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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 01

[오피니언][언론기고]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내가 해야 하는 일"

본 글은 2019. 8. 1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글로서, 대학 직원의 외부 기고 활동으로 참여한 글입니다. 대학과 직접 관련은 없으나, 직원의 대외 언론 활동을 권장하고 가정과 육아에 참여하는 직원으로서 귀감을 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아이가 행복입니다] 여덟 살 터울 자매 아빠 김태균씨 "두 사람이 만나 결혼했으니, 아이를 최소한 둘을 낳으세요." 대학 은사인 교수님이 우리 부부 결혼식에서 해주신 주례사입니다. 결혼 초기만 해도 주례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결혼 생활을 지속할수록 계속 '고민'처럼 생각나게 되더군요. 저희 부부의 첫아이는 신혼 초에 찾아왔습니다. 큰아이가 일곱 살 되던 해 둘째를 갖기로 결심했는데, 쉽게 좋은 소식이 찾아오지 않더군요. '첫째와 터울이 너무 나면 안 되니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지나, '이제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쯤 둘째가 '똑똑' 노크를 해왔습니다. 큰아이와 여덟 살 터울입니다. 늦둥이를 출산했을 때 아내가 했던 말이 아직도 저에게는 큰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야 평생 못 할 것 같은 숙제를 다 한 것 같아." 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째는 처가 어른들이 근처에 사시기도 했고, 건강도 더 좋으셨던 터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둘째 육아는 오롯이 우리 부부가 맡아야 했습니다. 첫째 때보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려고 노력하는데도, 갓난애와 열 살 초등학생을 혼자 키우는 건 아내에게 벅차고 힘든 일이었나 봅니다. 예전보다 몸이 약해졌는지 감기·몸살을 달고 사는 아내를 지켜보며,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4일 네 식구가 다 함께 둘째 서현이의 첫돌 생일상 앞에 섰다. /김태균씨 제공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같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나기 시작했습니다. 육아 방식부터 확 바꿨습니다. 첫째는 모유만 먹였는데, 아내가 신체적으로 덜 힘이 들도록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는 혼합 수유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밤에 자면서 이리저리 보채는데, 잠귀가 밝은 아내는 그때마다 잠에서 깼습니다. 아내 대신, 제가 밤에 데리고 자기를 시도했습니다. 주간 육아는 아내, 야간 육아는 제가 하게 된 것이죠. 이때부터 아내 얼굴이 좀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느낀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두 아이를 재우고 나면 오후 10시가 우리 부부 둘만의 온전한 시간이 됩니다. 서로 하루 동안 겪었던 일을 얘기하며 웃기도 하고 섭섭한 점을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하루는 아내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나현이(첫째)가 서현이(둘째)를 안으며 '난 서현이가 너무 좋아. 동생 낳아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 그러더라. 그래서 '정말 서현이가 그렇게 좋아?' 하고 되물었더니, 활짝 웃으며 '네'라고 하는데 힘들었던 기억도 그 순간은 눈 녹듯이 사라지더라." 물론 첫째가 항상 육아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두 아이가 한꺼번에 아내를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주변에선 "여덟 살 터울이면 언니가 동생 다 봐주겠네"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요, 첫째의 동생 따라 하기, 소위 '퇴행'이라는 것도 있답니다. 첫째가 동생 모빌 밑에 누워서 '아기 짓'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귀여우면서도 한숨이 나온답니다. 하지만 늦둥이 돌이 다가오는 지금, 엄마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육아 조력자가 첫째라는 건 분명합니다. 저는 제가 퇴근하기 전까지 온전히 '독박 육아'를 해야 하는 아내를 '육아 퇴근' 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집중해서 일하고 정시에 퇴근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행히 제가 근무하는 직장인 대학은 여름·겨울방학 기간에 단축 근무를 합니다. 아침 출근 시간이 평소보다 약 2시간 정도 늦춰집니다. 이 '황금' 같은 아침 시간에 첫째의 등교를 돕고, 늦둥이 이유식을 먹이고, 항상 허겁지겁 식사를 하는 아내에게 아침만은 천천히 먹을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할 수 있어 좋습니다. 시차출퇴근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육아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한다면, 저처럼 '둘째 낳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오래 안고 사는 부부가 줄어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다짐이자 약속을 하고자 합니다. 요즘 '허수애비'라는 말이 있더군요. 허수아비와 애비를 합친 말로, 육아에 잘 참여 못 하는 아빠를 뜻하는 말입니다. 아내에게 허수애비라는 말은 듣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늦게 우리 가족에게 큰 선물로 찾아온 둘째를 '깃들 서(栖)'에 '어질 현(賢)'이라는 이름처럼 '항상 어진 마음씨를 품고 성장하는 아이'로 키우겠습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1/2019080100360.html

2019-07 09

[오피니언][담장 없는 에세이] 한양대 여성동문 모여라

2019년 5월 10일, 마음은 한껏 부풀고 가슴은 쿵닥쿵닥 설레는 날. 모교로부터 건학 80주년 기념 ‘2019 한양대 여성동문 초청 홈커밍 데이’의 영광스러운 부름을 받은 날이다. 건학 이래 처음 열리는 여성동문을 위한 자리다. 이날 초청된 80여 명은 그동안 배출한 여성동문의 0.1% 정도의 인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동문도 함께 축하해 주리라 믿으며, 앞으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자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욕심과 바람을 가져본다. 글. 박혜자(간호학 71·한양여성동문회장) 반가운 여성동문 초청 홈커밍 데이 나는 1971년 간호학과에 입학해 1975년 졸업과 동시에 모교 병원에서 2013년까지 일했다. 40여 년간 모교를 떠나본 적이 없는데도 80주년 홈커밍 데이는 참으로 영광스럽고 감동스러운 자리였다. 이런 행사를 개최하고 초청해 준 모교의 깊은 배려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감동과 감회를 느꼈다. 나조차도 이러한데, 졸업 후 오랜 세월 동안 모교를 떠나 있다가 뜻하지 않게 모교의 부름을 받은 동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마도 엄한 시집살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친정을 모처럼만에 찾는 기쁜 심정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한양 여성동문의 배출은 단과대학인 ‘한양공대’ 시절의 홍일점이었던 59학번 두 분, 60학번 한 분으로 처음 출발했다. 이후 배출된 여성동문이 무려 8만 5000여 명이나 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한양여성 네트워크가 없어서 모두가 아쉬움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마침 모교의 건학 80주년 기념식에 맞춰 김종량 이사장님과 김우승 총장님께서 우리들 여성동문 80여 명을 홈커밍 데이에 초청해 주신 것이다. 깊은 배려에 한없이 감사하며 모처럼 졸업생으로서 뿌듯한 자부심과 설레는 마음으로 모교를 방문했다. 눈부시게 성장하고 발전한 모교 내 기억 속 모교의 행당동산에는 매년 이른 봄이면 개나리꽃이, 5월이면 아카시아꽃이 반갑게 활짝 폈다. 오르막길이 유난히도 많았던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그날도 우리들의 홈커밍을 반겨주는 듯 모교 교정에는 5월의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건학 80주년의 한양대학교는 재학 시절에 비해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캠퍼스 내에 새로 세워진 신 본관, 박물관, 올림픽체육관, HIT를 비롯해 이름도 모르는 낯선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입학식과 졸업식의 옛 추억이 서려 있는 노천극장도 새롭게 단장한 모습이다. 더하여 1978년 안산에 신설된 한양대 ERICA캠퍼스가 40여 년 만에 크게 성장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모교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뤘음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국내외의 각종 평가에서 한양대가 높은 순위에 랭크됐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부심과 긍지는 더욱 커졌다. 그럴 때마다 ‘앞으로 더욱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우리 동문에게도 있다’, ‘기회가 되면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한양여성동문회 창립과 함께 합창단 결성 이사장님과 총장님은 물론 손용근 총동문회장님, 60학번 이진성 대선배님 등 많은 분들이 ‘한양여성동문회’ 결성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으셨던 것 같다. 총동문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내게 어느 날, 총동문회장님께서 한양여성동문회 창립 준비를 해보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모교 병원의 설립 초기부터 40여 년간 모교 캠퍼스 안에서 근무하며 과분한 혜택과 사랑을 받아왔다. 그래서 모교에 도움이 되는 역할이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해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만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각계에서 쟁쟁하게 활약하고 있는 여러 후배들과 함께 여성동문회 창립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합창단인 ‘노래한대’를 결성했다. 동문 간의 화합과 하모니로 결속을 탄탄히 하자는 의견에 따라 급히 모인 24명으로 합창단을 구성해 연습했다. 우선 건학 80주년 기념 여성동문 홈커밍 데이와 여성동문회 출범을 축하하는 특별 공연을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 달간 열심히 연습해 김연준 설립자님의 곡인 ‘청산에 살리라’ 등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성악을 전공하는 교수를 비롯해 다양한 전공과 사회적 배경을 가진 동문이 열성적으로 참여해 한마음이 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앞으로도 뜻을 같이 하는 동문이 더 많이 참여해 사회적으로도 유명한 합창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을 바라며 창립 준비 과정에서 준비위원장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역량이 부족해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내가 한양에서 받은 혜택이 충분히 스며들어갈 수 있도록, 또 현직 생활에서 쏟아부었던 열정과 에너지를 다시 여성동문 활동에 바치면 되리라 생각해 용기를 내어 맡았다. 걱정은 되지만 여러 동문들을 믿고, 또 많은 고견을 경청하며 모두가 함께하는 동문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향후 한양여성동문회는 이미 조직한 ‘노래한대’를 더욱 충실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또 바자회와 국내외 봉사 활동과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동문 간의 화합, 모교와 동문 간의 유대 강화를 통해 모교와 총동문회에 기여하는 여성동문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양여성동문 모두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한양대학교 건학 80주년을 맞은 올해, 또 하나의 역사적인 획을 긋는 멋진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사랑한대 2019년 07-08월 (제249호) 이북 보기

2019-07 09

[오피니언][건강 인사이트] 알쏭달쏭 백내장 VS 녹내장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40세 이상의 성인 42%, 65세 이상의 성인 90%가 백내장으로 진단됐다. 녹내장은 지난 11년간 유병률이 1.6%에서 3.4%로 증가했지만, 스스로 녹내장인 것을 몰라 치료받지 못한 환자가 전체 환자의 74%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질환 모두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없어 ‘소리 없는 실명’이라고 불리는 만큼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글. 성민철 교수(한양대학교구리병원 안과) 이름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질환 우리 눈의 구조는 카메라의 구조와 비슷하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녹내장은 카메라의 중심회로에 해당하는 눈의 시신경이 손상돼 진행성 시야 결손을 보이는 질환이다. 따라서 이 두 질환은 이름이 비슷해 쉽게 헷갈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안과 질환이다. 백내장(Cataract)은 고대 그리스어로 ‘눈 속에 하얀 물질이 폭포처럼 떨어져 쌓인 것’이라는 뜻이다. 흰 백(白), 안 내(內), 가로막을 장(障)으로 투명했던 수정체가 하얗게 변한 것을 보이는 대로 명명한 것이다. 녹내장(Glaucoma)은 푸른색, 녹색 또는 회색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Glaukos에서 유래했다. 급성으로 안압이 갑자기 오르는 경우, 각막에 부종이 생겨서 녹색으로 보이고 시력이 상실된다 하여 초록 녹(綠), 안 내(內), 가로막을 장(障)으로 이름 붙여졌다. 발병 연령대 낮아져 주의 필요 흔히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두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두 질환의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모든 연령층에서 주의해야 한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 발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다. 그 외에 당뇨, 영양 부족, 흡연, 고혈압, 신부전, 외상 등이 백내장을 발생시킨다. 또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녹내장 역시 고령과 안압 상승이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허혈성 시신경 손상으로 주변부 시야가 점차 손상돼 말기에는 중심 시야까지 침범하게 된다. 보통 21mmHg보다 안압이 높을 때 ‘비정상적으로 안압이 높다’고 표현하지만, 21mmHg보다 낮은 안압에서도 시신경은 손상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정상 안압 녹내장’의 비율이 높다. 그 외에도 녹내장 가족력, 근시, 당뇨, 고혈압, 갑상선 기능 저하와 같은 전신적 질환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과는 달리 녹내장은 초기 증상 없어 백내장을 가진 환자들이 주로 느끼는 불편감은 통증 없는 침침함 혹은 시력 저하다. 그 외에도 눈부심 혹은 대비감도 저하와 같은 시기능 저하를 호소하기도 한다. 백내장의 형태에 따라 동공이 확장됨에 따라 시력이 개선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낮에 동공이 수축하며 시력이 떨어지는 주맹(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증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수정체의 근시성 변화로 노안 증상이 다소 호전될 수도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도 한쪽 눈으로만 봤을 때 두 개로 보이는 단안 복시와 색각 감퇴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반면 녹내장의 경우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병의 진행 정도가 심해지면 시야의 감소가 나타나지만, 우리의 눈은 두 개가 상호 보완하기 때문에 시야 검사를 실시하지 않으면 말기가 될 때까지 알아차리기 힘들다. 야간에 달무리나 주변부가 덜 보이는 것이 심해져 운전이 힘들다고 호소할 수 있는데, 보통 중기나 말기에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 일반적 녹내장과 달리 구토, 두통, 시력 감퇴가 급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두 질환 모두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적극적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다.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 일 년에 한 번 이상 안과를 방문해 검진받길 권한다. 특히 고도근시, 기타 전신질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 좀 더 이른 시기에 녹내장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자외선 노출은 백내장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외출 시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뇨 등 전신질환에 대한 적극적 관리와 함께 음주와 흡연을 삼가는 것도 두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백내장의 경우 궁극적으로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기존의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를 이용해 제거한 후 이 공간에 새로운 투명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과거의 인공수정체가 갖고 있던 한계를 극복한 다초점 인공수정체도 많이 사용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녹내장의 경우에는 일차로 약물 치료를 실시한다. 녹내장과 관련된 여러 위험 요인들 중에서 녹내장의 발병 및 진행과 연관된 가장 확실한 원인은 안압이다. 따라서 안압을 낮추는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안혈류를 증가시키거나 신경 보호 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녹내장의 치료 목적은 시신경 손상의 진행을 막거나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따라서 약물 치료로 안압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계속 진행되거나 또는 약물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와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사랑한대 2019년 07-08월 (제249호) 이북 보기

2019-05 29

[오피니언][담장 없는 에세이] 나만의 보금자리 찾기

저는 지금 ‘성동·한양 상생학사’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이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것 같아 간단히 소개할게요. ‘성동·한양 상생학사’는 한양대학교, 성동구, LH공사, 국토교통부, 집주인 등 여러 기관이 연계해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하는 사업입니다. 지금부터 저의 새로운 보금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글. 조혜연(화학과 16) 좌충우돌 상생학사 입주기 처음 상생학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한양대학교 포털사이트 장학 공고란을 통해서였습니다. 평소 포털 장학 게시판을 종종 살펴보는 편인데, 우연히 학교에서 학생들의 주거 지원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마침 상생학사에 입주할 학생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됐고, 바로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선발에서 떨어져 3월 중순가량까지 이전에 살고 있던 곳에 계속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전화가 왔는데, 이전에 살던 학생이 나가게 돼 제가 추가로 선발됐다는 것입니다. 사실 선발 전화를 받았을 때 원룸 내부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약간 고민을 했습니다. 혹시라도 이전에 살던 학생이 뭔가 불편한 점이 있어서 나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거든요. 집 내부를 한번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가능하다고 하셨고, 직접 확인해 본 결과 큰 하자가 없는 데다 생각보다 좋은 환경이어서 바로 입주를 결정했습니다. 이사 당일, 어머니께서 서울에 올라오셔서 도와주셨지만 날씨 운은 따르지 않더군요. 하루 종일 비가 내렸거든요. 전에 살던 집이 상생학사와 그리 멀지 않아 짐을 직접 옮기기로 했는데, 날씨가 그럴 줄 알았다면 그런 힘든 선택을 하진 않았을 거예요. 짐 때문에 막막했던 상황에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상생학사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수월하게 짐을 옮길 수 있었다는 겁니다. 하루 종일 빗속에서 짐 옮기고 마트에서 이것저것 사며 이동하는 데 너무 불편하고 지쳐 엄마와 옥신간신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하루만 바짝 고생하자는 마음으로 종일 짐을 옮겼고 생각보다 빠르게 이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사라는 게 짐을 옮기는 것보다 정리하는 게 더 큰 문제잖아요? 저는 거의 이틀에 걸쳐 꼬박 짐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몸살이 날만큼 힘들었지만, 좋은 곳으로 이사하게 돼 설레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런 설렘은 무엇보다 저의 자취 로망인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자취 로망은 지금 실현되고 있는 중입니다. 평소 먹고 싶었던 음식을 집에서 종종 해먹기도 하고, 친구를 초대해 요리를 대접하기도 합니다. 물론 대접이라고 할 만큼의 솜씨는 아니지만 친구가 별말이 없는 걸 보니 그리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젠 도전해 보고 싶은 요리가 생기면 언제든 만들어 먹곤 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 이어지길 기숙사나 다른 학사에 살지 않고 앞으로 자취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분들 중 공고 조건을 충족하는 분들은 일단 상생학사에 지원해 보길 추천합니다. 저도 처음에 지원할 때는 더 성적이 좋거나 조건이 잘 맞는 학생들이 많으리라 생각해 떨어질 줄 알았거든요. 입주자 발표도 생각보다 빨리 나오기 때문에 2월까지 집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상생학사는 1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한 학기마다 입주생을 뽑는 기숙사보다 안정적입니다. 게다가 학사라고 해서 학생들을 관리하는 사감 선생님이나 통금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느 자취처럼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저는 상생학사 외에 다른 학사와 원룸텔에서도 생활해 봤는데요. 학사의 경우 통금이 있고 1인실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거나 통금 시간을 지키기 위해 일찍 귀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상생학사는 기숙사만큼 학교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등하교에도 유리합니다.(물론 사근동에서 학교로 올라가는 오르막 계단이 매우 힘들기는 하지만요!) 내가 살던 지역에서 운영하는 학사가 나의 학교와 가까이에 있을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제가 전에 살던 학사 역시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30분 정도 통학하는 거리에 위치했기 때문에 아침에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나면 지각하기 일쑤였습니다. 저는 학교와 집의 거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상생학사가 운영된다는 점이 매우 큰 이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수업 10분 전에 나와도 충분하기 때문에 다른 학사에 거주할 때에 비해 지각하는 횟수가 훨씬 줄었습니다. 상생학사는 방마다 크기와 구조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물론 제가 사는 방이 그 중에서 작은 편이기는 하지만, 그 전에 살던 곳보다는 더 넓어서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좋은 방을 얻으려면 추첨 운이 따라야겠죠?(내년에 지원하는 분들의 행운을 빕니다!) 성동·한양 상생학사는 여러 기관이 협업해 진행되는 만큼 어려움도 있겠지만, 학생들을 위한 이런 사업이 있어 너무 반갑습니다. 이번 상생학사를 시작으로 2호, 3호의 상생학사가 계속해서 생겨나기를 바랍니다. 이 외에도 상생학사처럼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사랑한대 2019년 05-06월 (제248호) 이북 보기

2019-05 29

[오피니언][건강 인사이트] 귀 건강 지키는 좋은 습관

귀는 소리를 듣고, 인체의 평형, 회전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중 청력은 인간의 상호작용과 사회생활에 필수적인 감각 기관이다. 난청이란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말소리를 알아듣기 힘든 상태를 말하며, 그 정도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난청이 있는 경우 청력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글. 정재호 교수(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이비인후과) 잘 안 들려서 답답하세요? 국민건강영양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만 12세 이상에서 양측 난청 유병률은 전체 4.5%이며, 만 65세 이상에서는 25.9%로 노인 인구 4명 중 1명 이상에서 난청이 있다. 특히 난청 유병률은 50대 이후부터 연령이 10세 높아짐에 따라 약 3배씩 증가해 50대 2.9%, 60대 12.1%, 70대 이상에서는 31.7%에 달한다. 난청으로 인해 언어를 구별하는 인지 기능이 저하되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대인 기피와 심각한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사회활동이 위축되고 뇌의 활동이 줄어들어 치매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노화성 난청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이어폰, 헤드폰 등 개인 음향기기의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젊은 층에서도 흔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학생 2879명을 대상으로 청력 검사를 했을 때 17.2%에서 난청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소음성 난청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 발생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 방법 외부의 소리는 귓바퀴와 외이도를 통해 들어와 중이의 고막, 이소골을 지나며 증폭된다. 내이의 달팽이관으로 전달된 소리는 전기신호로 바뀐 뒤 청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돼 인식된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난청이 발생할 수 있는데, 문제가 발생한 위치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소리가 외이도와 중이를 거쳐 달팽이관까지 전달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전음성 난청’이라고 한다. 귀지, 외이 손상, 고막 천공, 중이염, 이소골 기형 등으로 생길 수 있으며, 적절한 약물 치료와 수술로 청력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소리 전달은 잘 됐지만 이후 달팽이관과 청신경이 손상돼 소리 에너지가 전기신호로 적절하게 바뀌지 못하거나 뇌의 청각중추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을 ‘감각신경성 난청’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발생하는 노화성 난청,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 출생 시부터 발생한 선천성 난청, 특정 이독성 약물 사용 후 발생하는 약물독성 난청, 소음 노출로 인한 소음성 난청, 메니에르 병, 청신경 종양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질환의 경우 증상 발생 직후에 내원해 적기에 치료를 받으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갑자기 난청이 생겼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선의 치료 후에도 난청이 지속되면 보청기를 비롯한 청각 보조 장치를 사용한다. 보청기로 적절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는 인공 중이 이식술 또는 인공 달팽이관 이식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청각 재활을 시도할 수 있다. 난청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 청력은 한 번 잃게 되면 다시 회복하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간단한 예방법 등을 실천한다면 난청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작업장에서 최고 수준의 소음 노출을 85dB(데시벨)에서 최대 8시간까지 허용한다. 버스 지하철 소음이 80~90dB 정도에 해당되니 실외에서 이어폰을 사용해 음악을 듣게 되면 소리의 크기가 85dB을 넘게 된다. 이처럼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면 배경 소음보다 크게 들을 수밖에 없어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이어폰은 최대 음량의 60%이하의 크기로, 하루 60분만 사용하는 60-60 법칙을 지키고 30분 사용 후에는 10분 정도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한다. 시끄러운 곳을 방문할 경우에는 귀마개를 착용하고 가급적 소음차폐(Noise Cancelling) 기능이 있는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한다. 또한 이어폰에 있는 각종 세균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이어폰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에탄올로 소독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 엽산, 긴사슬 다가불포화지방산(Long Chain PUFAs), 베타카로틴, 비타민A·C·E, 아연, 마그네슘 등이 청력 보호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해조류나 채소, 과일 등 자연식품을 골고루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면 카페인을 포함한 음료를 과량으로 섭취하면 소음에 취약해질 수 있고, 지방질이나 정제당, 짠 음식이 난청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청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원인에 따라 쉽게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명, 난청, 어지럼증, 귓물 등 귀에 이상 신호가 발생할 경우 즉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사랑한대 2019년 05-06월 (제248호) 이북 보기

2019-03 21

[오피니언][담장 없는 에세이]어느 프로 인턴러의 고백

제 대학 생활을 요약해 보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여정’ 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 탓에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면 일단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 결과 여섯 번의 인턴, 해외 공모전, 교육부장관상, 해외 인턴, 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급 논문과 같은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글과 사진. 최재란(산업공학 13) ▲ 최재란 동문은 2018 산학협력 EXPO 현장실습 수기 공모전에서 ‘Find My Life Roadmap, 나만의 길을 찾아 떠난 현장실습 여행기’로 대상을 차지했다. 인턴만 여섯 번, 저는 프로 인턴러입니다 저는 스티브잡스의 어록 중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을 특히 좋아합니다. 과거의 경험들을 돌이켜 점처럼 찍어보면 하나의 선이 되어 내 인생이 된다는 것입니다. 6년이라는 긴 대학 생활 동안 제가 찍은 점들은 여섯 번의 인턴 경력입니다. • 2014년 예술의전당 아르바이트 • 2015년 클래식 공연기획사 아르바이트 • 2016년 한양대학교 아트&테크놀로지 대학원 학부연구원 • 2017년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플랫폼 회사 에피카(EPIKAR)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현장실습 • 2018년 자동차 부품회사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 인턴, 서울대학교 음악오디오연구실 인턴 • 2019년 뉴미디어 광고회사 상화기획 크리에이티브 기획 인턴 사람들은 이런 저를 프로 인턴러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쌓으면서 얻은 결론은 화려한 스펙보다 마음이 가는 소박한 꿈 하나가 더욱 값지다는 것이었습니다. 긴 여정 끝에 제가 가지게 된 소소하지만 확실한 꿈은 ‘예술과 기술의 결합으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예술병에 걸린 공대생, 미국으로 현장실습 고고! 산업공학을 전공했지만 예술과 가까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클래식 공연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덜컥 휴학 후 자금을 모아 유럽음악축제 순례를 떠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대생인 제게 순수예술로 들어가는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마냥 좌절하기엔 이른 대학교 3학년 때 나만의 길을 찾기로 다짐했고, 아트&테크놀로지 대학원에 학부연구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이곳에서 접한 미디어아트,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UX(User Experience)에 대한 연구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습니다. VR과 같은 신기술을 이용한 콘텐츠를 연구하면서 기존에 없었던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강한 설렘을 느꼈고, 이러한 작업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 유럽음악축제 순례를 떠났을 때 관람한 베를린필하모니 공연 모습. ▲ 에피카(EPIKAR)에서 가장 주력으로 참여한 업무는 미시간모터쇼에 내보내기 위한 전기자동차 제작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 완료 후 참석한 미시간모터쇼에서. 대학교 4학년을 앞둔 겨울방학, 실무를 경험해보고 싶은 갈증에 한 학기동안 현장실습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때 에피카라는 회사를 발견했고, 미국에서 일하며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제 진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해 도전하게 됐습니다. 스타트업이라 상당히 많은 범위의 일을 동시에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주력으로 참여한 일은 미시간모터쇼에 내보내는 전기자동차를 제작하는 큰 프로젝트였습니다. 저는 인포테인먼트의 UX기획을 담당해 자동차 대시보드의 레퍼런스를 조사하고 새로운 기능에 대한 서비스 기획의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산업공학에서 배웠던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인간·컴퓨터 상호작용)를 실제로 적용해보며 자동차에서 사용자의 인터렉션을 많이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전공 지식을 넘어 실무에서 솔루션을 찾으며 재미있게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미국에서 근무하면서 충격적이었던 일화가 있어요. 제 옆자리에 있던 굉장히 앳돼 보이던 직원이 알고 보니 19세의 천재 개발자였고, 무려 억대 연봉을 받고 대학 생활과 병행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수평적이지만 능력 중심인 미국 회사를 보면서 직업의 개념에 대해 다시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됐고, 내가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 교내 현장실습 수기 공모전 대상 수상 후 ‘Connecting the Dots’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제 시작, 드디어 나만의 길을 찾다 견문을 넓혀준 현장실습 이후, 대학원 생활과 외국계 회사의 인턴을 하면서 커리어의 방향을 더욱 구체적으로 좁혔습니다. 그 결과 제가 판단한 가장 재미있고 잘할 수 있겠다 싶은 일은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콘텐츠 기획을 통한 브랜딩’이었습니다.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매일 밤을 새가며 직무를 분석한 결과, 기업의 브랜드마케팅 부서 혹은 광고회사로 직무 범위를 줄일 수 있었고, 이후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길 역시 해당 전공이 아닌 저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력서를 다듬고 관련업계 관계자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 결과 제 꿈과 결이 같은 뉴미디어아트 전문 광고회사를 찾게 됐고, 채용 시기가 아닌데도 무작정 문을 두드렸습니다. 두 번의 지원 끝에 결국 크리에이티브 기획부서에 인턴으로 입사하게 됐습니다. 직접 부딪혀보고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인 만큼 각 브랜드의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하고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지금의 일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비록 이제 시작이지만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대학 생활 동안 친구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걸었기에 매일 불안했지만, 돌이켜보면 불가능해 보이는 벽을 하나씩 넘어서는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 나름의 재미도 있었고요. 이 글을 읽는 후배님들 모두 각자의 길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거예요. 꼭 큰 경험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했던 동아리나 아르바이트, 책, 영화를 찬찬히 돌이켜보면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모두가 자신만의 찬란한 길을 만들어나가길 응원하겠습니다. 사랑한대 2019년 03-04월 (제247호) 이북 보기

2019-03 21

[오피니언][건강인사이트]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미세먼지 대처법

외출 전에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덩달아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앱도 인기다. 이제 대기오염 정보 확인은 매일 아침 필수 체크리스트가 됐다.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면 철저한 관리로 건강을 지키자. 글. 김상헌 교수(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호흡기, 눈, 피부 등에 악영향 사람의 신체 기관 중 가장 먼저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곳은 코, 기관지, 폐와 같은 호흡기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건강한 사람도 기침, 가래와 함께 코와 목에 불편감을 느끼기 쉽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만성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다면 가슴 답답함이나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평소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응급실을 찾거나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눈이나 피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는 모공보다 20배나 작은 데다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알레르기, 피부 질환,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고, 눈에 직접적으로 닿으면 결막염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가급적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바깥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기 때문에 실내에 머물러야 그나마 미세먼지로 인한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때는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잿빛 습격을 피하는 방법 미세먼지 습격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쉽고 간단한 일은 잘 씻는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밖에서 돌아오면 얼굴과 손 등 외부로 노출된 부위를 깨끗이 세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무조건 씻는 습관을 들인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호흡기 감염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30초 이상 꼼꼼하게 씻어내야 한다.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한 일반적인 방법으로도 미세먼지는 충분히 씻겨 나간다. 이와 함께 피부가 건조해지면 미세먼지의 침입이 쉬워지고 피부 염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보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두피와 머리카락도 세정제를 이용해서 꼼꼼히 씻어준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눈을 비비면 결막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눈이 건조한 느낌이 든다면 인공눈물을 사용해 씻어낸다. 인공눈물 점안 시에는 눈꺼풀이나 속눈썹에 닿지 않도록 조심한다. 콘택트렌즈 착용으로 결막염이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면 소독과 세정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장시간 착용은 피한다. 손이나 얼굴 외에 놓치기 쉬운 곳 중의 하나가 코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중 특히 코에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이때는 식염수로 세척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코를 식염수로 씻어내면 미세먼지와 함께 염증 물질이 씻겨나가기 때문에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 낮추려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실내 환기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환기를 하면 외부의 미세먼지가 유입돼 오히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자주 환기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오히려 실내 공기가 더 안 좋을 수도 있다.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기름을 사용해 조리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특히 생선이나 고기류를 튀기거나 구울 때 실내 미세먼지의 농도가 크게 높아진다. 실내에서 문을 닫고 조리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 농도의 열 배 이상 높게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럴 때는 잠깐이라도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서 미세먼지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좋다.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청소 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청소기를 사용하고 걸레질을 한다든지, 분무기를 이용해서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바닥으로 가라앉힌 다음 닦아주는 방법 등이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을까.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주로 코나 기관지가 건조해지고 수분 손실이 많아지므로 물을 자주 마시고, 호흡기 건강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호흡기와 같은 기관은 외부의 감염으로부터 많은 위협을 받기 때문에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식, 비타민이 많은 음식, 제철 채소 등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랑한대 2019년 03-04월 (제247호) 이북 보기

2019-02 21

[오피니언][담장 없는 에세이] 고전의 매력에 빠지다

“널 좋아해.” 연애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서 시작된다. 연애를 하면 사람은 그것에 정신을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별것도 아닌 일에 행복해한다. 그 대상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에 흠뻑 빠져 즐거워한다. 고전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이런 과정과 다르지 않다. 고전 속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들에 호감을 느끼기도 하고 책을 쓴 저자가 마음에 들기도 한다. 나는 세 가지 이유로 고전에 매력을 느꼈다. 글. 김수아(간호학 18) 색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 도전하기 고전은 다른 시선과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볼테르의 대표작 <캉디드>에서 캉디드의 스승 팡글로스는 말한다. “나는 항상 처음과 같은 생각이라네. 왜냐하면 결국 나는 철학자니까. 내가 한 말을 부인한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지.” 팡글로스가 낙관주의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의 체면 때문이었다. 체면을 지키고자 고정된 시선을 가지게 될 때가 있다. 흔히 자기를 확인하는 방법은 거울을 보는 것이다. 나 또한 자연스레 거울을 본다. 유리에 비친 나를 바라보며 자꾸만 ‘다른 사람은 지금의 나를 어떻게 볼까?’ 무의식으로 평가하게 된다. 캉디드의 연인 퀴네공드는 많은 시련 속에서 아름다움을 잃었다. 몸과 마음은 타인이 나를 정립하는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퀴네공드를 보며 아름다움에 대해 다른 접근을 하게 되었다. 아름다움은 누구를 위한 걸까? 정작 나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서 외모를 가꾸고 마음을 착하게 먹었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녀의 존재는 그대로인데 사람들은 변화된 퀴네공드를 예전과 같이 대우하지 않았다. 즉 타인이 정립하는 이미지는 유한할 뿐이고 어쩌면 체면이란 올가미로 인해 나다움을 잃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명 나에게는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은 모습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러한 고정된 태도에서 조금 벗어나 색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보고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지나친 근심보다는 현재에 충실할 것 두 번째로 고전을 통해 삶의 가치관을 재정비한다. 책에 등장하는 마르탱의 모습은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사회주의 미국을 상상하다>라는 책을 읽은 후,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회의를 느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민주사회주의로 제도화된다면 과연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악만이 최후에 승리할 것이고 그렇게 역사는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꿈에 대한 열정이 식었다. 칼비노는 자본주의에 속해 있는 터전에서 노동의 가치와 윤리를 재점검하며 노력하는 자세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심히 노동만 하며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보다는 마르탱과 같이 미래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 더 지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고민하고 걱정한들 모든 해결책을 명확히 찾기란 불가능하단 걸 알게 되었다. 칼비노는 반형이상학적인 자세를 추구하며 스스로 직접 실천하면서 적용해 풀 수 없는 문제라면 그러한 문제 자체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은 세 가지 악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했다. 그 세 가지란 권태, 방탕, 궁핍이다. 마르탱을 바라보며 나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었다. 지나친 근심에 빠져 있다면 현재에 다시 충실해 밭의 경작물을 거두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걱정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관용 없는 고정관념은 다툼의 원인 마지막으로 우리는 고전과 서로 소통하고 대결하는 과정에서 관용을 배운다. 캉디드는 모든 상황이 선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며 낙관주의를 버리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있어 선악을 뚜렷이 구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악이란 주관적이고, 정의할 수 없는 것이며, 측량되지 않는 것이다.(161쪽)” 칼비노는 악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악이란 개념은 나라의 문화에 따라, 개인의 도덕적 판단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이념과 사상, 선과 악에 대해 생각하며 비판하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일인가? 그의 주장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다 남한과 북한의 이념 싸움, 종교 간의 대립이 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각자가 세운 악의 기준과 옳고 그름에 빠져 다른 이의 생각을 무시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분명 악행은 세상에 존재한다. 하지만 선악을 지나치게 나누다 보면 정작 선을 향해 나아가지 않고, 다른 이를 관용하지 못하는 또 다른 악이 생겨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고정관념이 되면 다툼을 발생시키니 조심해야겠다고 느꼈다. 고전은 옛날 책(古典)이 아닌 생각을 만드는 책(考典) 칼비노는 옛날 책이든 현시대의 책이든 상관없이 작품이 우리에게 미치는 반향의 효과야말로 고전의 조건이라 표현했다. 나는 그 효과를 실감하며 고전은 나에게 옛날 책(古典)이 아닌 생각을 만드는 책(考典)임을 느꼈다. 졸업하기 전까지 최대한 다양한 고전을 많이 읽어보고 싶다.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나와는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한양대 79선 고전’ 목록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저녁 시간 30분 동안 고전 읽는 시간을 통해 시대를 뛰어넘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목표다. 사랑한대 2019년 01-02월호 이북 보기

2019-02 21

[오피니언][건강 인사이트] 추울수록 움츠러드는 혈관 SOS

춥고 오염된 대기에 노출되는 겨울철에는 뇌혈관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바깥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는 더 많은 대비가 필요하다. 겨울철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 글. 김영서(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겨울철 불청객 뇌혈관 질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체내 혈관의 수축이 심해져 여러 혈관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뇌혈관의 경우 혈관 수축으로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이나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의 빈도가 증가하는데, 특히 뇌출혈이 더 많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겨울에 증가하는 초미세먼지는 폐를 통해 직접 혈관에 침투할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물질이다. 이로 인해 혈관 손상, 동맥경화, 자율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뇌졸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졸중의 경우 빠른 진단과 함께 신속한 치료가 이뤄져야최선의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개개인이 뇌혈관 질환의 증상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 재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의 증상은 언제든지 갑자기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한쪽 팔과 다리에 동시에 마비가 오는 편마비다. 또 발음이 이상해지는 구음장애와 말이 생각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 언어장애, 얼굴이 움직이지 않는 안면마비 등이 있다. FAST를 기억하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뇌졸중학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FAST 캠페인을 알아두면 유용하다. F(Facial palsy, 안면마비), A(Arm drift, 팔다리마비), S(Speech disturbance, 언어장애), T(Time is brain, 시간은 뇌)를 꼭 기억하자. 이러한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면 시간을 다퉈 뇌를 살려야 하므로 가능하면 구급차를 이용해 신속하게 병원에 오라는 뜻이다. 병원에 빠르게 올 수 있다면 4시간 반 이내에는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관을 재개통할 수 있으며, 조금 늦더라도 최대 24시간까지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도해 혈관을 직접적으로 재개통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를 받게 되면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건강 수명이 약 4년 정도 연장된다고 알려져 있다. 빠르게 치료를 받을수록 건강 수명은 더욱더 연장되므로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앞서 설명한 증상 이외에도 내 몸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다면 뇌졸중 증상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쪽 눈이 갑자기 안 보이거나, 몸의 균형이 잡히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한쪽의 감각이 없어지거나, 기억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 등이다. 뇌졸중은 항상 내 몸의 기능이 없어지는 증상으로 오기 때문에 더 아프거나, 더 저리거나, 더 떨리거나, 더 움직이는 등의 증상으로는 거의 오지 않는다. 따라서 두통으로 뇌졸중을 걱정해서 병원에 오는 경우는 대부분 뇌졸중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된다. 다만 두통이 너무 심해서 응급실에 실려 올 정도면 뇌출혈을 의심할 수도 있으므로 빠른 검사가 요구된다. 혈관 질환 예방 위한 건강한 습관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뇌졸중이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는지 확인하고, 위험 인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뇌졸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 부동의 1위는 고혈압이다. 겨울철 혈관 수축은 고혈압을 더욱 악화시켜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이 약물로 조절이 잘 되면 뇌졸중, 심근경색을 일으킬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고혈압은 반드시 조절해야 한다. 그 외에도 각종 성인병인 당뇨병, 고지혈증도 뇌졸중을 잘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미리미리 진단하고 조절하는 것이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질환들을 잘 조절하는 것 외에도 뇌혈관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술과 담배를 끊고, 정기적으로 운동하며, 몸무게를 최대한 정상 체중으로 유지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갖는 것이다. 특히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기름지지 않고 짜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한 습관은 단순히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 미국 심장학회와 뇌졸중학회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은 ‘7대 생활 수칙(Life’s simple 7)’이 현재의 건강과 노년의 건강을 두루 지킬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자. 건강한 삶을 위한 7대 생활 수칙 ➊ Manage blood pressure : 고혈압 조절 ➋ Control cholesterol : 고지혈증 조절 ➌ Reduce blood sugar : 혈당 감소(당뇨 조절) ➍ Get active : 하루 30분 이상 운동 ➎ Eat better : 채소와 과일 섭취 ➏ Lose weight : 적절한 체형 유지 ➐ Stop smoking : 금연 사랑한대 2019년 01-02월호 이북 보기

2018-11 30

[오피니언][담장 없는 에세이] 나는 여전히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자동차 속에서 운전의 무료함을 달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나에게는 ‘교수님’이라는 호칭보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훨씬 잘 어울리고 좋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나는 왜 선생님이란 호칭이 더 편하고 가슴에 와 닿을까? 글. 백승삼(한양대학교병원 병리학과 교수) 또렷한 기억으로 남은 영화 한 편 3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나의 고등학교 시절 모든 학생들의 감성을 완전히 주물렀던 영화 하나가 기억난다. 그 시절을 보낸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 당시 우리의 멋쟁이 ‘키팅’ 선생님의 활약에 매료된 학생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여서 장래 희망을 선생님으로 조기 확정할 정도였으니까.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떠나는 선생님을 배웅하며 책상 위에 올라서는 학생들이 외치던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교실을 떠나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서는 키팅 선생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고이던 그의 감동적인 눈망울.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키팅 선생님과 같이 눈물을 흘렸다. 그처럼 나중에 꼭 학생들과 마음으로 함께하는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의과대학과 병원에서도 교수님보다는 선생님 그래서인지 나는 대학에 들어가서 만난 많은 교수님들을 한결같이 선생님이란 호칭으로 부르며 지냈다. 특히 의과대학은 대학에서 6년을 공부하고 졸업 후 다시 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5년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교수님들을 더 많이 또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병원 생활 중 레지던트 과정은 하루의 거의 모든 일과를 전공과 교수님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4년의 과정을 마치게 된다. 내가 전공으로 택한 병리학과는 병원의 다른 전공과와는 다르게 판독실이라는 독립된 공간이 따로 있었다. 그곳에서 교수님들과 레지던트들이 모든 활동을 공유하며 지내는 독특한 구조였다. 나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교수님들과 함께 병리 검체 판독 업무를 하면서 교수님들을 항상 선생님이라 부르며 지냈다.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공중보건의로 3년을 보낸 후 펠로우라는 직책으로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근무를 하다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교수로 발령을 받게 됐다. 나는 교수님을 선생님으로 부르면서 지낸 학생이었다. 그런 내가 교수 신분이 되고 나서 맨 먼저 부딪치게 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학생들과 전공의 선생들이 나를 부르는 호칭이었다. 그들은 내가 요청하기도 전에 나를 ‘교수님’으로 불렀다. 사실 나는 그들이 나를 ‘선생님’으로 불러주길 바랐는데 말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교수님으로 부르니 일일이 “나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으니 교수님이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고 마음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는 와중에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15년이 넘도록 나는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란 호칭을 더 이상 듣지 못하고 살고 있다. 보다 인간적이고 친밀한 호칭 학교에 들어온 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나는 교수라는 신분으로 학생들과 전공의 선생들을 상대하고 지내지만, 사실 교수님으로 불리는 것보다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더 좋아하고 있다. 교수님이라는 호칭은 대학의 전문성을 강하게 나타내서 그런지 왠지 덜 친밀하고, 딱딱하고,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데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대학의 전문성은 좀 덜 느껴지지만 인간적이고, 마음을 헤아려줄 것 같고, 좀 더 친밀하고, 거리감이 없어 보이는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며 마음에 깊이 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라는 말은 여전히 나에게는 가장 듣고 싶은 최고의 호칭이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사랑한대 2018년 11-12월호 이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