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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 29

[오피니언]"금융 스페셜리스트 향한 마음의 나침반을 좇는다"

기업은행 본부에서 일한 지 어느새 한 주가 지나갔다. 경영학 그 중에서도 재무와 회계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늘 금융권에서 일하길 원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우연히 기업은행에서 신입행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접하게 됐다. 공고를 보자마자 이번 기회가 나의 '금융 스페셜리스트를 위한 프로젝트'에 커다란 밑거름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러나 이번의 신입행원 채용은 여느 해와 다른 점이 있었다. 정식으로 채용되기 전 약 1개월 간 '현장 실습'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것.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을 금융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 아래,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제도다. 1개월 간의 실습 과정에는 본부 업무, 과제 연구와 영업점 실습 그리고 집합 연수 과정이 포함된다. 다행히 기업은행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나는 기업은행 본부 경영관리부 성과관리 팀으로 배치를 받게 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부서 배치를 받자마자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속하게 된 이 조직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그 날 이후 나는 퇴근 후면 곧장 학교 도서관으로 달려가 나의 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책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내가 몸담고 있는 파트의 업무를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절감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조급해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행해지는 업무임을 인정하고,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시간을 두고 노력하기로 했다. 나의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언젠가'를 위해서. 현장 실습생에게는 매주 금요일마다 한 주간 배우고 연구한 과제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학교에서 배우고 공부한 지식과 실습을 통해 얻은 부분을 현장 실무진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다. 발표 후에 이어지는 질의 응답 시간은, 전문가의 관점에서 조언을 받고 함께 토론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습득한 전문지식은 내가 금융 스페셜리스트로서 나아갈 수 있는 훌륭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번 현장 실습은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은행과 금융에 대해 좀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출근 첫날, 기업은행 변화추진단장 이사의 당부가 기억에 남아 있다. '은행은 더 이상 단순 입출금에 의한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별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은행과 고객이 서로 윈-윈하는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것. 이 말은 '금융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지금의 나에게 '나침반'과도 같은 가르침으로 가슴에 남았다. 이번 기업은행 현장 실습을 하면서 금융 일선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많은 선배 한양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후배에게 금융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해 많은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가슴 따뜻한 그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힘차게 일할 수 있다. 내가 한양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2003-07 22

[오피니언]"미국 4개 명문대학의 홍보전략을 분석하라"

지난 6월 16일 최종 발표된 '2003 한양 국제 프론티어' 선발팀들이 본격적인 탐방을 시작하며 출국길에 올랐다. 21세기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과 국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에는 총 45개팀이 응모, 2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12개팀이 최종 선발됐다. 위클리한양은 이중 4개팀을 선정, 현지 리포트를 통해 탐방 활동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고자 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미국 4개 선진대학의 홍보전략 탐방에 나선 F.O.U.R팀이 현지의 소식을 전해왔다. - 편집자주 영종도 공항 활주로를 뒤로하고 이륙한지 열 시간. 오랜 비행시간이 무색하게 우리를 맞이한 것은 여전히 15일인 샌프란시스코의 아침이었다. 탐방의 첫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출구에는 가족, 친구, 고객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입국장에 들어서자 팀원 박호운(사회대·관광학3) 군의 매형으로 현지의 탐방을 도와줄 조남목씨가 우리를 반겼다. 공항을 나와 이국의 도시에 대한 낯설음을 뒤로하고 달린 샌프란시스코 101번 고속도로는 탐방에 대한 우리의 뜨거운 의지에 호응하듯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MISSION 1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라 국제협력실이 주관하는 국제 프론티어 모집공고가 난 후, 팀을 짜고 기획서를 쓰면서 우리는 F.O.U.R이라는 팀명을 가지고 미국 명문대학의 홍보전략 연구를 주제로 삼았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어려움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약간의 억척스러움만 가지고 우리의 취지와 상황을 설명하면 미국이라는 머나먼 이국 땅에서도 탐방의 진행이 순조로우리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첫발을 들여놓으며 우리를 엄습한 것은 이번 탐방이 결코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었다. 한양의 이름을 걸고 보다 작게는 관광학과의 이름을 걸고 우리가 여기에 왔다는 사명감이 뇌리를 스쳤다. 사명감과 함께 낯선 이국에서의 불안감은 우리의 첫 번째 일정을 탐방계획서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는 것으로 바꾸게 했다. 혹시 현지의 예절에 어긋나는 것은 없는지, 인터뷰 외에 다른 자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없는지, 그리고 우리 팀이 원하는 탐방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점검했다. 첫 번째 임무는 학교 담당자와 인터뷰를 하거나 캠퍼스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는 준비되어있는가?'라고 자문하는 것이었고, 탐방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확인하고 다잡은 것이 우리가 얻은 최초의 탐방 결과물이었다. MISSION 2 아는 것이 힘이다 국내에서 스탠포드와 버클리 대학 홍보 담당자들과 전자메일을 주고받긴 했지만 막상 인터뷰를 하고 탐방 활동을 시작하려하니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너무나 빈약하다는 것을 느꼈다. 대학의 역사나 설립취지, 개설학과, 운영체계 등 일반적인 것에서부터 학교 홍보와 캠퍼스 투어를 위한 미국에서의 활동 사항에 이르기까지, 담당자를 만나 얻고자 하는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현지의 조남목 씨를 통해 캘리포니아 주립도서관을 이용하고 다양한 문헌을 소개받았고 또한 현재 버클리 대학에 재학중인 한국인 선배들을 만나 자문을 구할 수 있었다. 다양한 정보들은 주요 탐방지인 스탠포드 대학과 버클리 대학에 대한 다양하고 심도 깊은 정보를 제공했지만 그 대가 역시 가혹했다. 우리는 최초 기획한 탐방계획서를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보다 나은 성과를 획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새로운 위안이었다. 비록 일정이 길어지고 할 일은 많아졌지만 우리팀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옛말처럼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수정된 탐방 일정에 따라 첫 번째 방문 대학은 스탠포드대가 아닌 버클리대가 되었다. 가자 버클리 대학으로! MISSION 3 공연을 하기 전 무대 위에 올라서라 연극의 막이 오르고,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배우나 가수는 수없이 그 무대에서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조금씩 이곳이 익숙해지고 탐방할 학교에 대해 알아가면서 간접 경험에 대한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기 시작했다. 낯선 곳에서 우리의 상상력으로만 탐방의 밑그림을 그리기에 능력이 턱없이 모자랐던 것이다. 탐방의 핵심인 캠퍼스 투어를, 우리는 실제 탐방에 앞서 참여해보기로 했다. 대학 홍보 담당자와의 인터뷰, 4개 대학의 캠퍼스 투어를 비교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시험해 보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안 했다면'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그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 투어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가기 위한 가이드의 뒷걸음질, 서로가 질문을 주고받으며 적극적으로 투어에 참여하는 관광객의 모습, 방문객 센터 앞에 위치한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참전 동문을 기리는 석판 등 캠퍼스 투어의 모습은 우리가 앉아서 접한 정보와 사뭇 달랐다. 투어를 마치고 팀원들의 느낌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보아야 한다. 그리고 무대 위에 올라서 봐야 한다. 이제 내일이면 우리는 무대 위에 올라 리허설이 아닌 본격적인 공연을 시작할 것이다. MISSION 4 버클리 대학을 가다 7월 15일, 드디어 첫 번째 탐방 대상인 버클리 대학에 갔다. 처음으로 외국인을 인터뷰한다는 설레임과 우리가 의도하는 바를 과연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겼다. 학교와 도시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버클리 대학에서 우리는 방문객 센터를 먼저 찾았다. 버클리 대학의 캠퍼스 투어에 참가하고, 투어가이드와의 인터뷰 그리고 대학 담당자인 파멜라 샌더슨씨와의 인터뷰가 예상 일정이었다. 학교를 방문했던 유명 인사들과 최근 개봉한 영화 '헐크'의 배경이 된 실험실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대학 홍보담당자 파멜라 샌더슨씨를 만났다. 그녀를 만난 첫 느낌은 그 사람 역시 한 명의 투어 가이드와도 같다는 것이었다. 학교 홍보 담당자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차림에, 질문에 답할 때마다 미소로 일관하는 모습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면서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투어가이드의 교육, 평가, 투어의 목적과 발전 방향 등에 관한 모든 사항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체계화시켜 놓았다는 부분이었다. 자신들의 경험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집적된 노하우로 전수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MISSION 5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현지 도착 후 며칠 동안, 우리 팀에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할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제만 그대로일 뿐 일정에서부터 조사내용까지 당초 기획의 상당 부분이 새롭게 수정됐다. 앞으로 방문할 스탠포드 대학, UCLA, UNLV에서는 또 얼마나 새로운 것들이 우리 팀을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해 걱정보다는 설레임이 앞섰다. 탐방을 하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얻은 성과는 탐방을 통해 양질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실제 탐방보다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이 준비 과정에 필요하다는 깨달음이었다. 이제 일주일이 지났다. 아니 벌써 일주일이 지나 버렸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욱 많은 것들을 배워야한다. 스탠포드 대학 당국자와의 인터뷰를 비롯한 각종 일정이 빈틈없이 예정되어 있지만 우리의 탐방 역시 점점 체계를 잡아가고 있기에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이 앞선다. 한 번을 더 보고, 한 가지를 더 배울 때마다 느껴지는 기쁨에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하루가 무척 짧게만 느껴진다.

2003-07 22

[오피니언]문화일보 학생기자 `지키` 활동하는 신방과 한성규 군

철모르던 시절부터 '기자'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처음부터 돈과 명예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 기자는 무엇이든 알 수 있고(그 방면의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보 접근성이 높다는 말이다) 누구라도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루고 알릴 수 있는 존재가 바로 기자라고 생각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며 기자에 대한 나의 소망은 조금씩 구체화되어 갔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다. 틀에 박힌 생활 속에 주어진 것만을 익혀야 했던 지난 시절과는 달리 스스로 얻어야 하는 대학 생활은 나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모인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동안 내가 지니고 있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1학년 때부터 신문 편집 및 제작과 관련된 학회에 가입해 활동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기자를 향한 나의 꿈이 서서히 무르익어 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문화일보에서 대학생 기자를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꿈의 '도약대'가 될 수 있으리란 믿음을 안고 지원하게 됐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 '지키'는 지난 2002년 10월에 전문 직업 기자들이 아닌 순수한 아마추어 대학생 기자들이 만들어 가는 신문을 표방하며 등장한 온라인 신문이다. 한자 '알지(知)'와 영어 'Key(열쇠)'의 합성어로 '지성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키'는 기자의 꿈을 가진 대학생들에게 직접 발로 뛰어 취재를 하고, 이를 글로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준다는 데 가장 큰 매력이 있다. '지키' 활동은 나에게 기자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해주며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보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지키 활동을 하면서 참 많은 일들을 겪고 있지만 특히 잊혀지지 않는 일이 하나 있다. 국내 모 제과회사의 일본 상품명 표절 문제를 취재했을 때의 일이다. 취재 과정에서 모 제과회사가 일본 과자의 상품명을 무단 모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일본의 해당 제과회사 확인 결과 국내 제과회사가 허가를 받지 않고 이름을 사용한 것이라는 답변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확실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과회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기자라는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회사측은 마치 '대학생 기자가 뭐라도 되는 줄 알고 나서냐'는 투였다. 결국 취재는 보기 좋게 실패했고 한동안 난 의기소침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사건을 비롯해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나는 자신의 능력 부족을 실감하게 됐다. 하지만 능력 부족에 대한 아쉬움만큼 그에 상응하는 교훈을 얻는 계기도 됐다. 즉 '무엇을 이루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 '무엇이 된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더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우고 다양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며 비판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 당장 기자 그 자체가 되는 것보다 그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기자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돌이키는 계기가 됐다. '지키' 활동은 열정과 능력을 가진 많은 선후배 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들과 소주 한 잔을 나누며 기자가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한 많은 조언과 자문을 들을 수 있었고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확실히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소설 '뇌'에 나오는 신비의 전기장치처럼 늘 나에게 '동기'를 제공해주는 사람들과 그 만남이 '지키'를 통해 얻고 있는 가장 보람이 아닐까 한다. '지키'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2003년의 여름, 일본의 뜨거운 태양 아래로 날 이끌어내는 힘은 무엇일까. 익숙지 않은 일본어로 사람들을 만나고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게 만드는 이 원동력은 무엇일까. 원하는 일을 하는 행복함이 아닐까. 이리저리 부딪히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취하는 시간, 여름은 나에게 있어 다시없는 재충전의 나날들이다.

2003-07 08

[기획]한양 문화의 심장을 가다

김홍도와 장승업의 서화, 이조백자와 고려청자를 만날 수 있는 곳. 국립박물관이나 유명미술관이 아니다. 박물관 특별전시실을 지나 4층과 5층에 준비된 박물관 상설 전시관은 그 동안 많은 이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본교 소장 국보·보물급 문화재와 발굴 유물들을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전통공예전시실과 고고유물전시실로 구성된 상설전시관에는 시대별로 엄선된 5천여 점의 유물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별전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상설전시관에서 우리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높여보자. 캠퍼스서 만나는 국보·보물급 문화재들 전통공예실은 전시유물에 따라 도자실, 서화실, 민속실로 구분된다. 전통공예실 역시 특별전과 유사하게 도자기, 서화, 민속유물들이 각 공간에서 시대 순으로 배치된 특색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유물들이 시대에 따라 어떤 특징을 가지고 변천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각 전시실의 도입부분에 연대순에 따른 특색을 표와 대표적 유물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고려청자에서 시작되는 도자실은 상감, 분청기법으로 진행되는 청자 변천사와 조선 이조백자의 초기와 후기의 변모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 관람객들이 시대에 따른 도자기 변천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중 고려초기 청자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청자향완'은 학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도자실을 지나 은밀하게 구성된 서화실은 박물관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다. 이곳에는 단원 김홍도 선생의 경직풍속도 8폭 병풍을 비롯해, 오원 장승업 선생의 쌍압유희도, 조석진과 안중식 선생의 해상군선도 등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최고 수준의 서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단원의 경직풍속도는 광주박물관장 이원복 선생과 전문 감정단에 의해서도 단원의 작품들 중 최고의 보존 상태라는 평가를 받은 유물이다. 박물관측 역시 이러한 작품들의 변질을 막기 위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기본적인 온·습도 조절장치 뿐 아니라 발열이 적은 광섬유 조명등을 사용, 최고의 보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선시대 여인네들의 뒤꽂이와 은장도로 시작되는 민속실은 생활용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버선 주머니, 수저함, 은장도와 같은 여성용품들에서부터 담배함, 망건통과 같은 남성용품들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사용되었던 손 때 묻은 물품들이 다수 전시돼 있다. 민속실은 과거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물품들을 관람객의 눈앞에 선보인다. 사대부집 부인들의 화려한 화각함과 관복에 사용된 옥과 호박으로 된 관자, 풍잠 등은 당시 사대부들의 화려한 색감과 더불어 일상에 반영된 조상들의 심미안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20년 발굴사를 한눈에 '고고유물전시실' 박물관의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고고유물전시실은 박물관에서 지난 20여년간 발굴조사를 통해 습득된 다양한 유물들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구석기 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 전 시대에 걸쳐있는 유물들은 단 한 층의 관람을 통해 관람객들이 한반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전시관에서는 연천 전곡리 유적을 시작으로 하남시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의 유물들과 청동기시대 중서부지방 주민의 이동과 생활을 복원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꼽히는 안면도 고남리 패총 출토 유물들 그리고 한반도 청동기시대의 제사유적인 고강동 유적의 유물들이 차례로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묵서가 남아있는 목간은 연대면에서 국보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전시된 유물들은 단순한 학술적 가치 뿐 아니라 본교 박물관이 지난 20여년 동안 유적 발굴에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고유물전시실의 또 다른 특징은 구석기를 시작으로 각 시대별 발굴 유적지 유물과 유물자료를 통해 예상되는 당시 환경을 복원해 놓은 것.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복원한 구석기 및 청동기의 생활상은 관람객들을 위한 친절한 배려가 돋보이는 전시다. 더욱이 안면도 고남리 조개무지 발굴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물은 발굴 진행과정에 쉽게 접할 수 없는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고 있어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초기철기·원삼국, 삼국·통일신라, 고려·조선 순으로 전시된 유물들은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를 제외하고는 무덤발굴을 통해 나온 생활용품과 민간용품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고고유물전시실에서는 4층 전통공예실에서 느꼈던 화려함과는 또 다른 조상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토 유물만 3천여점 '발굴은 끝나지 않았다' 박물관은 1979년 설립된 이래 구입과 기증을 통해 확보한 5천 4백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진주 남강댐 수몰지구, 이성산성, 안면도 고남리 패총,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 등의 발굴작업을 통해 수집한 3천여 점의 출토 유물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대학 박물관으로서는 국내 최고의 수준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이 상설관으로 개장한 4층과 5층의 경우, 각 유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특별전과는 달리 사이버 박물관을 통해 용도와 출토장소를 포함한 상세한 유물소개를 겸하고 있어 사전준비를 통해 보다 알찬 관람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상설관이라고 해서 지속적으로 같은 유물을 전시하는 것은 아니다. 박물관측은 주기적으로 소장 유물들을 교체 전시할 예정이며, 계속되는 유물발굴 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 밝히고 있다. 박물관의 새로운 변신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한양대학교 박물관

2003-06 22

[기획]`특명 A+` 기말고사 이색 진풍경

나는 여름방학을 향한 마지막 고비, 기말고사를 넘기 위한 학생들의 막판 스퍼트가 한창이다. 인천에 사는 최연정(사범대·영교3) 양은 도서관에 자리를 잡기 위해 아침 6시에 집을 나선다. 16일부터 20일까지 있는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아침 일찍부터 도서관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해 빈자리를 찾아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메뚜기'들부터 화장실에 책을 들고 가는 학생, 책을 베개삼아 몽중 삼매경에 빠진 학생까지 시험을 향한 학생들의 고군분투는 끝이 없다. 총학생회에서는 출출한 학생들을 위해 도서관에서 아이스티와 삼각김밥을 나눠주며 시험을 앞둔 '선수'들을 독려했다. 모두의 건투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위클리한양은 학술정보관의 풍경을 6mm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2003-03 22

[기획]연영과 신입생 환영무대 `배신`

캠퍼스에도 바야흐로 봄기운이 완연하다. 졸업반이 되어 취업을 걱정하는 4학년의 넋두리도 있지만 오가는 신입생들의 경쾌한 발걸음이 훨씬 더 소란스러운 3월이다. '소싯적' 운운하는 선배들의 솔깃한 무용담에 신입생들이 넋을 잃고 귀를 기울이고 있는 학생회실의 풍경이 애뜻하니 아름다운 계절이다. 위클리한양은 지난 6일과 7일 인문대 소극장에서 있었던 연영과 신입생 환영 및 졸업생 환송을 위한 축하공연 '배신'을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연극영화학과 신입생 환영 및 졸업생 환송작 '배신' 원작 : 헤롤드 핀터 연출 : 반능기 출연 : 오필영 안지혜 박한근 외 로버트의 부인 엠마와 로버트의 절친한 친구 제리는 9년 전부터 밀회를 시작해 2년 전에 헤어졌다가 1977년 어느 날 만났다. 엠마에게는 다섯 살 된 아들 네드와 열세 살 먹은 딸 샤로트가 있다. 엠마는 어제 로버트에게서 몇 년 전부터 다른 여자를 만나왔다는 얘길 들었다. 놀란 엠마는 불현듯 제리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엠마와는 달리 제리는 엠마를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어젯밤 로버트 부부가 바람피운 사실을 서로에게 고백했다는 얘기에 놀라있는 제리에게 로버트는 더 충격적인 얘길 꺼내는데...

2003-03 15

[기획]한양씨네마극장5 `앨리스 인 티파티` 연영과 이지향 연출

제 5 편 'Alice in Teaparty' (흑백/6mm/판타지) 숲 속에서 티파티가 열린다. 하녀가 커피를 내놓는 가운데 티파티를 즐기는 그들. 이 때, 길 잃은 앨리스가 티파티에 동참한다. 이것 저것 많은 것을 요구하는 앨리스. 그리고 그녀가 못마땅스러운 하녀. 하지만 하녀는 하녀의 본분을 다 할 뿐이다. 그렇다, 그게 하녀가 할 일인 게다. 숲 속에서 잃어버린 시간의 길에 넘치는 것은 하녀가 따르는 찻물일 뿐.

2003-03 15

[오피니언][서평] 김두섭 교수 편 `한국의 인구`

라틴 문학의 거장인 보르헤스(J. L. Borges)는 그의 유명한 단편을 통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지구상의 모든 지점들이 뒤죽박죽되지 않고 들어있는' 알렙(Alepf)을 그려내고 있다. 단지 2, 3센티미터의 구체이지만 그 속에 모든 시간과 공간이 포함되어 있고, 또한 서로 겹치지 않아 시공을 초월한 세상을 보여준다는 발상은 너무도 매력적인 문학적 상상력의 소산이다. 이이러한 문학적 상상력은 때때로 현실 속에 재현된다. 사회학과 김두섭 교수가 기획 및 편집을 주도한 『한국의 인구 1,2』(김두섭, 박상태, 은기수 편. 통계청 2002)는 한눈에 그리고 자세히 지난 한 세기 동안 있었던 우리나라 인구 현상의 모든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알렙이 모든 시공을 바라보는 눈이라면 『한국의 인구』는 우리나라의 인구 현상을 바라보는 총체적인 눈이다. 인구 현상을 모든 사회 현상의 근간이라 할 때, 이 책은 지난 한 세기의 우리 역사를 보여준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또한 최근 고조되고 있는 고령화와 출산력 저하의 문제를 떠올린다면 이 책은 아주 적절한 때에 나온 연구 성과라 할 수 있다. 사회문제는 전문적이고 정확한 원인 분석에서 그 실타래를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제 8회 통계의 날을 기념해 지난 2002년 9월 서울캠퍼스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있었던 '한국의 인구 및 주택 심포지엄'의 결과물들을 모은『한국의 인구』는 1925년 최초의 인구센서스 이후 2000년 센서스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인구와 가구에 관한 모든 자료를 집대성한 기념비적 문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인구』는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상황과 인구관련 정책을 점검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이 책은 인구자료, 인구변천, 인구성장의 구성요소, 인구구조 및 분포, 인구정책 등 인구와 관련된 주요 주제들을 체계적으로 망라하고 있다. 흔히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을 때 글의 일관성이나 깊이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글의 균형과 전문용어들의 통일에 각별히 노력을 기울인 편집진과 해당 주제에 관해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는 학자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를 가볍게 불식시킨다. 소설 속의 알렙은 공유될 수 없다. 모든 이들이 가진 것이라면 더 이상 문학적 상상력으로 작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알렙은 공유됨으로 오히려 그 가치가 배가할 수 있다. 또한 진정으로 좋은 책이란 독자를 만족시킬 뿐 아니라 자극할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의 인구』는 우리나라 인구학적 현상들에 대한 심도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 적용할 것을 자극하고 있다.

2003-03 08

[기획]6mm에 담긴 캠퍼스 개강스케치

2003년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위클리한양은 개강을 맞아 3월 3일 첫 등교길에 오른 학생들을 서울과 안산, 양 캠퍼스에서 만나보았습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설레임으로 가득 찬 탓인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서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양인 여러분, 새 학기 바라시는 일들이 다 잘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학점 4.5' 꾹꾹 눌러 담으세요. 다음 방학은 6월 23일에 시작됩니다. 촬영 및 편집 : 박수영 학생기자 rawrat@ihanyang.ac.kr 이재룡 학생기자 ikikata@ihanyang.ac.kr

2003-03 01

[기획]한양 씨네마극장4 `다시 합창합시다` 연극영화 이명석군

제 4 편 '다시 합창합시다' (컬러/15min/드라마) 복잡다단한 세상만사. 하지만 김모씨의 특별한 일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이모씨의 일. 설사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약을 사러나가는 남편. 하지만 그 사이 방문하는 아내의 또 다른 남자. 설사로 고생하는 아내의 외갓 남자가 약을 먹고도 설사를 계속하는 이유는? 그런 그가 피를 흘리며 거리에서 비틀거리는 이유는? 미로처럼 이어진 일상사의 이야기 '다시 합창합시다'. 꺼꾸도 보아도 상관없습니다.

2003-02 15

[기획]한양씨네마극장3 `좋은 친구들` 연극영화 박수영군

제 3 편 '좋은 친구들' (20min/흑백/코미디) 맞선을 볼 때마다 번번히 딱지만 맞는 김씨. 시간이 갈수록 노모의 성화는 늘어만 간다. 오늘은 또 한 번 김씨가 선을 보는 날. 김씨와 아가씨의 대화는 무르익어 가는데 아뿔사, 테이블 너머의 건달이 시비를 건다. 오호통제라, 장가 한번 가보겠다고 작심한 노총각에게 세상이 딴죽을 건다. 두 주먹 불끈 쥐고 일어선 김씨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실되게 사는 것'이라 강조하는 까닭은 뭘까?

2003-02 01

[기획]한양 씨네마극장2 `친구의 장례식` 연극영화 이승표군

제 2 편 '친구의 장례식' (19min/컬러/드라마) 줄거리 : 남몰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아픈 몸을 진통제에 의지한 체 힘겹게 살아가는 석현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옛 친구의 장례식이 고향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죽음 이후의 것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그곳은 타인들이 망인을 기억하기보다는 저마다 일상의 연장에서 살아가는 삶 중의 하루였을 뿐이다. 석현은 씁쓸해하며 죽은 친구의 방에 들어가 잠을 청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