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등록
검색섹션
검색영역
기사등급
기사형태
검색영역
검색단어 또는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컨텐츠
검색된 정보가 없습니다.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관련기사 검색결과 리스트 컨텐츠
검색된 정보가 없습니다.
게시글 상세보기
정보

2018/11/30 기획 > 오피니언

제목

[담장 없는 에세이] 나는 여전히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다

백승삼 교수(한양대학교병원 병리학과)의 에세이

사자뉴스

URL복사/SNS공유

http://www.hanyang.ac.kr/surl/Fyat

내용
아침 일찍 출근하는 자동차 속에서 운전의 무료함을 달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나에게는 ‘교수님’이라는 호칭보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훨씬 잘 어울리고 좋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나는 왜 선생님이란 호칭이 더 편하고 가슴에 와 닿을까?
글. 백승삼(한양대학교병원 병리학과 교수)



또렷한 기억으로 남은 영화 한 편


3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나의 고등학교 시절 모든 학생들의 감성을 완전히 주물렀던 영화 하나가 기억난다. 그 시절을 보낸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 당시 우리의 멋쟁이 ‘키팅’ 선생님의 활약에 매료된 학생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여서 장래 희망을 선생님으로 조기 확정할 정도였으니까.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떠나는 선생님을 배웅하며 책상 위에 올라서는 학생들이 외치던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교실을 떠나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서는 키팅 선생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고이던 그의 감동적인 눈망울.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키팅 선생님과 같이 눈물을 흘렸다. 그처럼 나중에 꼭 학생들과 마음으로 함께하는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의과대학과 병원에서도 교수님보다는 선생님


그래서인지 나는 대학에 들어가서 만난 많은 교수님들을 한결같이 선생님이란 호칭으로 부르며 지냈다. 특히 의과대학은 대학에서 6년을 공부하고 졸업 후 다시 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5년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교수님들을 더 많이 또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병원 생활 중 레지던트 과정은 하루의 거의 모든 일과를 전공과 교수님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4년의 과정을 마치게 된다.
내가 전공으로 택한 병리학과는 병원의 다른 전공과와는 다르게 판독실이라는 독립된 공간이 따로 있었다. 그곳에서 교수님들과 레지던트들이 모든 활동을 공유하며 지내는 독특한 구조였다. 나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교수님들과 함께 병리 검체 판독 업무를 하면서 교수님들을 항상 선생님이라 부르며 지냈다.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공중보건의로 3년을 보낸 후 펠로우라는 직책으로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근무를 하다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교수로 발령을 받게 됐다.
나는 교수님을 선생님으로 부르면서 지낸 학생이었다. 그런 내가 교수 신분이 되고 나서 맨 먼저 부딪치게 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학생들과 전공의 선생들이 나를 부르는 호칭이었다. 그들은 내가 요청하기도 전에 나를 ‘교수님’으로 불렀다. 사실 나는 그들이 나를 ‘선생님’으로 불러주길 바랐는데 말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교수님으로 부르니 일일이 “나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으니 교수님이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고 마음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는 와중에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15년이 넘도록 나는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란 호칭을 더 이상 듣지 못하고 살고 있다.

 

보다 인간적이고 친밀한 호칭


학교에 들어온 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나는 교수라는 신분으로 학생들과 전공의 선생들을 상대하고 지내지만, 사실 교수님으로 불리는 것보다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더 좋아하고 있다.
교수님이라는 호칭은 대학의 전문성을 강하게 나타내서 그런지 왠지 덜 친밀하고, 딱딱하고,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데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대학의 전문성은 좀 덜 느껴지지만 인간적이고, 마음을 헤아려줄 것 같고, 좀 더 친밀하고, 거리감이 없어 보이는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며 마음에 깊이 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라는 말은 여전히 나에게는 가장 듣고 싶은 최고의 호칭이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URL복사/SNS공유

기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