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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 18
2017-09 18
2017-09 14

[기획][클릭&줌인] 한양대학교의 건학 이념을 혁신하다

한양대학교의 설립은 1939년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혁신적인 일이었다. 생각하는 자유조차 억압받던 일제강점기에 교육기관을 설립해 청년들을 꿈꾸게 한다는 것은 새로움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 결과, 공과대학을 시작으로 배출된 한양의 인재들은 기술력으로 근대화와 산업화를 주도해왔다. 그리고 현재, 한양대학교는 또 한 번 이 시대의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봉사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내리며 사회혁신센터를 선보였다. 글. 최미래(학생기자) / 사진. 안홍범·사회혁신센터 ▲ 사회혁신센터의 서진석 센터장(하단 오른쪽)과 구성원들 사랑을 실천하는 새로운 방식 한양대학교는 1994년 국내 대학 최초로 사회봉사단을 설립해 학생들이 ‘사랑의 실천’이라는 건학 이념을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올해 1월 1일, 사회봉사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 사회봉사단 내 사회봉사팀을 사회혁신센터로 새롭게 단장했다. 사회혁신센터는 ‘그동안 양적으로는 훌륭했지만 질적으로도 사랑의 실천이 캠퍼스 내에 꽃피고 있는가?’라는 이영무 총장의 문제 제기에서 비롯됐다. 학생들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 단순히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해당 사안에 대해 주도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그 해결 방식을 도출해내는 것이 진정한 사회봉사라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사회혁신은 사회봉사의 확장판이다. 사회봉사단 서진석 사회혁신센터장은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한 뒤에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바꾸려고 하면 너무 늦다”며 “미리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자로서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시대에 더 부합한다”고 말한다. “사실 지금까지는 그럴 기회가 많이 부족했던 게 사실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혁신센터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한양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과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장 그리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사회혁신센터 구성원들이 모여 새롭게 바뀐 봉사 패러다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회를 바꿀 인재를 육성한다 봉사를 ‘도움’의 차원에서 ‘혁신’으로 재해석하면서 사회혁신센터는 세 가지에 중점을 뒀다. 전공과의 연계성, 글로벌 그리고 지속가능성이 그것이다. 무대가성 봉사로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한계가 있고, 기존의 봉사활동을 넘어서는 다양한 활동의 필요성을 인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에게 문제의식의 기회와 혁신을 실천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학생들이 사회봉사 1학점을 채우기 위해 수강했던 기존의 사회봉사 교과목들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리뉴얼하는 등 질적인 관리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진석 사회혁신센터장은 “학생들이 발견한 문제 해결 방안이 비즈니스모델 혹은 소셜벤처로 실현되어야 궁극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고, 또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혁신에 부합하는 인재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 이에 대해 서진석 사회혁신센터장은 글로벌한 시각, 공감 능력, 문제 해결 역량의 세 가지를 꼽으며 “사회혁신센터에서는 학생들이 이러한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혁신센터의 구성원은 작년 초에 비해 올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만큼 사회혁신센터의 역할이 커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 아이디어 경연을 통해 선정된 소셜벤처에 대한 지원 협약식 ▲ 네팔 소셜벤처 에코-팜캣의 지원 봉사단이 첫 번째 친환경 화장실 에코산 건축을 완료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다양한 채널로 진행되는 사회혁신 HUGE는 Hanyang University for Global Engagement의 약자로 지난 5월 이영무 총장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청년포럼’(유엔이 선정한 17개 지속가능 발전 목표를 이행할 청년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아시아개발은행이 주최하는 국제 행사)에서 발표한 사회혁신 플랫폼이다. HUGE는 앞으로 사회혁신센터를 통해 활용되며 더 구체화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교육과정을 통해 사회혁신을 실천할 수 있게 될까. 우선 계절학기를 통해 8주 동안 진행되는 ‘사회혁신 캡스톤디자인’ 과목(3학점)에서 사회혁신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배울 수 있다. 또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APYE(아시아태평양 청년 교류 프로그램)에 전액을 지원받아 참여할 수 있다. APYE를 통해 발전시킨 아이디어는 한양대에서 개최하는 ‘Seventeen Hearts Festival’을 통해 국내외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또 다른 교육과정은 현장 실습 프로그램인 ‘액션러닝’이다. 보다 체계적인 교육 기회는 내년 1학기에 신설되는 ‘사회혁신 융합전공’을 통해 제공될 것이다. 이 밖에도 한양대와 사회혁신 기업들이 업무 협약을 체결해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각 기관의 인프라를 공유할 예정이다. 한편 사회혁신센터는 지역사회와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영미권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사회혁신 선도 대학들의 리그인 ‘아쇼카(ASHOKA) U’ 가입을 2019년 2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 2017년 1학기 동안 진행한 Youth Change Makers 참가자가 최종 발표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랑한대 2017년 9-10월호 이북 보기

2017-09 14

[기획][사랑의 릴레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한 시간

지난 2014년 시작돼 한양대의 대표적인 봉사활동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십시일밥’. 자원봉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활동에 학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밥보다 따뜻한 십시일밥의 매력과 활동 소감에 대해 들어봤다. 정리. 편집실 ▲ 서현석(중어중문학과 12) 동문 2014년 2학기 참여 “누군가를 돕기 위한 빠르고 명확한 길” 십시일밥의 매력은 학생들이 가까운 곳에서 봉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평소 커피를 마시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무심히 보내는 시간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거든요. 학생들이 그 점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또 자신이 몇 끼를 기부했는지, 몇 사람이 도움을 받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어 더 보람을 느낄 수 있죠. 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선의가 가득한데, 그것을 표현할 방법이나 통로가 마땅치 않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십시일밥이 하나의 길을 제시한 셈이죠. 누군가를 돕기 위한 빠르고 명확한 길을요. 봉사란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그 행복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학생들이 마치 당연한 듯 타인을 돕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주변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갈 거라고 확신합니다. “십시일밥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 ▲ 이소영(정책학과 15) 학생 2015년 1학기 참여 고등학교 3학년 때 신문 기사를 통해 십시일밥을 처음 접했어요. 기사를 읽으면서 ‘대학에 입학해서 이런 활동을 한다면 참 좋겠다’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제가 바라던 대로 한양대에 입학하게 됐어요. 십시일밥 활동을 하면서 크게 힘든 적은 없었지만 굳이 한 가지를 꼽으라면, 식기세척기 안에서 쏟아지듯 밀려나오는 그릇과 컵을 재빨리 정리하는 일이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나름의 요령을 터득해서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죠. 함께 일하던 직원들께서 “일 잘한다”고 칭찬하셨을 때는 뿌듯했고요. 봉사가 끝난 뒤 식사를 할 때면 배식을 담당하시던 아주머니들께서 “고생했다”며 반찬을 두어 가지 더 얹어 주시기도 했죠. 저희가 하고 있는 봉사활동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욱 보람을 느꼈습니다. “공강 시간을 공감 시간으로!” ▲ 이예진(영어영문학과 14) 학생 2015년 1, 2학기 참여 장학금 지원을 위한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해서 알아보던 중 십시일밥을 처음 접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일주일에 한 번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 2015년 1학기에 처음 참여했어요. 십시일밥의 취지에 공감해 2학기까지 활동을 이어갔고요. 무더운 여름날 유니폼과 제 몸집만한 앞치마를 두르고 산더미같이 쌓인 식판을 나르고 잔반을 처리하는 건 생각보다 고된 일이었어요. 하지만 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식권을 받은 학우들이 고맙다는 이야기를 올리거나, 도움이 많이 됐다고 쓴 글을 보면 무척 뿌듯했어요. 제가 한 활동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죠. 일주일에 한 시간, 학생 식당에서의 봉사가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식사가 되고, 아르바이트 대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든든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공강 시간을 공감 시간으로! 십시일밥 활동에 여러분도 함께해주세요. “또래가 전하는 ‘같이’의 가치” ▲ 엄석준(정책학과 14) 학생 2016년 1학기 참여 지난해 1학기 때 처음 참여했어요. 정책학과에 십시일밥 활동을 하는 지인들이 꽤 있어서 십시일밥은 초창기부터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항상 생각해왔던 공강 때의 시간 활용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대학교 학우들을 직접 도울 수 있는 봉사라는 취지에 공감해서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십시일밥은 한 학기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갈무리라는 행사를 해요. 이때 한 학기 동안 봉사 대가로 받은 식권과 함께 수혜자에게 직접 쓴 짧은 편지글을 동봉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아무래도 그때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죠. 우리 주변에는 형편이 넉넉지 못해 대부분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포기해야만 하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 친구들에게 같은 또래들이 힘을 보태준다면 대학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시간과 장소 부담 없는 대학생 맞춤형 봉사활동” ▲ 심경환(영어영문학과 13) 학생 2017년 1학기 참여 막연히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따로 시간을 내야 한다는 것이 늘 부담이었어요. 십시일밥은 다른 봉사활동에 비해 시간과 장소의 부담이 덜해요. 제 생활 지역인 학교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학기 중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데도 무리가 없고요. 게다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멀리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주변의 동기나 선후배라고 생각하면 더욱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별히 힘든 기억은 없지만, 여름에 뜨거운 열기가 나오는 식기세척기 앞에서 일하다 보니 매일 땀에 흠뻑 젖어서 수업 시간에 곤란했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한 학기 활동이 끝난 후 2,000장이 넘는 식권이 모였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작은 활동들이 모여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따로 시간 내기가 부담스러운 분들이라면 꼭 한번 동참해보세요! 사랑한대 2017년 9-10월호 이북 보기

2017-09 14

[오피니언][건강한대] 꾸준한 자외선 차단으로 평생 피부 건강 지킨다

자외선은 피부 표면에 있는 균과 피지선 땀구멍 등에 있는 균을 죽이며, 칼슘의 신진대사와 뼈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D를 합성한다. 또 피부과적 질환의 치료에 이용되는 등 사람에게 이로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광화상, 광과민성 피부 질환, 광노화, 피부암 등의 비정상적인 반응을 초래하기도 한다. 글. 노영석 교수(한양대학교병원 피부과) / 그림. 안우정 자외선의 해악 A to Z 자외선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피부 반응은 홍반반응과 색소침착이다. 홍반반응은 자외선 노출 직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즉시홍반반응과 자외선 노출이 지속될 경우에 나타나는 지연홍반반응이 있다. 색소침착은 자외선 노출 직후 주로 UVA에 의해서 일어나서 수분 내에 소실되는 즉시색소침착과 자외선 노출 3일 후에 주로 UVB에 의해서 일어나는 지연색소침착이 있다. 즉시색소침착의 경우에는 멜라닌의 산화와 멜라닌 과립의 기저층으로의 이동이 증가해 발생하지만, 지연색소침착의 경우에는 멜라닌 세포의 증가에 의해 발생한다. 일광화상은 강한 햇빛에 피부가 노출되면 노출 부위에 홍반과 가려움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4~8시간 후에 나타나 24시간 후 최대에 이르며 3~5일 경과 후 색소침착을 남기고 서서히 소실된다. 중증일 때는 홍반 외에도 물집이 형성되고 통증이나 부종이 동반되기도 하며 일주일 이상 고생한다. 손상된 피부는 자외선 노출 10~14일 후 아래쪽에 새로운 피부가 재생되면서 박리되어 떨어져 나간다. 하지만 일단 검게 탄 피부가 원래의 피부색으로 되돌아가기까지는 수개월이 필요하다. 광과민성 피부 질환은 광선 자체가 원인이거나 광선이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는 경우를 말한다. 원발성, 외부의 화학 물질, 유전 및 대사성, 광선에 의한 기존 질환 악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주로 광선 노출 부위에 다양한 피부 병변이 관찰된다. 광노화란 자외선, 주로 UVB에 의해 피부 노화의 자연적인 과정이 촉진되는 것으로 만성적으로 과도하게 태양광선에 노출돼 발생한다. 진피 내의 교원섬유가 감소하고 피지 분비가 줄면서 피부가 건조해지며 모공이 넓어진다. 또 피부가 탄력을 잃고 거칠어지면서 잔주름과 깊은 주름이 생기고 불균일한 색소침착을 일으킨다. 강한 햇볕을 지속적으로 오래 쪼이는 것은 진피 내 세포의 DNA를 손상시킨다. 이것이 피부 종양으로 발전해 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흑색종과 같은 악성 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피부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지만 피부암 환자는 해마다 건강한대늘고 있는 추세다. 자외선 관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외선의 파장은 200~400nm인데 이를 다시 파장에 따라 세분화하면, 320~400nm를 자외선A, 290~320nm를 자외선B, 200~290nm를 자외선C로 구분할 수 있다. 자외선A는 주로 진피에 작용해 광노화, 광발암 현상에 영향을 주며 노출 시 피부를 붉게 만들거나 검게 그을리게 한다. 자외선B는 주로 표피에 작용하며 급성 피부 반응으로 홍반, 부종, 동통 및 발열 등의 일광화상을 일으키고 종양에 대한 면역 감시 기능의 저하로 피부암을 유발한다. 오존층에 의해 흡수되는 가장 짧은 파장의 자외선C는 자외선B와 같이 피부의 DNA에 주로 작용해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피부암을 발생시킨다. 최근 환경오염 물질에 의한 오존층의 파괴로 인해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 특히 자외선C의 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이 피부암 발생률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자외선 노출에 대해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육안으로도 주름이 많아지고 피부가 처지는 것이 확인됐다. 또 종양 발생의 빈도가 높아지며 조직학적으로 피부가 두꺼워지고 콜라겐 섬유가 감소됐음이 보고됐다. 태양광선에 노출되는 부위와 노출되지 않는 부위에 각각 자외선을 쪼인 후 피부가 거칠어진 정도의 차이를 나이에 따라 비교한 외국의 연구를 보면, 소아에서 성인보다 그 차이가 적은데 이것은 소아가 성인보다 특별히 자외선에 민감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대상자 수는 적지만 인체 표피의 자외선 투과율에 관한 국내 연구에서도 나이에 따른 차이는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젊은 연령에서는 야외 활동 시간이 성인에 비해 훨씬 길어 평생 노출되는 일조량의 80%를 18세 이전에 받는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자외선에 의한 만성적인 손상은 평생 동안 자외선 노출이 축적되어 생기는 것임을 생각할 때 어린 시절부터의 자외선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사랑한대 2017년 9-10월호 이북 보기

2017-09 14

[오피니언][타임머신] 진사로의 언덕 오르던 87년의 기억 속으로

입학한 지 30년이 지난 이야기를 다시 더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치 어제처럼 가깝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미러 없는 인생은 질주의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가끔은 뒤를 돌아볼 줄 알아야 건강하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87년을 회상하는 시간은 내 마음속에 새로운 에너지를 솟구치게 하는 작은 축제인 듯싶다. 축제를 즐기러 가는 기분으로 그 시절의 행당동과 사근동을 다시 걸어본다. 한기수((주)필옵틱스 대표·물리학과 87) 동문 ▲ 한기수((주)필옵틱스 대표·물리학과 87) 동문 등산을 하는 거야? 등교를 하는 거야? 나는 부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한양대를 등하교하기에는 참 먼 거리였다. 한양대는 부천과 가까운 서울 서쪽도 아니고, 저기 동쪽 끝에 붙어 있지 않은가. 전철도 한 번에 가지 않는다. 1호선을 타고 사람들이 북적대는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다. 당시에는 지하철 노선이 네 개뿐이었다. 그래서 가는 길도 단순했다. 지방이라고 얘기하기도 애매한 부천에서 다니려면 두 시간 이상의 등교 시간을 각오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자취와 하숙을 선택했다. 그러나 학교와 가깝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었다. 우리의 모교 한양대는 참으로 높은 곳에서 우리를 내려보고 있었다. 강의 시간에 늦을 것 같으면 당연히 뛰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 높은 한양산(?)을 뛰어올라야 했다. 겨우 강의실에 도착하면 땀이 범벅이 되어 숨 고르고 땀 식히느라 10여분은 교수님의 강의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덕분에 체력만큼은 그 어느 대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철처럼 단단해졌다. 지금 이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도 그 시절 모교의 언덕이 키워준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가 공부했던 자연과학대는 두 곳으로 갈 수 있었다. 하나는 인문대 방향의 108계단과 또 하나는 사회대 방향의 계단. 두 계단 모두 만만치 않지만 인문대 쪽 계단은 도중에 한 번은 쉬어야 할 정도로 힘든 구간이다. 이 구간을 오르는 여대생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 87년 당시의 자연대 건물 시국보다 더 어수선했던 신입생 시절 87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격동의 시기였다. 그러나 신입생에게 동문시국은 그냥 흐르는 물이었다. 그 물에 멋모르고 발을 담그는 사람이 있었고, 그 물을 피해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신입생은 그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수선했다. 아니 공부에 시달렸던 고교 시절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소위 말하는 대학의 낭만을 만끽하고 싶어 했다. 지금은 사라진 사범대 앞 잔디밭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심지어 진달래 지짐을 해먹는 친구도 있었다. 1학년 1학기는 캠퍼스 안팎을 탐방하는 시기였다. 대출 목록을 작성하는 중앙도서관도 새로웠고, 88서울올림픽 배구 경기장으로 활용되는 체육관도 신기했다. 축제 시기에는 노천극장에서 종종 공연이 열렸다. 안치환, 신형원 등 가수들의 공연을 본 기억이 난다. 학교 밖은 놀거리가 더 풍부했다. 돈 없는 자취생이었지만 당구장에서 짜장면 내기를 했고, ‘이모네’에서 선배들과 젓가락을 두드리며 술도 마셨다. 그 나이 또래들이 그렇듯 싸고 맛있는 안주는 순대와 떡볶이였다. 이걸 먹을 수 있는 곳이 학교에서 나와 건널목을 건너면 나오는 먹자거리, 그 한가운데 있는 ‘한양뷔페’다. 이것저것 먹을 게 많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 ▲ 학교 정문에 개교 기념행사로 진행한 행당제전 홍보물이 세워져 있다. ▲ 진사로에 걸쳐져 있는 다양한 현수막들 학창 시절 키워드는 대자보, 동문회, MT 내 기억으로는 그 당시 교가가 두 가지 버전이었다. 하나는 집회를 나가는 학생들이 부르는 교가로 “행당언덕 넓은 터 남청색 진리 아래 모인 우리들~”로 시작하는 노래고, 또 하나는 우리 모교를 세운 김연준 설립자 님이 작곡한 “한양, 한양 무궁하도록~”이라고 부르는 노래다. 그 시절을 돌아보면 생각나는 세 가지 키워드는 대자보와 동문회 그리고 MT다. 대자보는 진사로를 걷다보면 늘 마주치는 대학 내 뉴스다. 나무 사이에 걸린 현수막에는 토익, 토플 강좌를 안내하는 내용이 넘쳐났고, 나무에는 동문회 모임을 알리는 포스터가 색깔별로 붙어 있었다. 교내 신문인 학보도 기억난다. 그 당시 학보는 학교 소식을 알기 위한 기본 목적보다는 다른 대학의 여대생들과 미팅한 후 편지를 주고받는 창구 역할을 했다. 신입생을 설레게 하는 것 중의 하나는 MT였다. MT는 대학의 낭만이었다. 주로 청량리역에서 모여 경춘선을 타고 대성리나 청평으로 갔다. 북한강변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며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한양대 캠퍼스를 거닐며 신기했던 것 중의 하나는 연예인을 본다는 것이었다. 당시 인문대에는 연극영화학과가 있었는데 탤런트 박순애와 개그우먼 박미선, 강변가요제에서 상을 받은 꺽다리 이상은 등 TV에 출연하는 탤런트, 개그맨, 가수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동기들의 힘을 하나로! 87홈커밍데이 모교 한양대는 전통적으로 이공계가 강한 대학교다. 지금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모교 출신 선후배들의 활약상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한양대 출신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맹활약 중이다.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후배들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부분이다. 얼마 전 모교를 들른 적이 있다. 학교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2호선 한양대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한양대 캠퍼스 안마당으로 연결된다. 전철역이 학교 안에 있는 것이다. 그만큼 학교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걸 의미한다. 자료를 복사하던 가게는 아직도 있었지만, 내가 즐겨 찾던 술집이나 당구장은 거의 없어지고 프랜차이즈 전문점 등으로 바뀌었다. 학교 건물도 87년도와 비교하니 엄청 늘었다. 낡은 건물들은 모두 새롭게 리모델링됐다. “참 좋아졌네”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 78년 역사의 명문 사립대학다웠다. 기억은 단편적이다. 단편적인 기억은 추억이 된다. 그런데 그 추억이 모여 역사가 되는 법이다. 나는 올해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87학번 홈커밍데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홈커밍데이는 87학번 한양인을 위한 행사다. 이 행사는 우리가 다녔던 그 시절 한양의 추억과 기억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별한 기억을 함께한 87학번 동기들이 이 글을 통해 그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고, 홈커밍데이를 통해 모범이 되는 학번으로 힘을 모았으면 한다. 이 자리를 빌려 87학번 홈커밍데이에 동기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을 부탁한다. 한양대의 역사는 78년의 한 페이지들을 채운 선후배들의 기억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87년도를 회상하며 나는 우리 모교의 힘을 다시 느끼고, 그 시절 나를 키웠던 에너지를 만난다. 한양대, 네가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 사랑한대, 한양! 사랑한대 2017년 9-10월호 이북 보기

2017-09 13

[기획][카드뉴스] 재즈-대중 사이를 잇는 가교가 되고파.

▲ 카드뉴스의 원본 기사는 아래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 재즈와 대중을 잇는 가교 되고파

2017-09 12

[기획]무슨 라운지가 이렇게 많은지! 1탄

독서실에 자리가 없을 때가 있다. 마땅히 작업할 공간이 눈에 띄지 않는다. 수업은 끝났지만 다음 수업 때까지 적당히 앉아 쉴 곳이 없다. 대학생이라면 이런 상황에 자주 접하곤 한다. 할 일이 있지만, 적절한 공간이 없어 막막할 때 학생들의 발걸음은 하나같이 라운지로 향한다. 때로는 공부하기 좋은 독서실로, 때로는 작업하거나 수다 떨기에 좋은 카페가 되어주는 ERICA캠퍼스 내 라운지를 종합했다. 크고 아름다워요, Big & Awesome 큰 공간과 널찍한 의자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우리로 하여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기회를 제공한다. 특유의 압도적인 공간을 자랑하는 라운지들은 많은 학생들이 찾는 쉼터이자 담소가 오가는 공간이다. 경상대학, 국제문화대학, 복지관에 위치한 라운지들은 기존의 라운지들에 비해 크고 아름다운 규모를 자랑한다. ▲경상대학, 국제문화대학, 학생복지관 라운지의 위치. 경상대학의 라운지를 방문하면 기존에 있던 라운지의 약 두 배에 달하는 넓이와, 여러 대의 공용 컴퓨터를 볼 수 있다. 피로해지면 휴식과 함께 커피 한 잔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라운지 곁에 존재한다. 또한, 단순 휴식 공간이나 작업 공간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작업이나 활동에 필요한 기자재를 빌릴 수 있다는 것이 경상대 라운지만의 매력이다. 국제문화대학의 라운지 또한 넓은 공간과 더불어 학우들이 마음껏 쓸 수 있는 작업공간을 제공한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국제문화대학의 라운지는 라운지 공간 곁에 ‘개인실’에 해당하는 작업공간이 존재한다는 것. 개방된 다른 라운지와는 달리, 1인 1실처럼 배치된 컴퓨터는 사용자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경상대학(좌), 학생복지관(우)의 라운지 풍경. 기존에 존재하던 라운지보다 한층 더 커진 라운지를 볼 수 있다. 기존에 존재하던 북카페 공간, 동아리방, 복지관 내 식당 공간의 일부를 합쳐 새롭게 개편한 복지관의 PBL라운지는 탁 트인 공간을 자랑한다. 기존 공간을 모두 합쳐 라운지로 개편한 만큼, 라운지 단일 크기로는 교내 최대 규모다. 새롭게 입점한 카페와, 기존에 있던 장비를 제외하고는 아직 모든 설비가 설치되지 않았지만, 커다란 공간이 앞으로 어떻게 채워질지 기대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분위기 있어, Mood & Ethnic 앞서 말한 라운지처럼 크지는 않더라도, 분위기가 독특한 라운지들도 존재한다. 언론정보대학, 예체능대학, 디자인대학, 학술정보관에 위치한 라운지들이 특색 있는 디자인들과 함께 각자의 분위기를 뽐내고 있었다. ▲언론정보관, 디자인대학, 예체능대학, 학술정보관 라운지의 위치. 언론정보대학의 라운지는 바(혹은 카페)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붉은색 벽돌벽과 네온사인은 분위기 있는 카페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디자인대학은 기존의 전시관에 대대적인 개수를 통해 넓은 채광창이 달린 느낌 있는 오픈스페이스를 만들어냈다. 예체능대학 또한 모던한 카페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학우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학술정보관은 ‘학술정보관’이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책으로 둘러싸인 라운지를 운영하며 지식의 한가운데 놓인 라운지라는 분위기를 보여줬다. ▲디자인대학의 오픈스페이스 라운지. 중앙의 거대한 채광창이 라운지를 한층 더 화사한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여긴 처음봤지, Secret & Newface 학교에 대해 어지간히 관심이 많지 않으면 교내에 존재하는 모든 건물을 돌아다닐 사람은 별로 없다. 익숙한 동선, 수업이 있는 건물로 가는 동선만을 기억하고 그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생소한 건물들 안에도 라운지는 존재한다. 누구나 알 수 있고 접근이 가능하지만, 아는 사람만 알고 쓰는 라운지들이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학연산클러스터지원센터, 학생기숙사, 정문아고라 라운지의 위치. 밤중에 교정을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주황색 네온사인 하나가 보인다. 학연산클러스터지원센터 부속의 ‘놀리지 팩토리’의 네온사인으로, 창업교육 및 지원을 담당하는 곳이다. 물론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이지만, 이 학연산클러스터지원센터에도 라운지가 존재한다. 센터 내부에는 센터 소속 인원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조그맣지만 알찬 라운지가 존재한다. 개방형 라운지와, 밀폐형 토의공간은 조모임 장소를 찾아 헤매는 조장들에게 반가운 공간이다. 학교를 다니는 사람은 많지만, 그 중 기숙사생은 일부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우들을 제외한 학생들은 잘 모르는 기숙사 라운지 또한 우리에게 생소한 라운지 중 하나. 말 그대로 교정과는 조금 떨어진 기숙사에 위치한 공간이기에, 대다수 학우들에게는 어렴풋하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이지, 기숙사생들에게는 휴식과 재충전을 도와주는 공간으로서 기숙사 내에 자리잡고 있다. ▲정문 아고라에 위치한 라운지 윗 공간의 풍경. 교정의 입구가 한눈에 보이는 라운지는 정문 앞 구조물에 숨겨져 있었다. 정문에 위치한 아고라에서도 라운지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하나로 이어진 공간이었지만, 층별로 나뉜 다양한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2층에 해당하는 윗 공간은 학생들이 휴식할 수 있는 라운지, 1층에 해당하는 중간은 학교의 역사와 업적들을 볼 수 있는 공간, 마지막으로 지하에 해당하는 밑 공간은 대형 스크린과 좌석들이 설치된 공간으로 구성돼있다. 단순히 정문의 구조물이라고 생각했던 아고라 라운지는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고마워 라운지야 위에서 언급한 라운지들 이외에도 ERICA에는 수많은 라운지들이 존재한다. 콘센트, 소파, 테이블을 갖추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찰나의 휴식을 주는 공간이 있고,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지만 집중과 고요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누군가에게 ‘라운지’가 되는 공간이 현재 ERICA 캠퍼스에는 15곳 이상 존재한다. ERICA캠퍼스의 라운지는 앞으로도 변화하고 발전하며, 우리들의 공간으로 함께할 예정이다. 이어서, 2탄에서는 '서울캠퍼스 내 라운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글, 사진/ 채근백 기자 cormsqor12@hanyang.ac.kr 디자인/ 조은비 기자 vivi0509@hanyang.ac.kr

2017-09 11

[기획][카드뉴스] 타고난 스토리텔링으로 공감 이끄는 '강백수'

▲ 카드뉴스의 원본 기사는 아래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 타고난 스토리텔링으로 공감 이끄는 '강백수'

2017-09 11

[오피니언]호칭이 애매하다고? 호칭에 쫄지말자!

살면서 우린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한 심리학자는 사람이 한 평생동안 대략 3,500명의 사람들과 친분을 맺게 된다고 했다. 지금은 멀어진 사이일지라도, 우린 이미 초중고를 거치며 십 여명의 담임교사와 수십명의 교과목 교사, 몇 백명의 동창들과 알고 지냈다. 평균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수긍 가는 숫자다. 그런데 우린 서로를 부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서로의 이름을 알든 모르든, 그저 이름으로만 대하지 않는다. 김 교수님, 아무개 형, 혹은 그저 선생님. 막역한 친구가 아닌 이상 호칭은 상대를 부를 때 필수다. ▲대화할 때 서로에 대한 존중은 필수다. (자료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호칭을 부르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다. 상대의 직업이 중요하면 직업으로, 나와의 관계가 중요하면 그 관계를, 그저 존칭이 필요할 땐 ‘선생님’ 등의 호칭으로 부르면 된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명명이 까다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상대와의 관계가 하나로 정리돼지 않을 때. 선배와 형 누나, 혹은 언니 오빠. 선배라 부르는 건 조금 딱딱하고, 그렇다고 편하게 부르기엔 아직 낯선 상대다. 특히 재수 등의 이유로 늦게 입학한 이라면 더 머리가 복잡하다. ‘저 선배는 나랑 동갑일까? 동생인가? 선배라 하면 어려워할까? 편하게 부르면 막 대하는거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왜 호칭이 존재하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호칭은 내가 인식하는 상대를 재정의한다. 가령 교수에게 교수님, 조교에게 조교선생님 등으로 부르는 건 곧 내가 상대를 그런 직책으로 인식하고, 또 존경의 표시로 ‘님’과 ‘선생님’을 붙였단 얘기다. 혹은 추후 회사에서 이 부장, 김 대리 등으로 서로를 부르는 것 또한 서로를 ‘바로 그 직책’의 사람으로 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호칭은 때론 위세를 지니고 있기도 하며, 반대로 존중과 존경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형, 언니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이유다. 둘은 동성의 연장자에게 쓰는 호칭이다. 이를 쓴다는 의미는 상대를 별다른 직책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보다 인격적이고 가까운 상대로 곧 친밀한 상대로 인식함을 담고있다. 다시 말해 화자가 청자를 가까운 사이로 인식하는 중이다. 상대방의 호칭을 고민한다는 얘기는, 정리하면 상대방을 학교에서의 관계로 불러야 할지, 혹은 보다 친밀하게 불러야 할지 고민한다는 얘기가 된다. 즉 이 고민은 ‘난 저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데, 아직 보다 편하게 부르기엔 어렵다’는 얘기도 되겠다.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자. 애초에 호칭은 서로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는 동시에, 상대에 대한 존중이 담긴 표현이다. 상대와 나 상호간의 약속이, 다른 이들의 말보다 중요하다. 호칭을 부르는데 있어 어렵다면, 상대와 터놓고 얘기하자. “저… 선배라 부를까요 형이라 부를까요?”처럼 말이다. 아마 “선배가 편해”나 “편한대로 불러” 등 아주 간단하게 약속이 정해질 거다. 혹여나 저 질문에 화를 내는 선배가 있다면, 그땐 상대가 뭐라든 ‘선배’라며 존칭을 쓰기를 권한다. 관계는 그토록 중요하면서도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호칭은 결국 대화 당사자끼리 정하면 되는 문제다. (자료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글/ 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