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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 06

[학술][이달의 연구자] 배상수 교수,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 규명하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Adenine Base Editor)는 유전자 염기서열 중 특정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바꾸기 위해 개발됐다. 배상수 서울캠퍼스 화학과 교수는 아데닌에만 작용해야 할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사이토신(C)을 잘라낸다는 문제점을 최초 발견했다. 모든 생물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의 정보를 통해서 세포와 단백질 등을 만들어낸다. 생물은 자신의 개체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야 한다. 간혹 특정 유전자에 오류가 있다면 의도하지 않은 물질이 생성돼 암과 같은 질병으로 이어진다.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DNA)의 일부를 잘라내거나 교정하는 도구로서 사람에게 질환을 일으키는 DNA의 제거 등 의학계 활용도가 높게 평가되는 기술이다.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유전자 연구 및 실험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기존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는 DNA의 두 가닥을 모두 잘라낸 후 세포 내의 DNA 수선 기작(DNA의 절단된 부분을 세포 스스로 복구)을 이용했다. 이와 달리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가이드RNA(표적 DNA를 인식하는 유전물질)를 기반으로 DNA 이중나선을 절단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아데닌 염기 하나만을 바꾸는 정교함을 자랑한다. 가이드RNA는 20 베이스(RNA의 길이 단위, Nucleotide)의 염기서열로 이루어져 목표하는 DNA 염기의 위치를 높은 확률로 찾아간다. ▲배상수 서울캠퍼스 화학과 교수는 아데닌(A)에만 작용해야 할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사이토신(C)을 잘라낸다는 문제점을 찾았다. 인간의 게놈 지도가 밝혀진 후 DNA를 바꾸기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개발한 건 불과 7년이 채 안 된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지난 2017년 개발돼 2년 째 사용 중이다.사용되기 시작한 기간은 2년이다. 지금까지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정확성을 입증하는 논문들은 발표됐지만 해당 도구가 지닌 특징과 문제점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배 교수 연구팀은 기초과학연구원(IBS)과 공동 연구를 통해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문제점을 최초로 찾아내 지난해 9월 24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온라인판에 실었다. 이번 연구는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특성을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 특정 조건에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아데닌이 아닌 사이토신을 교정한다는 사실의 발견으로 새로운 파생연구들이 가능해졌다. 유전자가위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이토신 이외의 유전체 교체나 사이토신을 교정하는 유전자가위로의 용도 전환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배 교수는 유전자가위를 ‘새로 출시된 부엌칼’이라고 빗대며 "이번 연구는 칼날이 조금 휘어진 것을 발견한 것이며 파생연구는 이 특징을 활용하거나 고치는 것”이라 전했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사이토신 치환 모식도. 배 교수는 특정 조건에서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Adenine Base Editor)가 아데닌(A)이 아닌 사이토신(C)을 잘라내는 현상을 발견했다. (배상수 교수 제공) 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DNA 5’말단에서부터 티민(T) 다음으로 사이토신(C)이 온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위 그림처럼 5‘-TCC-3’와 같이 사이토신이 두 개 이상일 때 사이토신을 티민과 구아닌 같은 다른 염기로 정교하게 교체할 수 있다. 배 교수 연구팀은 현재 오류를 없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만드는 연구와 사이토신 가위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사실로 유전자가위가 보정되면 염기 하나를 바꿈으로써 농산물 생산량을 증가키길 수 있고 사람 질병을 치료하는 등의 가능성이 열린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8년 3월에 시작해 1년 반 동안 진행됐다. 배 교수 연구팀의 한 연구원이 아데닌을 교체하기 위해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사용하자 아데닌이 아닌 사이토신이 바뀐다고 배 교수에게 보고했다. 배 교수 연구팀은 실수나 우연으로 치부하지 않고 의구심을 품었다. 동일 조건을 반복해서 실험한 결과 특정 경우만 사이토신이 바뀌는 규칙성을 짐작했고 연구를 거듭한 결과 염기교정 유전자가위 자체의 문제점을 밝힐 수 있었다. 배 교수는 “단순한 실험 실패라고 넘길 수 있는 사건에서 의문점을 가지고 파고드는 태도가 중요했다”고 전했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사진/ 김주은 기자 coram0deo@hanyang.ac.kr

2019-11 11

[학술][이달의 연구자] 남진우 교수, 마이크로RNA에 의한 새로운 유전자 조절기전 규명

세포는 DNA로부터 얻어낸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단백질을 생성한다. 이 과정을 유전자의 발현이라고 한다. 유전자 발현 과정에서 다양한 조절이 이뤄진다. 남진우 서울캠퍼스 생명과학과 교수가 새로운 조절 기전(메커니즘)인 UMD를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결과(논문명 "UPF1/SMG7-dependent microRNA-mediated gene regulation")는 지난 9월 13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세포는 DNA의 유전자를 이용해 단백질 만드는 과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조절한다. 마치 강의실의 형광등을 켜는 원리처럼 스위치(단백질 발현 조절 인자)를 통해 불의 점멸(단백질 발현 유무)을 조절한다. 차이가 있다면 불의 밝기까지 조절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세포는 ‘DNA→mRNA(핵 안에 있는 DNA의 유전정보를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단백질’의 유전자 발현 단계를 거치며 발현 정도를 크게 두 번 조절한다. ‘DNA→mRNA’와 ‘mRNA→단백질’ 단계에서는 각각 '전사조절’과 ‘번역조절’이 이뤄진다. ▲남진우 서울캠퍼스 생명과학과 교수가 유전자 발현 기전을 설명하고 있다. 남 교수는 새로운 ‘번역조절’ 메커니즘을 UMD라고 명명했다. 남 교수는 ‘번역조절’을 담당하는 조절인자 마이크로RNA(유전자 발현 조절 등의 기능을 하는 RNA)와 RNA의 품질관리(세포 내 잘못 생성된 RNA를 가려내는 행위)를 담당하는 조절인자 UPF1 사이에 또 다른 ‘번역조절’이 존재한다는 걸 밝혔다. 남 교수팀은 이 유전자 발현 조절을 UMD로 명명했다. 정상 mRNA가 UPF1에 의해 분해 조절되는 현상은 마이크로RNA와 UPF1의 상호작용 때문이다. 유전자 발현 조절의 주체를 밝히는 것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의 초석이다. 문제 되는 단백질이 어디서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mRNA의 품질관리 기전과 마이크로RNA에 의한 유전자 발현 조절은 암과 뇌 질환에 직접 영향을 준다. UMD를 통해 마이크로RNA에 의해 조절되는 유전자의 예측력이 크게 올라가면서 표적 치료를 개발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UMD 조절 방식. 정상 mRNA의 분해가 마이크로RNA와 UPF1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된다. (남진우 교수 제공) 연구는 남 교수와 황정욱 의과대학 유전학교실 교수가 각자의 연구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시작했다. 황 교수는 정상 mRNA가 UPF1에 의존해 분해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남 교수는 기존에 수행하던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RNA가 이와 관련이 있음을 유추했다. 남 교수는 일차적으로 생물정보학적 분석을 시행하면서 황 교수와 함께 실험적 검증을 진행했다. 연구의 시작부터 논문이 나오기까지 총 4년 6개월가량 소요됐다. 남 교수는 “처음 1년은 빅데이터 기반의 생물정보학적 분석을 통해 가설 설정과 통계적 검정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후 실제 실험 설계, 시행과 실험 검증을 반복하며 2년를 추가로 소요했다. 그는 “실험 과정에서 샘플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잘 자라지 않아 예상보다 6개월 이상의 시간이 더 걸렸다”며 연구 과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번 연구는 데이터 과학의 대표 분야인 생물정보학에 기반한 방법으로 진행했다. 생물정보학은 기존 학계에 공개된 연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새로운 연구 가설을 세우고 통계적 검증을 진행한다. 남 교수는 “덕분에 한두 개의 유전자 기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일반적인 유전자 발현 조절 원리를 규명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남 교수는 생물정보학 및 유전체 연구실(BIG Lab, http://big.hanyang.ac.kr)에서 연구 책임자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글/ 김현섭 기자 swiken1@hanyang.ac.kr 사진/ 김주은 기자 coram0deo@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