 유명한 시인보다도 자식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이 동문. “아이들한테 ‘우리 엄마는 괜찮은 사람이었다. 괜찮은 시인이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꿈입니다.” 딸의 고민을 시로 쓰기도 한다는 이 동문. 이미 존경스러운 어머니이자 시인이 아닐까. <파란 잉크 주식회사>의 이중원 동문 ▲ 지난 1월 25일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이중원 동 문(국어국문 04)은 "당선 소식을 듣고 가슴벅찬 기 분도 있었지만, 글을 쓰는 손 위에 실리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이중원 동문은 <파란 잉크 주식회사>란 시조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독창적인 세계관과, 주제의식을 표현하는 강렬한 언어로 주목 받았다. 이 동문은 “초겨울의 분주한 오전의 사무실을 보고 작품을 처음 구상했다”며 “책상에 ‘망막에 재고가 남은 유일한 색채’란 메모를 남긴 것이 시작이었다"고 했다. 이 동문은 많은 습작을 거쳐 이 작품을 완성했다. 이승훈 교수(인문대 국문)와 유성호 교수(인문대 국문)의 도움이 컸다고. “이승훈 교수님께선 건축학적인 면에서 시에 대한 여러 관점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유성호 교수님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웃음으로 격려하셨죠.” 신춘문예가 새 시작이라는 이 동문. “당선 소식을 듣고 가슴 벅찬 기쁨도 있었지만, 글을 쓰는 손 위에 좀 더 무겁게 실리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시조’는 현대 문학에서 생소한 장르다. 이 동문이 시조를 선택한 이유는 형식이 주는 안정성과 시조 고유의 음악성에 있다. 이 동문은 “언어적 결벽과도 같은 형식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걸 발견한 순간 시조에 매료됐다” 며 “이런 형식은 종종 짐이 되기도 하지만, 그 형식을 체득하고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 동문은 특히 일상을 ‘소리’로 이해하며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있었다. 이 동문은 소리에 대해 “우리가 놓치는 많은 순간이 모여 각자의 소리를 낸다”며 “그 소리가 모여 독특한 화음을 이뤄가며 가슴 벅찬 무언가로 울려 퍼진다”고 말했다. “굳이 표현하자면 일상의 비(非) 일상성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 동문에게 작가란 “자신만의 빛으로 온갖 온도의 현실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뚜렷한 자신만의 특성을 가지고 현실을 고루 밝혀낸다는 의미였다. 이 동문은 “창작은 그 자체로 완전하지만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는 글을 쓰는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며 “더욱 색다르고 정곡을 찌르는 시선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평론, 소설 등 다양한 방식 중에서도 그는 시조를 택했고, 신춘문예에 당선됨으로써 자신만의 특성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 동문은 그런 장르적 욕심을 내려놓고 더 많은 표현 방식을 취하고 싶단다. 올해는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라고. “최근 가지고 있는 다양한 관심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겠죠.” 시대의 문학가들을 위하여 신춘문예의 위상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신춘문예가 아니더라도 데뷔할 방법이 많아졌기 때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가 이후에 활동하는 모습이 점차 적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젊은 작가 지망생들 사이에선 기피하는 경향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춘문예는 문학계 등단의 전통적인 창구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윤정 시인은 젊은 작가 지망생들에 대한 경외심을 내비쳤다. “이번에 단편 소설로 당선된 사람만 봐도 26살이었어요. 젊은 나이에 그런 깊이 있는 작품세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이중원 작가는 “이제 정말로 시작이라 느꼈다”며 “이 길의 끝까지 열심히 달려가겠다”고 젊은 작가의 각오를 다졌다. ▲ 신춘문예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춘문예는 많은 작가 지망생들의 열정이 현신하는 전통적인 등단의 창구로서 인정받고 있다. (출처 : 왼쪽부터 세계일보, 조선일보) 글/ 이재오 기자 bigpie19@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박설비 기자 sbi444@hanyang.ac.kr 디자인/ 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

2016-02 11

[동문]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가 쓰는 이야기

아동문학을 읽는 것은 어린 아이들이지만, 그 책을 만드는 이는 다 자란 어른들이다. 어른으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사람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쓰기는 쉽지 않을 터. 시간과 세대를 뛰어넘어 아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이야기는 어떻게 세상에 태어나는 것일까. 그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아동도서 작가 이향안 동문(국문85)을 만났다.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동문에게서 작가로서의 삶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방황하던 문학소녀, 작가가 되다 ▲ 지난 1월 29일, 이향안 동문(국어국문 85)을 만 나 책 뒤에 숨겨진 작가의 삶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누구나 꿈을 꾸지만, 살다 보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고뇌하고 방황하게 된다. 이 동문도 어릴 적에는 막연하게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글을 쓰는 것이 자신의 길이라는 낭만에 젖었다. 하지만 국문과에 진학한 후로 그 환상은 깨지고, 많은 혼란을 겪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문학상, 글짓기상도 많이 받았었고, 시인들의 시 작품에 빠져있었어요. 글자 그대로 ‘문학소녀’였죠. 하지만 대학에 들어오고 보니까 저보다 글을 잘 쓰는 친구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서 이 길이 자신의 길이 맞는 것인지, 재능이 없는 건 아닌지 고민도 많았다고. “제 학창시절은 작가로 사는 것이 쉬운 길은 아니라는 현실적인 생각과, 계속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갈등하던 시기였어요. 굉장히 혼란스러웠지만, 공부를 계속하면서 글을 써야겠다고 확신하게 됐죠.” 처음에는 아동문학이 아니라 드라마 극본을 썼던 이 동문. 2000년에 MBC 연속극 기획안 공모전, 2001년 SBS TV문학상에 당선되며 꿈에 그리던 ‘작가’가 됐지만, 드라마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당선이 너무 빨리 된 탓에 드라마 작가로서의 내공을 갖추지 못했다고 자평한다. “공모전에 빨리 붙는 것은 어떻게 보면 큰 기쁨이지만 또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어요. 운이 좋아서 당선은 됐지만, 그 이후를 위해서 준비한 것이 없었으니까요. 드라마 쓰는 것을 낭만적으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정말 상업적이고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곳이더라고요. 그렇게 5년 정도를 적응하지 못하고 헤매다가, 아는 분의 권유로 아동문학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내가 되어 쓰는 글 아동도서를 쓰기 시작한 이 동문은 지금까지 창작동화 외에도 전집과 학습도서까지 모두 70권 이상의 책을 집필했다. 처음으로 쓴 창작동화인 <광모 짝 되기>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때 떠나 보낸 친구 광모는 똑같은 이름으로 책 속에 되살아났다. <광모 짝 되기>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서 쓴 이야기에요. 그때의 갈등이나 고민을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저의 시선으로 쓰려고 했어요. 그렇게 쓰다 보니 어느 순간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더 단순하고 명료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게 됐어요. 캐릭터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처럼요.” 이 동문은 아이의 시선에서 똑같이 고민하려고 노력한다. 때로는 성인 도서 작가들이 동화 작가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고. “다른 동화작가들처럼 저도 어린 시절의 기억을 많이 가지고 와서 작품을 씁니다. 그렇게 노력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제가 아이들의 시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주변에서는 철딱서니 없다거나, 현실감각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요.” 하지만 그래서,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작품이 나오면 아이들에게 많은 편지를 받는단다. “아이들이 제 글을 읽고 감동해서 쓴 편지를 종종 받아요. 특히 <광모 짝 되기>를 읽은 여학생들이 많이 보내줬어요. 받으면 당연히 기쁘죠. 새 책이 나오면 보내주기도 하고, 글을 통해 정서적으로 교류하기도 합니다.” ▲ 이향안 동문은 창작동화는 물론 역사, 수학,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습도서도 집필했다. 팥쥐가 되어 쓰는 일기 이 동문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고, 아동 문학의 새로운 역할을 고민한다. 이 동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팥쥐일기>에서도 그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팥쥐일기>는 엄마의 재혼으로 자매가 된 동갑내기 채송화와 명아주의 이야기다.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새 아빠의 딸 송화를 보면서 열등감을 느끼는 아주. 친엄마까지 송화를 더 아끼는 모습을 보고 아주는 자신이 못된 팥쥐가 된 것만 같다고 느낀다. 이 동문은 “우리가 팥쥐를 나쁜 아이로만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졌고, 팥쥐의 시각에서 동화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콩쥐와 팥쥐가 있다면, 팥쥐가 더 외롭지 않았을까요? 콩쥐는 자기편이 많지만, 팥쥐는 나쁜 아이가 돼야 하잖아요. 저는 팥쥐의 마음으로 오랫동안 작품 구상을 했어요. 때로는 내가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이,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갈등을 거치며 완성된 작품입니다.” 아동도서 작가는 아이들에게 여러 생각을 안내해주는 길잡이 역할이라고 말하는 이 동문. 세상을 보는 여러 가지 시각과 철학을 글에 담아내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란다. “요즘처럼 혼란스럽고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에요.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이 흔들리고 괴로울 때가 많은데 아이들에게 그 힘을 전해주려면 앞으로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거에요. 특히 지금처럼 책이 팔리지 않고, 사람들이 철학을 고민하지 않는 시대에서는요.” 앞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글에 담아내야 하는지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할 계획이라는 이 동문. 자신의 삶에서 최고의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올해도 몇 권의 새 책이 독자들 곁으로 찾아간다.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은 독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하는 일임을 이 동문은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 "등단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진다 해도, 그 시간이 언젠가 여러분의 자산이 될 거에요. 초조해하지 않고 느긋한 마음으로 준비하면 더 큰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이향안 동문은 작가의 삶의 꿈꾸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글/ 정진훈 기자 cici0961@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

2015-08 19 중요기사

[동문]목수가 된 인문학도

나무에서 찾은 인간의 삶 '격물치지(格物致知) 성의정심(誠意正心)' 사물에 대하여 깊이 연구하여 지식을 넓히라는 뜻이다. 임병희 동문(국문 91)은 가구 제작을 위해 나무를 만질 때면 언제나 이 구절을 생각한다. 매 순간 나무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임 동문은 결국 나무에도 세상의 이치가 담겨 있음을 깨달았다. 나무를 베고, 맞추고, 갈고, 닦으며 하나의 가구로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임 동문은 나무에서 인간의 삶을 발견했고, 인문학을 깨달았다. '목수의 인문학'의 저자 임 동문을 만나봤다. 하고 싶은 일, 자유로운 삶 어릴 적 임 동문은 시인이 되고 싶었다. 시가 좋았고, 시 쓰는 일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임 동문은 스스로를 '시적 상상력이 부족했던 학생'이라고 회상했다. 시가 좋았지만, 재능은 부족했다. 그래서 임 동문은 시인이라는 꿈을 접었다. 그럼에도 인문학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인류학을 공부하고 싶었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모든 선택에 엄청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거창한 계획과 목표가 있어서 국문학과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들을 했을 뿐이에요." 그렇게 임 동문은 중국 유학까지 다녀왔다. 새로운 언어와 신화학까지 공부하고 나서야, 임 동문은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주변에서는 나이와 취업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곤 했지만, 임 동문은 그런 것들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한 번 사는 삶이기에 하고 싶은 일이라면 다 해보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긴 학업 끝에 임 동문은 목수의 길에 접어들었다. 전공을 살리는 업은 아니었지만,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목수라는 길을 선택할 때도 망설임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물어요. 그렇게 공부하고 왜 목수가 되었느냐고, 딱히 큰 이유는 없었습니다. 하고 싶었으니까요." 그렇게 임 동문은 중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목공소로 향했고, 비교적 늦은 나이에 다시 한 번 배움을 시작했다. "노력해서 어떤 결과물을 탄생시키는 그 과정이 좋았어요. 공부는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잖아요." 목공은 책으로 배우고, 글로 익히던 지금까지의 학습과는 전혀 달랐다. 모든 과정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야 했다. 나무의 재질부터 톱의 모양을 익히기까지 임 동문은 매 순간 몸으로 부딪혔다. 다치고 베이는 일이 일상이었다. 기계에 손이 베어 손가락을 잃을 뻔한 경험도 부지기수였다. 그럼에도 임 동문은 매일 목공을 연마했고, 결국 자신만의 가구를 완성시켰다. 박사 학위를 딴 인문학도는 그렇게 목수가 됐다. 나무에는 사람이 있다 나무의 나이테는 춘재(春材)와 추재(秋材)로 구분된다. 봄에 자라는 나무는 풍부한 양분과 따스한 햇살을 가득 받아 빠르게 자라는 반면, 가을에 자라는 나무는 적은 햇살과 추운 날씨를 견뎌낸 탓에 느리게 자란다. 그러나 빠르게 자란 부분은 무른 반면, 더디게 자란 부분은 단단하다. 힘겨운 시간을 견뎌낸 탓에 더욱 강하고 단단한 나무로 성장하는 이 당연한 이치를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잊곤 한다. 나무를 다루면서 임 동문은 짧은 시간 내에 성공을 바랐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책으로 배웠던 인문학을, 나무에서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국문학과 인류학, 신화학에 이르기까지 제가 배우고 공부했던 진리와 이치들이 모두 나무에 있었습니다.” 임 동문은 나무를 만지며 얻은 인문학적 통찰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 기록들은 하나의 책으로 탄생했다. 도면을 그리고, 반듯하게 톱질을 하고, 조립을 하고, 사포질로 마무리하는 그 모든 과정이 결국 사람이 생각하고, 살아가는 과정이라는 임 동문의 생각을 고스란히 책에 담아냈다. 남들처럼 취업을 하고, 안정적인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삶이 아니었기에 임 동문에게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약 7년의 중국 유학 시절에도 임 동문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와 유학 자금을 충당해야 했다. 풍요나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떤 이들은 ‘그 정도 학벌이면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취업을 위해 학업을 한 게 아니니까요. 공부한다고 다 교수가 될 필요는 없죠.” 학업은 임 동문에게는 스스로에 대한 도전일 뿐이다. 순수하게 인문학이 좋았고, 공부가 재미있었다. 그래서 임 동문은 인문학을 구직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싶지 않았다. 대신 글 쓰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건 저의 본성인 것 같아요, 시인이 되진 못했지만요.” 임 동문은 목수이자 작가이자, 인문학자로서 사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해보고 후회하는 삶이 낫다 부와 명예를 쫓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임 동문은 살아왔다. 안정적이거나 평탄하지는 않았지만, 불행하지도 않았다. 스스로가 원해서 했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을 돌아보면, 저는 강의실보다는 선후배들과 모인 술자리나 잔디에 누워 나누던 대화들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함께 책을 돌려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곧 문학 수업이었어요." 임 동문은 그렇게 삶의 모든 순간에서 배움을 얻었다. 모임과 대화가 곧 국문학이었고, 인류학이었다. 그래서 그는 후배들 역시 전공과 수업에 얽매인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 끝으로 임 동문은 후배들이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 “물론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비해 힘든 사회가 된 것은 확실하지만 후배들이 대학, 전공, 직장이라는 틀에 갇혀서 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인생미정’이에요. 누구나 인생에는 정해진 길이 없으니까, 하고 싶은 일로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채워나가는 사람들이 됐으면 합니다.”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박설비 기자 sbi444@hanyang.ac.kr

2015-03 18

[학생]누군가의 그리움을 배웅하는 글

'달을 향해 가는 글'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 봤으리라. 누군가 그리울 때 우리는 글을 썼다. 그것이 짧은 토막 글이든, 어수선한 장문이든.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것 같던 사람을 떠나 보냈을 때,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못다한 말을 전하고 싶을 때, 우리는 각자 시인이 됐다. 미안함과 후회, 고마움을 종이에 쏟아 마침내 그것은 누군가를 향한 단 하나의 시가 됐다. ‘달을 향해 가는 글’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그리움을 배웅하는 글을 쓰는 작가가 있다. 어느덧 3권의 시집을 낸 젊은 작가 김민준 동문(언정·신방 4)을 만나봤다. 작가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기까지 그가 처음 글을 쓰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이다. 사춘기 시절, 모든 것이 귀찮게 느껴질 때 김 동문은 시인이었던 교내 상담선생님을 통해 처음 시를 접하게 됐다. 안도현의 시집을 선물 받은 것, 그 계기가 김 동문의 삶을 변화시켰다. 시는 답답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피난처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의 일상 속에 스며들었다. 그의 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대학에 들어와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난 후부터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첫눈에 반해 사귀게 된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공간이 필요했다.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한 것도 사실 여자친구 때문입니다. 그 당시 그분에 대한 감정을 전할 공간이 필요했어요. 경상도 출신이라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했거든요” 일기처럼 올리던 그의 글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 그러다 독자들 사이에서 글들을 모아 기념 책으로 간작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처음 출판한 책 ‘언젠가는 이 그리움이 썩 괜찮은 시간이었다는 걸 나는 증명하고 싶은 것이다’는 그렇게 독자들의 제안에 의해 소규모로 출판됐다. 두 번째 책도 마찬가지였다. ‘추억으로 남기려거든 반드시 한 걸음 물러설 것’은 좀 더 분량을 늘려 출판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판되는 책은 두 번째 책에 있는 시들과 함께 정식 출판사를 통해 발간된다. 전작 2권처럼 긴 제목으로 할지 짧은 제목으로 할지 고민 중이라는 김 동문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신간은 4월초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ID MJMJMORNING) 일상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시의 영감 김 동문의 핸드폰 메모장은 시로 가득하다.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김 동문은 거의 10분에 한 번 메모를 한다고 말했다. “보통은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 본 것들을 메모해 놓고 조합해가며 시를 쓴다. 어디서든 쓴다. 수업시간에도 쓰고. 글씨체가 안 좋아 핸드폰 메모장에 저장해놓고 항상 쓴다. 10분에 한 개씩(웃음)? 한 번은 메모장을 날린 적이 있어 지금은 메일로 바로 저장되게 해놨다”며 시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단 번에 바로 써진 시들도 있다.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운 시들은 대체로 한번에 집중해서 써진 시들이다. 하지만 양날의 검처럼 이런 유명세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이유로 올렸던 글들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다 보니 독자들의 반응을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직 시를 쓴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제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다 보니 댓글이나 리뷰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 번은 회의감이 들어 게시물들을 다 지우려고 했는데 반대가 심해 지우지 못했어요.” 영화감상도 영감의 원천 중 하나이다. 김 동문은 평소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 영화 속 장면을 보고 시를 쓰는 경우도 많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영화 감상은 제 감수성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평소 한 편을 보고 나면 지칠 정도로 영화를 흥취해 보는 편이에요. 영화에는 수많은 연인들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저는 사랑에 대한 고찰을 많이 했어요. 당연히 글을 쓸 때도 반영되고요. " 달을 향해 가는 글 김 동문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군대시절 읽었던 천양희 시인의 ‘놓았거나 놓쳤거나’이다. 그는 삶이 외롭고 고독할 때, 홀로서기를 시작할 때, 이 시가 큰 위안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 또한 삶의 고독 속에 누군가로부터 위로 받고 싶을 때 찾게 되는 글들이다. 2번째 시집의 이름이기도 한 단편소설 ‘추억으로 남기려거든 반드시 한걸음 물러설 것’은 이런 홀로 서기의 순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글 중 하나다. “연인 사이에 서로의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관계가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있죠.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이 단편 소설에서는 이별을 경험한 두 남녀가 등장해요. 홀로서기에 앞서 각자의 이별을 정리하며 자신을 돌아보죠. 제 바람은 이 책의 제목처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면 한 발 물러서서 서로를 바라봤으면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추억으로 끝내지 않고 힘겹더라도 함께하고 싶다면 끝까지 그 손을 놓지 않았으면 해요.” 이야기 만드는 사람 요즘은 여기저기서 독립서적들이 쏟아진다. 최대호 시인의 ‘읽어보시집’이 대표격이다. 라임에 맞춰 짧고 간단하게 쓴 시들. 하지만 쉽게 쓰인 시는 그만큼 쉽게 잊혀질 수 있다. 김 동문은 이런 유행처럼 번져가는 시문학의 행태에 부정적이었다. “책 한 권 까지는 예쁘게 나올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시는 시로서 존재했으면 좋겠어요.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시를 해독하는 데서 생기는 재미, 그게 시의 매력이죠. 저 또한 작가이기 전에 독자로서, 작가의 메시지를 읽어내는 것에 즐거움을 느낍니다. 작가로서도 그런 시를 쓰고 싶고요.”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을 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김동문은 이번에 새롭게 시도하는 자신의 팟 캐스트 방송을 소개했다. 김 동문은 3월 둘째 주부터 ‘그 남자의 방’이라는 이름으로 팟 캐스트 방송을 할 예정이다.(팟 캐스트 주소 www.podbbang.com/ch/9059) 한 회당 20분 정도로 진행될 방송은 매 회 한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영화와 글을 소개하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1회차 키워드는 ‘시작’이다. “시작은 설렘과 두려움을 동반해요. 그 감정선 사이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나에 관해 영화 ‘포레스트 검프’와 ‘버드맨’, 이 두 영화를 선정해 시작의 순간 주인공들은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원고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기대해도 좋을 거에요” 이수정 기자 sj930212@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이명지 기자 jk6180@hanyang.ac.kr

2014-04 30

[동문]불온한 상상력을 꿈꾸다

"세상에 만족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거예요." 할리우드 영화의 좀비는 인간을 사냥한다. 느리지만 집단으로 뭉치면 매우 위협적인 그들. 이런 좀비의 속성을 노동자에 비유하는 사람,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히어로물을 보면서 연금조차 받지 못할 그들의 말년을 상상하는 사람이 있다. 환상 문학 속에 사회의 어두운 단편을 녹여내는 작가 이서영(국문.05) 동문. 스스로를 서슴없이 ‘소설 쓰는 사회주의자’라고 칭하는 이다. ‘팬픽’으로 시작한 글쓰기 인생 이 작가는 조부모의 손에서 컸다. 친구가 별로 없던 이 작가에게 책이 친구가 돼줬다. 삼국지를 비롯, 역사책과 소설책을 닳도록 읽으며 밤을 지새웠다. 당시 읽었던 책들은 고스란히 창작의 밑거름이 됐다. “한창 ‘새롬 데이터맨 프로’ 같은 PC통신이 유행했었어요. 그 때 중학생이었는데 남들이 소설을 쓰는 걸 보면서 저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어렸을 때 좋아하던 삼국지의 팬픽(Fan-fic: Fan과 Fiction의 합성어로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이나 유명작품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PC통신에 연재한 게 제일 처음 쓴 소설이었어요.” 이 동문은 패러디 소설을 연재하면서 글 쓰는 재미를 찾았다. 책을 읽는 것은 유희였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창작의 고통을 알게 됐다. “제가 소설을 쓰는 과정은 단순해요. 사회에 대해 고통스럽게 느끼는 부분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것을 잘 다듬는 거죠.” 그녀에게 소설은 ‘말하고 싶어 넘쳐흐르는 것을 토해내는 작업’이다. “세상을 말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어요. 칼럼이나 대자보는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이성적으로 고찰하는 형태인데, 소설은 그 혼란스러운 소용돌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거예요. 내면의 혼란과 모순을 날 것 그대로 내놓는 거에요. 적어도 논설문보다는 비이성적이죠.“ 장르문학의 매력에 빠지다 이 작가는 학창시절에 참여한 백일장 대회 수상경력을 인정받아 문학특기자로 우리대학 국문과에 입학했다. 국문과 내 소설학회는 이 작가가 장르문학에 빠져드는 계기가 됐다. “청소년 시절 팬픽을썼는데도 대중문학에 대한 일종의 편견이 있었어요. 그런데 소설학회에 들어가니 선배들이 다 대중문학을 쓰더라고요. 대학에 와서야 그 영향으로 장르문학에 눈을 뜨게 됐죠. 판타지 소설이나 추리 소설 같은 장르 문학을 정말 많이 봤어요.” 장르문학의 매력은 ‘장르문학의 문법 자체’에 있다는 이 동문. “김용 작가의 무협소설을 보면 주인공이 성장하는 과정이 뚜렷하게 보여요. 주인공이 무공을 익히고 성장하면서 강한 적을 물리쳐요. 이런 일관된 플롯이 있고 그 과정이 반복되는데, 장르문학 독자들은 그 뻔한 과정에서 쾌락을 느끼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유치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반복에서 생기는 몰입도가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가는 본인의 전문인 환상문학은 ‘일상의 비일상화’라고 얘기했다. “단순히 일상에서 겪는 일을 쓰는 것과 그 일상을 환상에 접목해 썼을 때의 울림은 전혀 달라요. 환상문학은 내가 겪는 일상이 삼 천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벌어질 때의 느낌을 전달해줄 수 있어야 해요. 나 하나의 경험을 우주적으로 확장시키는 데서 오는 경이로움이죠. 그 경이로움에서 오는 통찰은 환상문학의 큰 매력이에요.” 운동가의 삶과 소설가의 길 스스로를 ‘맑시스트’라고 생각하는 만큼, 운동가로서의 정체성은 이 작가의 일부다. 이 작가는 “2007년 뉴코아·이랜드 투쟁을 계기로 본격적인 운동권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랜드 투쟁이 발생하고 나서 제가 지금까지 고민해왔던 섹슈얼리티 문제들이 실제 노동자들의 삶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고민하게 됐어요.당시 총학생회와는 노동운동 지향점이 달라서 학생조직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독자적으로 여성운동을 시작했어요. 다른 학교 사람들과 연대활동을 한다든가 포럼에 참여한다든가.” 이 작가는 글 솜씨를 살려 대자보를 썼다. 매일 집회에 나가면서도 문학특기자 장학금 유지를 위해 수업 출석도 잊지 않는 모범생이었다. “이 세계의 핵심적인 문제들은 체제가 변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저는 세상을 직접적으로 바꾸는 활동가는 못 돼지만 세상을 반영하는 유희를 보여주는 일을 하면서 살 거에요.” 여성운동가로서의 지난 경험은 이 작가의 소설 깊이 스며들어 있다. 『악어의 맛』에 실린 단편 「히스테리아」는 여성의 낙태할 권리에 대해 말한다. “사실 한국에서 낙태의 자기결정권 논쟁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요. 2009년에 ‘프로라이프의사회’에서 ‘낙파라치’ 문제가 대두되면서 낙태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죠. 낙태는 대학생들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문제에요. 그와 동시에 한 여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문젠데, 우리는 그 이야기를 금기시하죠. 내가 낳을 수 없다고 스스로 결정했는데, 남이 낳으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내 몸인데. 낙태문제를 다룬 다른 작품들을 보면 죄다 낙태를 부정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하면 안 된다는 교훈적 내용이 대부분이죠. 여성에게 모든 죄책감을 덮어 씌우는 거에요.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질 권리가 있는 거에요. 여성의 몸은 그릇이 아니죠.” 이 작가는 섹슈얼리티에 대해 노골적으로 다루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학부생시절 가장 처음 쓴 소설은 “브래지어에 깃든 망령”에 관한 것이었다. 소설 속 브래지어는 여성억압의 상징이다. 소녀는 브래지어에 깃든 악령에게 점점 자신의 의식을 빼앗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시선 때문에 브래지어를 포기할 수 없는 소녀를 그렸다. 장르문학적 장치로 민감한 주제를 재치 있게 풀어내는 것은 이 작가의 전매특허다. ‘이기적인 삶’을 사는 소설가, 제일 늦은 걸음까지 본다’ 국문과는 “굶는과”라는 우스갯소리. 아무리 문학에 대한 열망이 커도 소설가를 업으로 삼는 결정은 쉽지 않다. 이 동문은 어떻게 확신했을까. “저는 딱히 미래에 책임감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어요. 현실적인 밥벌이를 생각했다면 흥미와 관계없이 교직이수라도 했을 텐데 그러고 싶진 않았어요.” 이 작가는 소설을 쓰는 것이 ‘이기적’이었다고 얘기했다.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한 거죠.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소설을 쓰고 싶은 이기적인 ‘내’가 이겨야 하는 거에요. 아무리 가난해도, 가난에서 탈출하려는 욕구가 강해도 상관없이 글을 쓰고 싶은 ‘내’가 이겨야 해요. 저는 졸업 후에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조교를 하면서 논술학원에서 일하고, 밤에는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미친듯이 돈을 벌면서 학비를 벌었죠. 말하자면 몸이 편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이기심’이 이긴거에요.” 자신을 “소설가로서의 정체성과 운동가로서의 정체성이 공존하는 사람”이라 표현하는 이 동문. 하지만 문학을 운동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활동가는 제일 앞에서 가야할 길을 비추고, 전략을 제시하고,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이야기해요. 하지만 소설가는 제일 늦게 오는 걸음까지 보는 사람이에요. 에너지로 세계의 모순을 돌파하는 건 활동가의 몫이지만 그 모순을 이해하는 것은 소설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가는 소설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쓰고 싶을 때는 써야한다”라고 조언했다.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아니라,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겠다는 갈망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어떤 글이든 쓰기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잘 쓴 프롤로그 백 편 보다는 조잡한 완성본 한 편이 낫다는 것. “같이 글을 쓰는 사람을 만나서 조언을 듣는 것도 초보 작가들에게는 좋은 자양분이 돼요. 중요한 건 끝을 보는 거죠. 무라카미 하루키는 ‘원고료는 받으면서 느는 것’이라고 했어요. 높은 문학적 이상에 능력이 안 맞는다고 좌절하지 말고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선희 학생기자 pdg10@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