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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 24

[학생]마음을 담아 소리를 내다

하모니카에는 억지가 없다. 작은 호흡에도 소리가 난다. 박종성(오케스트라 지휘 석사 과정) 씨가 하모니카를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유다.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 대회', '세계 하모니카 대회' 등 10군데가 넘는 곳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고, 한양대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박종성(오케스트라 지휘 석사 과정) 씨를 만났다. 내 삶의 든든한 버팀목, 하모니카 하모니카는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좋고, 들숨과 날숨으로 간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자그마한 관악기다. 이 악기와의 만남은 박 씨의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 교사였던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됐다. “여러 악기를 연주해봤지만, 하모니카를 불 때 제일 편안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 제 모습이 좋았죠. 하모니카 선생님과의 추억들도 꽤 많아서, 평생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하모니카와 함께 하고 싶었어요.” 박 씨는 처음 참가한 2002년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 대회에서 청소년 트레몰로 독주 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부각을 나타냈다. “제가 상을 받을 때 최광규 선생님의 우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선생님의 사랑에 처음으로 보답한 느낌이었어요. 좋은 연주자가 되면 선생님께 음악으로 갚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연주자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고등학교 시절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연주 곡 대부분이 다른 악기의 곡을 편곡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하모니카만을 위한 곡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박종성 씨는 "하모니카를 부는 그 순간이 진실된 나의 모습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경희대 포스트모던 음악과 하모니카 전공으로 입학하며 국내 대학 하모니카 1호 전공자가 됐다. 단과대학 전체 수석으로 졸업 후, 꾸준히 대회에 참가한 박 씨는 ‘2005년 세계 하모니카 독일대회 트레몰로 독주 3위’, ‘2006년 일본음악 연주제 1위’ 등 좋은 성과를 냈다. 한편, 이 과정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뒤따랐다. 하모니카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악기라는 점에서 생긴 편견 때문이었다. “하모니카로 뭐 먹고 사냐는 둥, 할아버지가 부르는 거 아니냐는 둥 처음엔 오기가 생겨 그 편견을 깨려고 했어요. 지금은 좋은 연주자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려질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2009년 세계 하모니카 대회 트레몰로 독주 1위’을 석권한 박 씨는 당시 자작곡 ‘런 어게인(Run Again)’을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 어머니의 별세와 함께 다른 좋지 않은 일이 겹치며 슬럼프에 빠진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곡이다. 이외에도 자작곡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니까’는 박 씨가 특히 아끼는 곡이다. “여러 사건이 해결 안 된 시점에서 지인에게 터놓고 고민을 이야기하던 중 영감을 받았어요. ‘뭐 어때? 너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라는 말에 힘을 얻었고, 30분 뒤 이 곡을 완성시켰죠.” ▲KBS 더 콘서트 하모니카 연주영상 끝없는 도전과 지휘공부의 시작 각종 영화음악,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의 드라마음악, ‘2016 전주세계소리 축제’ 참가 등 박 씨는 꾸준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하모니카는 여러 장르에 잘 어울려요. 덕분에 고등학교 시절엔 클래식 작곡 공부, 대학교 때는 재즈, 탱고, 펑크, 국악 등 다양한 장르를 공부할 수 있었죠.” 장르에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박 씨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장르와 공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곡 공부를 통해 곡을 만드는 원리를 깨달았고 연주적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박 씨는 더 높은 이상을 꿈꿨다. 그 과정 속에서 지휘를 알게 됐고, 현재 한양대 음악대학원에서 최희준 교수(관현악과) 사사로 오케스트라 지휘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자와 듣는 귀, 카리스마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지휘는 이론, 역사, 인간의 심리, 무대 음향 등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수 있는 거더라고요. 같은 교수님 밑에서 박사과정도 공부할 예정이에요. 이제는 지휘자로서 콩쿨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부산 조수미 스페셜콘서트에 게스트로 참가한 박종성 씨(왼쪽). (출처: 박종성 페이스북) 영원히 무대 위 행복한 연주자가 되길 이토록 뛰어난 연주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씨는 “무대에서 즐겁게 연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전과 후 청중들의 모습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대 위에서 박 씨가 느끼는 행복이 고스란히 청중들한테 전해지기 때문이라고. 여전히 음악공부를 지속하는 그의 모습은 하모니카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은 물론, ‘좋아하는 취미가 일이 될 경우 즐기기 어렵다’는 말의 반례를 보여준다. 작은 악기가 만든 기적에서, 또 다른 음악세계를 내보일 박 씨의 행보가 기대된다. 글/ 정민주 기자 audentia1003@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