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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9 기획 > 기획 > 매거진

제목

<캠퍼스 테마진단 3> 공연문화

생산 소비자가 따로 없는 대학문화 만들어야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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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zftB

내용

 창조적 실험정신과 함께 다양화된 개성ㆍ관심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변되는 70년대와 저항과 투쟁의 공동체 문화를 형성한 80년대, 자유로운 개성을 표출했던 90년대를 거치며 '대학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오늘의 대학문화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치적, 사회적 상황이 급변했던 90년대를 거쳐 대학공동체를 유지하던 전통의 헤게모니는 급속도로 해체, 재편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는 X세대, N세대 등 각종 '문화세대'를 탄생시켰고 캠퍼스는 문화적 집체주의를 극복하고 그야말로 다양한 개인의 관심과 이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인화 혹은 개별화된 대학문화는 다양성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취업난과 엄격해진 학사관리, 학부제 시행 등의 외적 요인에 부딪혀 '파편'화된 모습으로 존재하게 됐다. 파편화된 대학문화는 자연스레 참여와 소통의 문제를 낳았으며 이는 결국 각종 문화·예술 공연을 '관객 없는 구경거리'로 전락시키기에 이르렀다. 특히 동아리들의 열악한 재정 상황은 80년대나, 지금이나 양질의 문화컨텐츠를 생산하는데 가장 큰 장애로 인식되고 있다. 위클리한양은 캠퍼스 테마진단 그 세 번째로 학내 공연문화의 실태와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들을 담아보았다.

 

 '관객 없는 객석은 이제 그만'

 

   
 

 안산캠퍼스 언론정보대 음악동아리 '음동'의 임철기(언정대·광홍과3) 군은 "학생들이 공연에 참여적이지 못하다."며 "공연이 있을 때 주변 아는 사람들에게 보러오라고 사정하는 것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서울캠퍼스 연극동아리에서 활동중인 김 아무개 양 역시 "관객이 없는 객석을 바라보면 속상하고 한심할 때도 있다."며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동아리 활동에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라고 참여 부족의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 같은 참여부족의 원인에 대해 서울캠퍼스 애국한양문학예술학생연합(이하 애문연) 의장 김세은(공대·도시과3) 양은 "록이나 댄스 동아리들은 사람이 점점 많이 모인다지만 문학, 탈 동아리 같은 곳은 정반대의 상황을 겪고 있다."며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쳐가는 느낌"이라 분석했다. 서울캠퍼스 31대 부총학생회장 당선자 홍성택(공대·도시과3) 군은 "학생들의 수준은 문화 기획자들이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며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구체화가 쉽지 않지만 월드컵과 촛불시위 등을 볼 때 응집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비단 본교뿐이 아닌 대학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은 과거에 비해 학생 개개인의 관심 분야가 다양화되고 문화생산 주체들이 이들과의 접점을 찾는데 실패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저항'의 한 형태로 자리했던 각종 문화·예술활동은 생산의 의도와 이념이 분명했던 만큼, '관람' 또한 집체적인 단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사회참여의 이념적 성향이 쇠퇴하고 다양한 문화적 관심과 지향이 점철된 오늘날의 캠퍼스에서 '신념'을 위한 '관람'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와 맞물려 각 동아리들의 정체성 상실과 넉넉지 못한 재정 역시 이러한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문화컨텐츠 시대, '헝그리 정신'이 웬 말

 

 서울캠퍼스와 안산캠퍼스의 중앙동아리 수는 각각 83개와 59개. 여기에 단과대학의 동아리까지 포함하면 각각 1백 50여 개와 90여 개로 늘어난다. 그러나 이들이 받는 지원금은 서울캠퍼스의 경우 매 학기당 20만원이고 안산캠퍼스의 경우 매학기 17만원을 정기적으로 지원 받는다. 그러나 최근 물가를 고려할 때 이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현실이며 나머지 부분은 동아리 구성원들이 각출하여 마련하는 것이 보통이다. 축제 때마다 주점이 횡행하는 내면에는 재정이 열악한 동아리들이 수입을 마련하기 위해 너도나도 나서는 탓이라는 후문도 있다.

 

   
 

 공연시설 부문에 있어서 본교의 경우 아주 열악한 상황은 아니지만 학생들에게는 아쉬움이 많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내년 2월 완공 예정인 노천극장을 비롯해 학생회관 콘서트홀과 직녀관 소극장, 종합체육관의 한양예술극장, 백남음악관 등이 있으며 야외공간으로 한마당, 본관 앞 광장, 종합운동장 등이 있다. 안산캠퍼스 역시 노천극장, 호수공원, 소극장, 콘서트홀, 백남학술관 등의 공연시설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서울캠퍼스의 한양예술극장은 연극영화학과 전용 연습실로, 백남음악관은 음대와 학교의 대규모 행사를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어 대여가 쉽지 않으며, 안산캠퍼스의 백남학술관 역시 학교 행사로 인해 일년 내내 분주한 실정이다.

 

 이러한 재정·시설 측면의 문제 해결에 있어 서울캠퍼스 부총학생회장 홍성택 군은 "동아리들의 어려운 상황을 돕기 위해 '예산자치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학생회비의 10분의 1을 지원금으로 따로 책정하여 문화활동을 돕겠다."라고 말했다. 안산캠퍼스 동아리연합회 회장 곽애선(언정대·신방과4) 양은 "공연지원금이 현재는 5-15만원 수준인데 내년엔 그 폭을 더 넓히는 방향으로 하겠다."며 재정지원 확충을 이야기했다.

 

 공연시설 문제에 대해서 홍 군은 "학내뿐만 아니라 동문회관에도 소극장이 마련되어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많은 동아리들이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지난해 축제나 애한제의 경우 좋은 시간, 좋은 장소에 대한 경쟁이 치열했다. 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다양한 공간을 고민한다면 해결책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양 역시 "콘서트홀에선 음악관련 행사를, 소극장에선 연극관련 행사를 나눠 진행한다면 어려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들만의' 리그, 그래도 우리는 즐겁다

 

   
 

 학생지원과에 의하면 이러한 학내 각종 공연물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관심이 지극히 낮아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각 동아리들의 공연 및 학술행사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매년 공연관련 행사만 1백 여건에 달하고 여기에 학술 및 소규모 동아리 행사까지 합하면 3백 여건에 이른다. 파편화된 다양성이 관객층의 관심과 무관하게 생산 그 자체를 통해 직접적인 만족과 성취감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문화생산자와 수용자의 구분이 없는 프로슈머의 논리는 캠퍼스 문화시장에도 적절하게 적용된다.

 

 지금의 대학문화에 대해 문화평론가 권경우씨는 "지금의 대학은 80년대의 무거움과 90년대의 가벼움 그 어느 것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지금은 잃어버린 일상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개념을 정립, 자발적인 활동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개성이 다양해진 만큼 개개인이 그것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할 때 지금의 대학문화는 훨씬 더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21세기의 대학문화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이 문화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따로 존재하는 시대가 아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마추어리즘을 근간으로 더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한다면 지금의 대학문화는 한층 더 풍성해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획취재팀 weeklyhanyang@ihanyang.ac.kr
사진 : 이재룡 학생기자 ikikata@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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