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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 17

[학술][우수R&D] 김한수 교수, 성층권에서 사용 가능한 무인 항공기 이차 전지 개발 도전

김한수 공과대학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성층권에서 운항할 무인 항공기의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다. 김 교수는 국방 미래도전기술의 한 과제로 ‘황화물계 전고체 기반 무음극 고에너지 밀도 2차전지 시스템’을 진행 중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성층권에서 운항할 수 있는 무인 비행기를 개발 중이다. 성층권은 구름과 비바람 같은 날씨 제약을 받지 않는 곳으로 무인 비행기가 장시간 머물 수 있다. 무인 항공기가 연료 공급을 위한 착륙 없이 계속 비행한다면 전파 교신과 항공 촬영 등 적은 비용으로 인공위성의 역할도 대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전 세계가 성층권 드론 운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김한수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개발에 착수한 무인 항공기 배터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 교수는 무인 항공기의 연료인 배터리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지난달 착수했다. 성층권 무인기는 낮에 태양전지로 전기를 공급받고 밤에는 낮에 비축한 전기를 이차 전지에서 공급받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이차 전지란 충전해서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를 일컬으며 휴대 전화, 노트북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용 전지와 대체에너지의 저장 플랜트 등 반도체 못지않은 주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두 가지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 영하 70도인 성층권의 극한 환경에서도 잘 작동해야 하며, 일몰 이후부터 해가 뜰 때까지 충전 없이 장시간 운전 가능해야 한다. 휴대 전화가 겨울이 되면 곧잘 꺼지고 금방 방전되는 것을 생각하면 도전적인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이차 전지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김 교수는 고체 전해질을 이용하는 전고체 전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전고체 전지는 액체 전해질 전지보다 작동 온도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전고체 전지의 에너지 밀도는 기존 이차 전지에 비해 낮아 고밀도화를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 배터리의 전극 물질로 에너지 밀도가 높은 금속을 사용하면 된다. 지구상 존재하는 원소 중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을 음극으로 배치하면 되지만 연소 위험이 커서 비행기에 사용할 수 없다. 김 교수는 무음극화를 통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한수 교수는 "개발 중인 극저온 구동 전지 기술이 훗날 실생활에서도 사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가 성공하면 450Wh/kg의 에너지 밀도를 지닌 극저온 구동 전지가 개발된다. 김 교수는 “지금은 개발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훗날 이 기술이 상용화돼 실생활에서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그는 이어 “군용과 다르게 민간용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조정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 과제 이후의 계획을 전했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2020-02 09

[학술][이달의 연구자] 최승원 교수, 유럽 상용 무선기기 출시 지침 표준화 이끌다

유럽 시장에는 상용 무선기기를 출시하기 위한 지침이 존재한다. 한양대 통신 신호처리 연구실을 이끄는 최승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유럽의 개정된 무선 장비 지침의 조화 표준을 만들고 있다. 표준화 과정에서 관련 기술 개발도 이뤄지는 중이다. 기술의 특허화로 얻는 로열티도 눈길을 끈다. 최 교수 연구팀의 유럽 무선 장비 지침 관련 표준화 연구에 대해 알아봤다. ▲최승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유럽 무선 장비 지침의 표준화 활동에 힘쓰고 있다. 유럽 시장에 상용 무선기기를 출시하기 위해선 지켜야 할 지침이 있다. 유럽 의회에서 지정한 규율인 무선 장비 지침(RED; Radio Equipment Directive)이다. 무선 장비 지침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요구사항을 담고 있어 해당 지침에 따라 규제하기 어렵다. 유럽 의회는 이를 해결하고자 무선 장비 지침 조항에 대응되는 조화 표준(harmonised standards)을 제정 중이다. 무선기기 제조사들은 유럽 시장에 무선기기를 판매하기 위해 자사 제품을 조화 표준이 요구하는 스펙에 충족시켜야 한다. 최근 무선 장비 지침이 개정됐다. 소프트웨어 재구성, 개인 프라이버시와 보안 관련 조항들이 추가됐다. 최 교수 연구팀은 유럽 통신 표준화 기구(ETSI; European Telecommunications Standards Institute) 기술 위원회인 RRS(Reconfigurable Radio Systems)의 회원들과 함께 해당 지침과 관련된 표준화 활동을 진행했다. 새롭게 추가된 조항들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특히 표준화 활동을 통해 소프트웨어 재구성이 가능한 무선기기의 아키텍처 및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현재 최 교수 연구팀은 개발한 표준안이 무선 장비 지침의 소프트웨어 재구성과 관련한 조항과 대응되는 조화 표준으로 채택되게 노력 중에 있다. 연구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1단계 표준화 작업을 지난 2017년 1월 모두 끝냈지만 제조사들 반응은 좋지 않았다. 여러 무선기기 제조사에 기술을 소개했으나 대부분 회의적이었다. 한양대 통신 신호처리 연구실이 완성한 조화 표준이 유럽 무선 장비 지침 표준 문서로 채택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해당 표준이 국제 표준이 되면 국내외 모든 제조사가 꼭 지켜야 하는 강제 표준이 된다. 많은 제조사가 최 교수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과 관련 표준을 꼭 준용해야 함을 뜻한다. 이번 연구는 기술·법적 절차·금전 등 다방면에서 봤을 때에도 의미가 크다. 최 교수 연구팀은 표준문서를 만들 때 개발한 핵심 아키텍처와 관련 인터페이스들을 특허화해 표준문서에 반영했다. 유럽 의회가 최 교수 연구팀의 표준안을 조화 표준으로 채택할 경우, 무선기기 제조사들은 최 교수 연구팀이 특허화한 기술들로 무선기기를 만들어야 한다. 무선기기 제조사들은 최 교수 연구팀에게 특허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최 교수의 표준화 활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 교수는 “유럽 의회가 오는 4월 조화 표준을 결정한다”며 “연구팀에서 만든 표준 문서들이 조화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해당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도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 정연 기자 cky6279@hanyang.ac.kr

2020-01 27

[학술][우수R&D] 양현익 교수, 친환경 에너지 그린펠릿 생산기술 개발

대체 에너지와 쓰레기 처리는 현재 환경 문제의 양대 산맥이다. 양현익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는 긴 시간 연구를 통해 유기폐기물을 연료로 전환하는 장비와 공정을 실현하고 있다. 환경부 공시에 따르면 올 설 연휴 서울의 초미세먼지가 대기환경기준을 넘어선 날은 4일 중 이틀이다. 정부의 미세먼지 조절 정책으로 많은 발전소가 없어지거나 압박을 받는다. 한국동서발전㈜의 당진화력은 압박받는 석탄화력발전소 중 하나다. 양 교수는 당진화력에 1단계로 1t 규모의 시제품, 최종적으로 100t 규모 유기폐기물 연료화 장치의 설계와 제작을 맡았다. 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 시 매연을 잡고 화력을 키우기 위해 나무를 총알 모양으로 뭉친 펠릿을 같이 태운다. 펠릿은 잘 탈 수 있는 좋은 소재의 나무들로 만들어야 하기에 인도네시아산과 필리핀산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양 교수 연구팀은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폐목재들을 이용한 고효율 펠릿을 만드는 연구를 실행했다. 양 교수 연구팀은 쓰레기를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그린펠릿이라 이름 지었다. 연구는 최강일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와 함께 진행한다. ▲각 소재별로 그린펠릿을 만들었을 때의 열량과 탄소함량이다. 양현익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의 연구팀은 모든 종류의 유기폐기물을 연료화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하고 있다.(양현익 교수 제공) 양 교수팀은 폐목재뿐만 아니라 하수 슬러지와 음식물 쓰레기 등 종류와 관계없이 유기폐기물을 연료로 만들 수 있는 그린펠릿 제작 설비를 목표하고 있다. 양 교수는 “연료로 만드는 원리는 모두 같아서 가축의 분뇨도 연료화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펠릿이 유용하려면 연료화 과정이 경제적이어야 하고, 펠릿이 열량을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동서발전에서 사용 중인 하수 슬러지와 폐목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양 교수 연구팀의 그린펠릿은 기존의 수입 목재 펠릿보다 매연이 적고 저렴하며 열량은 더 높다. 양 교수는 “수입 목재 펠릿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서 제대로 된 연료를 만들고자 했기에 수입 펠릿보다 월등한 열효율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양 교수팀이 제작하는 설비는 수열탄화 기술을 이용한다. 탄화기술은 탄소 성분을 압축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크게 건식과 수열 방식이 있는데, 건식은 장작을 숯으로 만드는 과정과 같다. 탄소 밀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 완벽히 연소하지 않은 부산물들이 나온다. 건식 방식에서는 공기 중으로 퍼져가는 부산물의 포집이 어려워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반면 수열탄화기술을 이용하면 부산물들이 물속에 녹아들어 처리와 환원이 쉽다. 실제로 그린펠릿 설비가 운용되려면 프로세스의 경제성, 열량, 소재 혼합비율과 더불어 촉매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수열탄화 과정 시 필요한 온도와 압력 조건을 낮추는데 촉매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현익 교수는 당진화력의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쓰레기를 이용한 에너지 설비를 개발 중이다. 양 교수의 설비 개발은 1년 3개월의 사전 검증을 거쳐 지난해 11월 본격 돌입했다. 현재는 1t 규모의 설비를 만들어 운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2년 후엔 실제로 당진화력에 들어갈 100t 크기의 설비를 설계할 예정이다. 양 교수는 이번 연구를 성공리에 마치면 시스템을 미얀마에도 이식해주고자 한다. 그는 “그린펠릿은 모든 국가에 필요한 기술”이라며 “환경 문제는 한 국가에서만 해결한다고 극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쓰레기와 하수 등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은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앞서고 있다. 양 교수팀의 이번 개발은 대체에너지의 필요성과 쓰레기 처리방안이라는 환경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다. 그뿐만 아니라 수열탄화처리 결과물은 상당한 고순도를 자랑한다. 양 교수는 “탄소의 순도가 높아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광촉매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어 환경 문제에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할 전망이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사진/ 김주은 기자 coram0deo@hanyang.ac.kr

2020-01 27

[학술][우수R&D] 송지훈 교수, 교육복지 정책 로드맵을 그리다

문∙이과 통합, 자사고 폐지와 무상 급식은 근래 뜨거웠던 교육 문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학 진학률 1위인 만큼 교육에 관심이 크다. 그만큼 교육복지 정책도 뜨거운 감자다. 교육복지 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책을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 송지훈 교육공학과 교수는 교육복지 정책의 근거를 찾고 파급효과를 예상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교육부는 전국 약 10개의 정책 중점 연구소를 지정해 학교폭력 방지와 사교육 정책 등의 연구를 돕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013년 한양대 사범대학 소속 교육복지 정책 중점 연구소(이하 교복연)에 학교 중심 교육복지 실행방안 연구를 맡겼다. 총 9년으로 계획된 이 연구는 3년씩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지난 2019년 10월 16일 3단계 2차연도(8년 차)를 맞이했다. 송 교수가 교복연 소장으로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 송지훈 서울캠퍼스 교육공학과 교수는 한양대 사범대학 소속 교육복지 정책 중점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교복연은 1년 동안 2개의 기본연구과제와 4개의 수시연구 과제를 포함헤 총 6개의 연구를 진행한다. 기본 연구와 수시연구는 각각 교육 상향평준화와 같은 중장기 과제와 교복 무상화와 도서 지역 여교사 성추행 사건 등 긴급하게 처리해야할 문제를 다룬다. 송 교수는 “정책의 옳고 그름이 아닌 정책을 실현할 방법과 근거,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연구하는 게 팀의 연구 방향”이라고 전했다. 교복연은 신진연구자들을 발견해 그들을 지원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로 6명의 석∙박사 학생들이 연구의 참여하며 교육공학자나 교육 연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 교수는 연구에 앞서 교육복지의 개념을 정립할 필요성을 느꼈다. 우선 교육복지를 사회복지 안에 포함해야 하는지, 독립적으로 다뤄야 하는지 모호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교육 복지를 담당하는 기관이 너무 많아서 효율적인 지원이 어려웠다. 송 교수는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어주는 것”을 교육복지로 정의하며 작년 3단계 1차연도에 교육 복지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다. 교복연은 교육복지의 정의와 대상, 지원금의 출처와 분배, 수혜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 종류 등을 정립했다. 더 나아가 교육복지에 관련된 모든 기관에서 실태조사를 한 뒤, 중복되거나 누락된 영역을 메꿨다. 이를 통해 지자체별 수평 비교를 통해 교육복지가 열악한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1차연도에 수립한 교육 복지 계획을 적용시킬 방법을 고안 중이다. 교복연은 교육 복지 실천 수준을 측정하는 도구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송지훈 서울캠퍼스 교육공학과 교수는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업능력이 아닌 학업능력의 선행요인을 먼저 고려해야 하죠. 아이들에게 관심과 눈길을 한 번 더 주는 것이 교육격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이 학업능력도 좋습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서 학교뿐만 아니라 부모, 정부가 아이에게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송 교수는 교육 복지 제공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도 꿈꾸고 있다. 교육 복지는 학습, 정서, 신체, 문화진흥 4가지 영역을 다룬다. 단순한 물량 지원만으로는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 송 교수는 교육 복지 우선 지정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토요일마다 아이들과 함께 운동한 결과, 아이들의 일탈이 줄어들고 학업능력이 향상한 일화를 예로 들며 관계와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글/ 윤석현 기자 aladin@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

2020-01 20

[학술][이달의 연구자] 신경훈 교수, 생태환경진단 열쇠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기술 개발

생물체 내 원소들의 안정 동위원소비는 생태계 먹이망과 물질의 기원 등 다양한 생태 환경 정보를 담고 있는 보물과 같다. 신경훈 ERICA캠퍼스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술 개발의 선두주자다. 다양한 원소의 안정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면 각 동위원소의 상대적 존재 비를 통해 물질의 기원과 환경 변화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생태·환경과학 영역부터 기후변화, 과학수사와 같은 첨단 융합 학문에도 활용 가능하다.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술 개발 및 활용 분야의 미래가 기대된다. ▲신경훈 해양융합공학과 교수가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원소는 핵에 중성자가 추가되어 있는 고유한 안정 동위원소들을 가진다. 예를 들어 질소(원자번호 7, 원자량 14; 14N)는 중성자가 하나 추가된 질소 안정동위원소(15N)가 평균 0.4% 존재한다. 같은 원소라고 해서 무조건 같은 동위원소비를 갖는 것은 아니다. 모든 원소는 물리·화학적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동위원소비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변이를 담고 있는 안정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면 보물 같은 정보들이 쏟아진다. 다양한 생태계의 에너지 흐름과 생지화학적 순환 등 수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또한 방사 붕괴를 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에 있어 안전하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신 교수는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을 활용한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그중 금강 하구역 생태환경 관련한 연구가 눈에 띈다. 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녹조 현상의 주범 담수인 남조류는 해수에 살 수 없다. 따라서 금강의 남조류가 하구역과 연안으로 흘러 와 남조류 세포가 죽고 난 후에도 여전히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 유해 물질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 교수는 해당 문제에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금강 하구역 서식 생물체 내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질소 안정 동위원소비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하구역 생태계 각 생물이 생태적 지위별로 마이크로시스틴을 얼마나 축적하고 있었는지도 알아냈다.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의 가장 큰 장점은 앞으로 더욱 많은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기후 및 환경 변화, 생태계 군집 구조 및 생리 변화과 오염 물질 기원 등 유용한 정보가 안정 동위원소비에 기록돼 있다. 농·축·수산물의 원산지 추적을 비롯해 의생명과학과 환경 및 법 과학 수사 등과 같은 다양한 융합 분야에서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법이 사용될 수 있다. 모든 물질이 원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연구 기법은 더욱 많은 분야에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의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을 활용한 연구를 국제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특히 분자화합물 수준의 질소 안정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는 기술은 국내 최초이며 독보적이다. 신 교수의 명성 뒤에는 부단한 노력과 고충이 숨어있었다. 신 교수는 “아미노산의 질소 동위원소비를 분석하기 위해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처음 시도하는 부분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미량의 원소에 대해 안정적으로 동위원소비를 분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파악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분자화합물 수준의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법의 활용 가능성은 크다. 신 교수는 “우리 연구실에서 개발하는 첨단 안정 동위원소비 분석 기법을 활용해 많은 연구자들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시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글/ 정연 기자 cky6279@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

2020-01 06

[학술][이달의 연구자] 배상수 교수,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 규명하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Adenine Base Editor)는 유전자 염기서열 중 특정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바꾸기 위해 개발됐다. 배상수 서울캠퍼스 화학과 교수는 아데닌에만 작용해야 할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사이토신(C)을 잘라낸다는 문제점을 최초 발견했다. 모든 생물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의 정보를 통해서 세포와 단백질 등을 만들어낸다. 생물은 자신의 개체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야 한다. 간혹 특정 유전자에 오류가 있다면 의도하지 않은 물질이 생성돼 암과 같은 질병으로 이어진다.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DNA)의 일부를 잘라내거나 교정하는 도구로서 사람에게 질환을 일으키는 DNA의 제거 등 의학계 활용도가 높게 평가되는 기술이다.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유전자 연구 및 실험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기존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는 DNA의 두 가닥을 모두 잘라낸 후 세포 내의 DNA 수선 기작(DNA의 절단된 부분을 세포 스스로 복구)을 이용했다. 이와 달리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가이드RNA(표적 DNA를 인식하는 유전물질)를 기반으로 DNA 이중나선을 절단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아데닌 염기 하나만을 바꾸는 정교함을 자랑한다. 가이드RNA는 20 베이스(RNA의 길이 단위, Nucleotide)의 염기서열로 이루어져 목표하는 DNA 염기의 위치를 높은 확률로 찾아간다. ▲배상수 서울캠퍼스 화학과 교수는 아데닌(A)에만 작용해야 할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사이토신(C)을 잘라낸다는 문제점을 찾았다. 인간의 게놈 지도가 밝혀진 후 DNA를 바꾸기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개발한 건 불과 7년이 채 안 된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지난 2017년 개발돼 2년 째 사용 중이다.사용되기 시작한 기간은 2년이다. 지금까지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정확성을 입증하는 논문들은 발표됐지만 해당 도구가 지닌 특징과 문제점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배 교수 연구팀은 기초과학연구원(IBS)과 공동 연구를 통해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문제점을 최초로 찾아내 지난해 9월 24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온라인판에 실었다. 이번 연구는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특성을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 특정 조건에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아데닌이 아닌 사이토신을 교정한다는 사실의 발견으로 새로운 파생연구들이 가능해졌다. 유전자가위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이토신 이외의 유전체 교체나 사이토신을 교정하는 유전자가위로의 용도 전환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배 교수는 유전자가위를 ‘새로 출시된 부엌칼’이라고 빗대며 "이번 연구는 칼날이 조금 휘어진 것을 발견한 것이며 파생연구는 이 특징을 활용하거나 고치는 것”이라 전했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사이토신 치환 모식도. 배 교수는 특정 조건에서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Adenine Base Editor)가 아데닌(A)이 아닌 사이토신(C)을 잘라내는 현상을 발견했다. (배상수 교수 제공) 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DNA 5’말단에서부터 티민(T) 다음으로 사이토신(C)이 온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위 그림처럼 5‘-TCC-3’와 같이 사이토신이 두 개 이상일 때 사이토신을 티민과 구아닌 같은 다른 염기로 정교하게 교체할 수 있다. 배 교수 연구팀은 현재 오류를 없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만드는 연구와 사이토신 가위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사실로 유전자가위가 보정되면 염기 하나를 바꿈으로써 농산물 생산량을 증가키길 수 있고 사람 질병을 치료하는 등의 가능성이 열린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8년 3월에 시작해 1년 반 동안 진행됐다. 배 교수 연구팀의 한 연구원이 아데닌을 교체하기 위해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사용하자 아데닌이 아닌 사이토신이 바뀐다고 배 교수에게 보고했다. 배 교수 연구팀은 실수나 우연으로 치부하지 않고 의구심을 품었다. 동일 조건을 반복해서 실험한 결과 특정 경우만 사이토신이 바뀌는 규칙성을 짐작했고 연구를 거듭한 결과 염기교정 유전자가위 자체의 문제점을 밝힐 수 있었다. 배 교수는 “단순한 실험 실패라고 넘길 수 있는 사건에서 의문점을 가지고 파고드는 태도가 중요했다”고 전했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사진/ 김주은 기자 coram0deo@hanyang.ac.kr

2019-12 30

[학술][이달의 연구자] 안강호 교수, 드론으로 미세먼지 흐름 파악하다

나들이가 어려운 날이 많아지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13일 2015년 이후 서울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76㎍/㎥를 넘는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석탄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계절 관리제를 시행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에 힘쓰고 있다. 이때 미세먼지의 움직임, 원인과 분포를 알아야 효과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안강호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는 드론으로 미세먼지 생성 원인을 파악하고자 한다. ▲안강호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는 드론으로 미세먼지 생성 원인을 파악하고자 한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난 2013년 10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미세먼지에 관한 관심이 급증했다. 크기를 기준으로 미세먼지는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미세먼지는 톱다운(top-down)방식과 보텀업(bottom-up)방식을 통해 생성된다. 톱다운은 큰 물질에서 작은 물질로 변하는 과정이다. 바위에서 자갈로, 자갈에서 모래로 변하는 과정으로 보통 분자 단위까지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덜 유해하다. 반면 보텀업은 분자들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크기가 커지는 방식이다. 초미세먼지로 분류되는 PM0.1~1 크기로 성장하기 때문에 폐 안까지 들어갈 수 있다. ▲ 28일 동안 미세먼지에 노출된 쥐의 림프 사진(왼쪽)과 그 후 90일 동안 깨끗한 공기를 마신 쥐의 림프 사진. (안강호 교수 제공) 폐는 배출 기능이 부족해서 폐에 침투한 미세먼지가 배출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안 교수는 쥐를 28일 동안 미세먼지에 노출한 뒤 90일 동안 깨끗한 공기를 마시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90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림프 안에서 미세먼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 교수가 제작한 계측장비(왼쪽)와 풍선에 장착한 초기 모델. (안강호 교수 제공) 안 교수는 시시각각 변하는 미세먼지의 흐름을 파악하고 효율적인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 측정 장비는 규모가 커서 실험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밖에서 표본을 채취해 실험실에서 표본을 연구하는 방식은 변화가 심한 대기환경을 파악하기 힘들다. 이뿐 아니다. 관측소 대부분이 지상에 위치해서 상공의 대기환경을 파악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안 교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측장비를 소형화했고 고도에 따른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장치를 풍선에 매달았다. 풍선 모델은 풍선을 잡아주고 데이터를 받아주는 사람 등 많은 인력이 필요했고 넓은 범위를 측정하기 힘든 단점이 있었다. 안 교수는 드론을 이용하여 단점을 극복했다. 드론은 미세먼지의 농도와 풍속, 풍향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단위 시간당 미세먼지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항만 지역의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드론. (안강호 교수 제공) 안 교수는 평택 공업단지, 고속도로변, 항만 지역과 농촌지역에 드론을 띄울 계획이다. 공업단지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먼지뿐만 아니라 배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먼지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드론 추락 위험 우려에 “새로운 기술에 대해 어떤 이는 두려움을 가지고 어떤 이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며 "객관적인 시선으로 새로운 기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드론을 통한 미세먼지 측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글/ 윤석현 기자 aladin@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

2019-12 16

[학술][이달의 연구자] 김종호 교수, 다기능성 나노 촉매 개발로 환경문제 해결의 길 열다

김종호 ERICA캠퍼스 재료화학공학과 교수는 다기능성 나노 촉매 PdO@WO₃(PdO on WO₃)와 해당 물질의 합성법을 개발했다. 기존 학계에 보고된 사례가 없는 PdO@WO₃는 광촉매뿐만 아니라 전기화학 촉매의 역할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 ▲김종호 ERICA캠퍼스 재료화학공학과 교수는 광촉매/전기화학 촉매 기능을 하는 PdO@WO₃ 합성법과 해당 소재를 개발했다. 김 교수가 개발한 PdO@WO₃은 촉매 특성을 가진 PdO 나노 클러스터를 얇은 산화텅스텐(WO₃) 반도체 막에 도입한 형태다. 이렇게 개발한 나노소재는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광촉매 역할을 수행하며 탄소-탄소 결합반응을 효과적으로 촉진한다. 해당 소재는 음극 반응 중 하나인 산소 환원 반응을 활성화하는 전기화학 촉매 기능도 가지고 있다. PdO@WO₃는 여러 분야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암제를 비롯한 의약품을 만들 때 탄소-탄소 결합(두 벤젠 고리의 연결 등)이 필수적이다. 이때 팔라듐(Pd)의 광촉매 작용이 필요하다. 기존 방식은 용액에 팔라듐을 균일 혼합물로 섞어 화학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회수가 거의 불가능했다. 반면 김 교수가 개발한 소재를 이용할 경우 불균일 혼합물이 돼 온전한 회수가 가능하다. 회수된 나노 소재는 여러 번 재사용해도 촉매 활성을 유지했다. 팔라듐은 금보다 비싼 희귀광물 중 하나로, 나노 소재의 재사용 가능성이 의약품 단가를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광물 채굴은 환경파괴의 한 종류로 팔라듐 소재의 재사용은 환경문제도 해소한다. 현재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는 낮은 효율과 폭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차세대 배터리로 금속-공기 전지가 각광받고 있다. PdO@WO₃를 음극 전기화학 촉매로 사용해 만든 아연-공기 전지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폭발성은 없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내연 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전기차 개발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a)PdO@WO₃ 나노 소재를 광촉매로 사용해 진행된 탄소-탄소 결합반응에 대한 모식도. b) PdO@ WO₃ 나노 소재를 전기화학촉매로 이용해 진행된 산소 환원 반응(ORR) 결과. (김종호 교수 제공) 이번 연구(논문명 'Ultrathin WO3 Nanosheets Converted from Metallic WS2 Sheets by Spontaneous Formation and Deposition of PdO Nanoclusters for Visible Light-Driven C-C Coupling Reactions')는 실험 실패를 통한 발견으로 이뤄졌다. 김 교수는 본래 도체성 WS₂ nano sheet로부터 반도체성 WS₂ nano sheet를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지만, 의도와 다른 물질인 WO₃가 계속 생성됐다. 그는 해당 물질을 분석하고 여러 실험을 이어간 결과 다기능성 소재인 PdO@WO₃를 발견했다. 이후 김 교수는 합성 원리를 규명하고 촉매 소재로 응용해냈다. 김 교수는 “실패라고 생각했던 결과로부터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발견했다”며 “우리 학생들도 실패를 두려워하는 대신 그 속에서 새로운 배움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원래 의도한 실험의 실패로 1년, PdO@WO₃의 분석과 규명으로 2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김 교수의 연구실(클릭 시 이동)은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나노 촉매 소재 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다기능성 PdO@WO₃ 합성법 및 광촉매/전기화학촉매 응용 기술'에 대한 원천 특허를 확보했고 광촉매 연구를 학술지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PdO@WO₃를 금속-공기 전지에 응용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투고할 예정이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

2019-12 09

[학술][우수 R&D] 김희진 교수, 조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위한 새로운 치료제 고안

김희진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교수는 조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치료하는 약 BAN 2401 임상연구로 알츠하이머병 극복에 한 걸음 다가갔다. BAN 2401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한다. 본격적으로 병이 진행되지 않은 조기 환자에게 BAN 2401을 투여할 경우 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또 다른 길을 열고 있는 김 교수를 만났다. ▲ 김희진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교수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인 BAN 2401을 설명하고 있다. 몸에는 단백질의 원료인 아미노산이 있다. 대체로 바른 아미노산 간의 결합은 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들지만 잘못된 아미노산의 결합은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생성한다. 바로 비정상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큰 원인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다. 뭉친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신경 세포들의 이동 통로를 차단한다. 해당 과정에서 뇌세포는 소멸하고 이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연결된다. BAN 2401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극복할 수 있다. BAN 2401은 실타래처럼 엉킨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선별적인 결합을 통해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한다. 특히 BAN 2401은 아직 병이 진행되지 않은 조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큰 효력이 있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은 맞지만, 질환이 진행된 이후에 약을 공급할 경우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이전, 단기기억력만 떨어진 환자들에게 약을 투여했다”며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단기기억력이 떨어졌던 환자들의 기억력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아밀로이드 단백질도 대부분 제거됐다. ▲ 김희진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신약 관련 임상시험인 만큼 여러 항목의 조건부 실험을 진행했다. 공개연장, 위약 대조, 이중 눈가림 등 다양한 조건이 존재했다. 공개연장은 일정 기간 동안 환자가 모르게 약을 투여하고 해당 기간이 지난 후 약을 공개함과 동시에 투약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위약 대조는 실험 환자들에게 50:50의 확률로 진짜 약과 가짜 약을 제공해 결과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이때 기존의 약은 동일하게 투여된다. 끝으로 이중눈가림은 현재 실험자들에게 어떤 약이 투여되고 있는지 의사와 환자 모두 알지 못함을 의미한다. 알츠하이머병의 해결은 사회적 시선에서 봤을 때도 청신호다. 병 특성상 환자 한 명당 평균 3명의 간호가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주변인들의 일상생활과 직업능력을 저하시킨다. BAN 2401 약을 통해 많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긍정적 변화가 생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인구가 감소하면 그만큼 환자를 관리하는 인력들도 절약돼 경제적 및 사회적 효과도 상당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 정연 기자 cky6279@hanyang.ac.kr 사진/ 김주은 기자 coram0deo@hanyang.ac.kr

2019-12 02

[학술][이달의 연구자] 김래영 교수, 전력 마이크로그리드와 직류 전력망으로 에너지 효율 높이다

책과 아날로그 시계 못지 않게 태블릿PC와 스마트워치를 자주 볼 수 있다. 주변 사물들이 전자기기로 변하면서 전원과 에너지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김래영 서울캠퍼스 전기·생체공학부 교수는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생산, 저장, 전송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수소차와 스마트폰이 각각 수소 전지와 리튬 이온 전지를 사용하는 것처럼 모든 전자기기는 각자 알맞은 형태의 전원 장치가 필요하다. 김래영 교수가 연구하는 전력전자학은 주파수와 전압·전류의 크기를 조절해 전기 에너지의 효율적인 변환과 제어를 다룬다. ▲ 김래영 서울캠퍼스 전기·생체공학부 교수가 최근 연구 중인 마이크로그리드와 직류 전력망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김 교수가 최근 연구하는 분야는 마이크로그리드와 직류 전력망 시스템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여러 개의 분산형 전원을 이용해 개인적이고 국소적인 전력 공급 및 저장 시스템을 갖춘 형태를 말한다. 기존 전력 시스템은 원자력과 화력 발전소와 같은 대규모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송·배전망을 거치기 때문에 전력 손실을 초래한다. 김 교수는 레고-블록형 스마트 전력전자 플랫폼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 구축하고 있다. 기존은 시스템 규모에 맞게 전력 플랫폼을 개발해야 했다. 레고-블록형 플랫폼은 전력망 규모에 맞게 마이크로그리드를 병렬 연결할 수 있어 다양한 크기의 발전소를 제작할 수 있다. 전기 수요가 높은 부근에 발전소를 구축한다면 전송에 따른 손실도 줄일 뿐 아니라 부지 제약도 줄 일 수 있다. ▲레고-블록형 전력전자 플랫폼을 병렬 연결함으로써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할 수 있다. (김래영 교수 제공) 김 교수가 연구 중인 직류 전력망은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전력망은 교류 에너지로 구성돼 있다. 에디슨의 직류보다 테슬라의 교류 전력이 전송 효율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기기는 대부분 전원이 직류다. 직류 전력망에선 교류를 직류로 변환하는 과정이 없어 전력 손실이 적다. 김 교수는 "지금은 반도체 기술을 통해 교류를 직류처럼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가 연구하는 전력전자 기술은 전기자 충전소에서부터 무선전력전송까지 다양한 세상을 그릴 수 있다.김 교수는 “전력전자 기술뿐만 아니라 공학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새롭고 멋진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글/ 윤석현 기자 aladin@hanyang.ac.kr 사진/ 김주은 기자 coram0deo@hanyang.ac.kr

2019-11 21

[학술][우수 R&D] 황승준 교수, IC-PBL로 중소기업 경영 컨설팅 선도인력 양성하다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는 한국의 많은 기업을 무너뜨렸다. 당시 국내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외국계 컨설턴트 회사에 자문했다. 20년이 넘게 흘렸다. 지금은 세계가 한국에 고속성장을 이룬 방법을 묻는다. 황승준 ERICA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는 한양대학교 지식서비스 연구소장을 맡으며 한국 성공 사례들을 체계화해서 다른 나라에 컨설팅을 제공하고자 한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0월 한양대 지식서비스 연구소를 ‘2019년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했다. 지식서비스 연구소는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과 균형적인 국가 경제발전을 목표로 지난 2009년 개소했다. 연구소는 한양대 컨설팅 전문인력 양성과 연구개발(R&D)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산업 연계 문제 기반 프로젝트 수업(IC-PBL:Industry-Coupled Project(Problem)-Based Learning)을 개발 및 운영하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해외 인턴십을 진행하고, 21건의 경영 컨설팅 방법론을 개발하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황승준 ERICA캠퍼스 경영학부 교수가 경영 컨설팅 인력 양성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황 교수가 진행한 ‘4차산업혁명 시대 중소기업 컨설팅 인력 양성을 위한 IC-PBL 교육 방법 연구’는 우수한 경영 컨설팅 인력을 양성해 중소기업이 급변하는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황 교수는 “데이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수익 구조를 만드는 기업이 승리한다”며 “하지만 중소기업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기술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 산업 연계 문제 기반 프로젝트 수업(IC-PBL:Industry-Coupled Project(Problem)-Based Learning) 의 MECA 모델. 한양대 지식서비스 연구소는 기존 C(문제 해결형)방식에서 M(현장 통합형)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IC-PBL 센터 제공) 지식서비스 연구소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의 IC-PBL 중 현장 중심적인 성격에 경험 지향적인 성격을 접목했다. 동시에 교육방식 체질도 개선했다. 지식서비스 연구소 IC-PBL의 핵심 목표는 ▲오래된 외국 사례를 새로운 국내 사례로 대체 ▲이론 위주의 교육에서 현장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 ▲ 대기업 중심에서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황 교수는 “지식서비스 연구소가 컨설팅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에서 중소기업 컨설팅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ERICA캠퍼스 학부 3, 4학년과 대학원생은 다음 학기부터 컨설팅 양성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은 플립-러닝(Flip-Learning, 온라인을 통해 선행학습을 한 뒤 교실에서는 토론식 강의를 진행하는 수업)을 통해 대상 기업과 산업 기초 지식을 습득한다. 수강생들은 상황인식부터 문제 정의, 문제분석, 해결책 제시와 적용까지 총 5단계의 과정을 거치며 기업에 직접 경영 컨설팅을 제공한다. 글/ 윤석현 기자 aladin@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

2019-11 18

[학술][이달의 연구자] 좌용호 교수, 상온 구동 수소·황화수소 가스 감지 센서 개발

가스 감지 센서는 일반적으로 인식 감도를 높이기 위해 히터가 내장돼 있다. 따라서 전력 소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소형화하기도 어렵다. 좌용호 ERICA캠퍼스 재료화학공학과 교수는 히터 없이 상온(25℃)에서 수소(H2)와 황화수소(H2S)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나노소재원천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 좌용호 ERICA캠퍼스 재료화학공학과 교수가 최근 자신의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가스 센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천연가스 사용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가정에서부터 산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가스 폭발사고와 중독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황화수소는 유독 가스로 세포 호흡을 정지시켜 중추신경을 마비시키고 질식을 유발한다. 석유 정제공정과 아교, 피혁 제조공정뿐 아니라 하수처리장과 쓰레기장에서도 발생한다. 해로운 물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한편 수소는 폭발 위험이 있어 가스 유출에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인간의 감각기관은 위험한 가스를 인식하거나 구분하지 못 한다. 이번 연구(논문명 "Facile tilted sputtering process (TSP) for enhanced H2S gas response over selectively loading Pt nanoparticles on SnO2 thin films")를 통해 개발한 가스 센서의 특징은 상온 구동이다. 좌 교수는 가스 농도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화학 저항성’ 센서와 전압을 발생시키는 ‘열화학’ 센서를 개발했다. 두 센서 모두 별도의 히터 없이 상온에서 구동이 가능해 전력 소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열화학 센서는 전압을 공급받아 신호를 읽는 기존 센서들과 달리 가스 감지를 통한 신호 자체가 전압을 발생시켜 이론적으로 전력 소비가 없다. ▲ 수소(H2) 가스 센서에 대한 연구 자료의 일부. 좌 교수는 수소 가스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출력전압이 커지는 센서를 개발했다. (좌용호 교수 제공) 좌 교수는 센서 개발에 그치지 않고 감지장치(센싱) 시스템 전반을 설계했다. 또한 센서 소자의 모듈화와 무선 네트워크를 적용한 스마트 센서까지 직접 제작해 실험했다. 좌 교수는 “가스 감지 시스템은 표준이 없어 객관적인 성능 향상을 입증하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개발된 시스템과 비교할 적절한 대조군이 없어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공인인증을 받아 객관성을 확보했다. 좌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상온 구동 센서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의 센서를 개발했다. 좌 교수는 해당 분야에서만 국내외 10여 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현재 사물인터넷(IoT)의 보편화로 스마트홈과 스마트팩토리 등에 가스 센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좌 교수는 “가스 센서는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이며 “수소와 황화수소 외 다양한 가스 센서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사진/ 이현선 기자 qserakr@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