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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기획 > 기획 > 매거진 중요기사

제목

키다리은행, 한양인의 손으로 만드는 금융협동조합

자발적 투자와 기부로 재원 마련, 한양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해

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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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yang.ac.kr/surl/V6vv

내용
작년 10월, 한양대학교 곳곳에 붙은 대자보 한 장이 많은 학생들의 이목을 끌었다. ‘선후배님들께 가난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 그 속에는 돈이 없어 휴학을 해야 하는 가난한 대학생의 목소리가, 이 가혹한 현실이 대부업체에는 기회가 되는 사회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대자보를 쓴 이들은 서로를 지켜줄 울타리를 함께 만들 학생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했다.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울타리는 생활이 힘든 우리대학 학생 누구에게나 도움을 주는 기금인 ‘키다리은행’이었다. 최근 자발적인 투자와 기부로 재원을 마련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작은 은행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키다리은행도 석 달간의 준비를 마치고, 학생들의 작은 힘을 모아 큰 힘이 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뗀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공동체

 

   
▲ 1월 19일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키다리은행장 한하원(국제
학부3) 씨로부터 은행의 설립 목적과 대출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키다리은행은 소설 <키다리 아저씨>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름이다. 학생들이 의지할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의미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기금을 모으고 필요한 이들에게 빌려주는 ‘소액 신용대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키다리은행장 한하원(국제학부3) 씨는 “대학생의 문제를 대학생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키다리은행은 ‘십시일밥’과 지향점이 같다”고 말한다. “살다 보면 돈을 갖고 있을 때와 써야 할 때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요. 아르바이트 월급은 다음 주에 들어오는데 당장 아파서 병원을 가야 할 때처럼요. 학생들이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방법은 마땅치 않고, 그 불안함을 기회로 삼아 대부업체는 수입을 올리고 있죠. 저희는 이자가 다시 학생들에게 다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키다리은행은 한양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다.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 키다리은행 역시 참여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의식을 갖고 동등한 권리를 행사하는 민주적인 공동체가 되는 것을 운영 방침으로 삼고 있다. 조합원은 모두가 은행 운영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키다리은행 이사 김영우(경영대 경영1) 씨는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1년에 한 번 이상 조합원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저희는 교육을 통해서 협동조합이 무엇인지, 저희의 목표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드릴 것입니다. 호기심에 가입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저희는 키다리은행이 단순히 돈만 오가는 곳이 아니라, 학생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공동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참여하는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도록 할 계획입니다.”

 

   
▲ 키다리은행은 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분담하고, 나아가 건강한 학생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신뢰에 기반을 둔 경제적 연대

 

키다리은행은 ‘숏(short)다리펀드’라는 이름의 소액 생활비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숏다리’라는 이름처럼 금액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겪는 금전 문제와 경제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다. 키다리은행 조합원이라면 최대 3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조합원은 이 대출금을 6개월 이내로 상환해야 한다. 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키다리은행은 심사를 통해 신청인의 대출금 상환 계획과 상환 의지를 확인한 후 대출금을 지급한다. 정해진 이율은 없지만 대출을 받은 조합원은 자율적으로 이자를 내 키다리은행의 성장을 돕는다. “저희는 고금리를 책정할 수는 없지만, 자율적으로 내는 이자를 통해서도 성장할 수 있을 거에요. 이자는 꼭 돈으로만 납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나중에라도 저희의 도움을 받은 조합원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재능기부의 형태로 다른 조합원과 공유할 수도 있어요. 금전적이지는 않지만,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죠.”

 

숏다리펀드는 대출금의 상환을 강제할 수 없다. 때문에 대출금 상환과 출자금 보호를 장담하기 어렵다. 서로의 양심에 대한 믿음으로 지탱되는 공동체인 것. 하지만 부실의 위험 또한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는 대출금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공동체가 되어 조합원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한 씨는 “우리대학 안으로 사업의 범위를 한정한 이유는, 우리대학 동문이라는 네트워크의 힘을 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학생과 동문은 건너건너 다 아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겨우 30만 원 때문에, 우리 사이에서 돈을 갚지 않은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싶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금융사업뿐만 아니라 추후에 진행될 생활협동 사업 등을 통해서 조합원들에게 30만원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된다면 많은 분께서 염려하시는 무임승차나 부실 대출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숏다리펀드는 돈을 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조합원의 경제적 자립을 지향한다.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 키다리은행 이사 김영우(경영대 경영1) 씨는 "100명 정도의
조합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리 모두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말한다.

현재 키다리은행에는 40명의 조합원과 이들이 모은 240만 원의 출자금이 모여있다. 대자보를 보고 모인 초기 조합원들이 국내외 사례를 조사한 후, 정관을 세우고 이사진을 구성해 지난 연말부터 숏다리펀드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네 건의 대출이 집행됐고, 한 건은 상환이 완료된 상태다. 이제 키다리은행은 규모를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활협동사업을 통해 조합의 내실을 다질 예정이다. 한 씨는 키다리은행이 현재 구상 중인 지역사회 연계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대기업에서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이 공부하는 지역 아동센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학생이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함께하기를 원하고 있고, 일정한 보수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역사회와 기업을 연결해주고 조합원들이 아동센터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면 대출금 회수에도 도움이 되고, 지역사회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1년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실행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다른 협동조합과의 협력을 통해 키다리은행이 학업과 진로설계, 봉사활동 등의 기반이 되도록 다양한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조합원으로 가입을 원하는 이는 카카오톡 옐로아이디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문의하면 가입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 이후 이사진이나 행정팀과 만나 조합과 기금 운용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은 후, 자율적으로 내는 출자금과 가입비 만 원을 입금하면 조합원 자격을 얻게 된다. 가입비는 은행 운영 경비로, 출자금은 대출 기금 재원으로 활용된다. “키다리은행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랑의 실천이라는 한양대학교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한 씨. “키다리은행은 이사진 몇 명의 힘만으로는 운영될 수 없습니다. 디자인이나 행정을 맡아주실 분, 외부의 후원을 받기 위해 대외적으로 일해주실 분도 필요합니다. 저희는 출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그 이상의 가치를 드리는 조합이 되고자 합니다. 항상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이들의 우려와 기대 속에 시작된 키다리은행. 이제는 누군가의 경제적 고통을 함께 분담하는 공동체로, 청년 문제 해결의 새로운 모델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글/ 정진훈 기자     cici096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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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설비 기자  sbi444@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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