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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 01

[오피니언][사랑한대]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 ‘심근경색’

찬바람이 불어오는 늦가을과 겨울철. 건강에도 월동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추워질수록 더욱 위험해지는 심근경색에 단단한 대비를 해야 한다. 심근경색의 원인과 특징, 치료와 예방법 등을 소개한다. - 글. 이용구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심장내과)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위험요인 심근경색 및 심혈관 질환은 한국인 사망원인에서 암을 제외하고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매년 약 3만1000명의 환자가 심근경색 및 심부전증으로 국내에서 사망한다. 심근경색 발생률은 비만,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 당뇨병의 증가 등으로 최근 10년간 상승하는 추세이며, 의료진과 응급의료 체계의 꾸준한 발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률은 5~10% 정도로 최근 10년 정도 변화가 없다. 심근경색은 협심증의 일종으로 협심증 중에서도 급성이며 가장 중증에 해당한다. 협심증이란 동맥경화에 의해 심장의 관상동맥에 협착이나 폐색이 발생해 심장에 필요한 산소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할 때 발생한다. 심근경색은 이러한 협착이나 폐색이 빠른 속도로 발생해서 심장의 근육이 산소 부족으로 괴사할 때를 말한다. 광범위한 심장의 손상과 기능 저하를 동반한다. 혈액의 점성이 높아지며 혈관 수축이 잘 일어나는 겨울철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협심증 및 심근경색은 동맥경화가 원인이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은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다면 가정의와의 꾸준한 진료를 통해 안정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비만이나, 신체활동 감소도 위험요인으로 지적되기 때문에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슴 중앙 부위에 통증이 가장 많이 발생 심근경색의 증상은 가슴이 조이거나 심하게 짓눌리는 느낌이 최소 30분 이상 지속되는 흉통이 가장 흔하다. 대개 ‘가슴을 쥐어짠다’고 호소한다. 치료가 종료될 때까지 수일간 완화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흉통은 대부분 가슴의 중앙 부위에 가장 많이 발생하나 그 위치가 매우 다양하여 턱부터 상복부 사이에 어디에나 통증이 올 수 있고, 등이나 팔에 생기기도 한다. 호흡곤란, 현기증, 구역질, 식은땀, 시야 장애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이런 증상이 한 번이라도 20~30분 정도 지속되면 빨리 구급대에 연락해서 응급실 진료를 봐야 한다. 5~20분 정도로 짧게 나타날 때도 심장내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통증 발생 시 최대한 빨리 심장내과 전문의 찾아야 심근경색의 치료는 협착이나 폐색이 발생한 심장의 관상동맥을 빠르게 재개통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심근경색으로 예상되는 통증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심장내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에 가야 한다. 흉통 발생 2시간, 병원 도착 90분 이내에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시행해서 혈관을 재개통해야 심근경색의 후유증이 적고 사망 사고를 피할 수 있다. 시술 전 혈압이 저하되지 않은 경우 시술 후 사망률은 5~8% 정도이며, 시술 후 4일 정도면 충분히 퇴원해서 1주 후 정도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술 전 혹은 시술 중에 혈압저하가 발생한 경우라면 이미 심각한 심기능 저하가 발생한 상태라서 시술 중 혹은 시술 후 30일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무려 50%에 이른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에도 꾸준한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하며, 최소 1년간은 2개의 항 혈소판제제 투여가 필요하다. 이 항 혈소판제제의 흔한 부작용은 속 쓰림과 위궤양이다. 또한 항고지혈증(콜레스테롤) 약제는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근육통과 무력감이 흔한 부작용이다. 따라서 전문의 진료 과정에서 이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을 꾸준히 상담하고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Tip. 1. 심근경색은 겨울철에 흔히 발생하며 사망률이 매우 높은 중증 질환이다. 2. 예방을 위해서는 동맥경화의 위험요인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며, 흉통이 있을 때는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3.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응급실 진료와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해야 한다. 4. 심근경색증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심장내과 전문의와의 꾸준한 상담과 진료가 필요하다.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19년 11,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2019-11 01

[오피니언][사랑한대] 도서관 그 이상의 공간 백남학술정보관

의과대학을 다닌 내게 대학도서관이란 곧 의학도서관이었다. 학과 특성상 의학서적이나 의학저널을 주로 찾아 읽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새로 지은 백남학술정보관을 방문하고 많이 놀랐다. 그곳은 예전 기억 속의 낡고 우중충한 도서관이 아닌 놀라운 복합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글. 백승삼(의예과 87학번, 한양대의료원 서울병원 병리과 교수) 대학도서관이란 곧 의학도서관 나는 1987년 한양대 의예과에 입학해 6년 동안 대학을 다녔다. 졸업과 동시에 한양대병원에서 수련의와 전공의 생 활을 하였고, 그 후 3년간 공중보건의사 복무도 마쳤다. 그리고 다시 한양대와 한양대병원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교수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 업무와 병원 진료를 함께 하며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내 나이가 50이 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학창시절 생각이 많이 난다.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서울로 올라와 대학생활을 시작한 나 는 비교적 조용한 학생이었다. 당시 한양대의 풍경은 서울 시내 중심가에 있지 않아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았다. 그냥 조용하고 차분한 대학의 모습으로 기억한다. 의대 졸업 후 의사가 되고 나면 막연히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는데 운이 좋아서인지 결국 그 꿈을 한양대에서 이 뤘다. 의대생이었던 나는 당연히 의학도서관을 자주 찾았다. 당시 의학도서관은 다른 일반 서적은 거의 없이 의학 관련 책들과 각종 의학 저널들로만 가득했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백남학술정보관 얼마 전 구하기 힘든 책을 열람해 보고자 백남학술정보관을 찾았다. 다행히 병원과 가까워서 찾아가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1993년 대학 졸업 후 한양대 교수로 발령받아 지금까지 학교에서 지내왔지만 백남학술정보관은 신축 이전 (1998년) 후 처음 이용해봤다. 사실 교수가 되어서도 도서관에 갈 일은 거의 없었다. 세상이 좋아져 필요한 학술 자료는 컴퓨터로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도서관의 필요성이나 존재를 망각하고 살아왔다. 백남학술정보관은 내게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도서관 풍경이 신선하다 못해 낯설었다.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의 차이라고나 할까? 웅장한 현대식 석조건물로 탈바꿈한 학술정보관은 건물만 옮겨온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환골탈태’ 했다. 건물 입구로 들어서면 자유롭고 쾌적한 라운지 공간이 나온다.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휴게 공간에 신간 도서들을 비치해둔 아이디어도 마음에 든다. 대출 신청한 책이 나올 때까지 그곳에서 신간 서적을 읽기도했다. 또 사서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로 원하는 책을 찾는 것도 완전히 달라진 도서관 풍경이었다. 만약 원하는 책이 이곳엔 없고 ERICA캠퍼스 도서관에 있어도, 얼마든지 대출이 가능하다. 얼마 전에는 ‘나르키소스(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테스피아이의 미소년)’를 알아보기 위해 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조(Caravaggio)의 책을 백남학술정보관에서 빌려 봤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쉽게 그림을 찾을 수 있지만, 책으로 직접 본다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덤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도 만날 수 있는 호사도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집에서 잠자던 책을 병원으로 그동안은 좋은 책을 발견하면 무조건 직접 사서 읽었다. 커피, 부동산, 재테크, 심리학, 건축 등 그때그때 관심 분야의 책을 사들였다. 집에 수백 권의 책이 쌓였고, 그 풍경을 멋으로 알았다. 얼마 전 집에 있던 책을 모두 병원에 가져와 회의실에 작 은 도서관을 만들어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내 관심사 위주의 책들이라서 호불호가 있겠지만 그래도 없던 책이 생기니 직원들도 좋아한다. 앞으로 또 책을 사면 집에 쌓일 것 같아 시작한 도서관 출입이 내게 매우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필요한 책이 생기면, 난 언제든 백남학술정보관으로 향할 것이다.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19년 11,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한양인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한양대학교 학부생 및 대학원 재학생과 학부모, 동문, 교직원 등 한양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시, 에세이, 여행기, 감상문 등을 이름, 소속, 연락처와 함께 보내주세요. 작품 및 사연이 선정된 분께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주제 제한 없음 │ 분량 원고지 12매 이내 접수 한양대 미디어전략센터 <사랑한대> 담당자 newsh@hanyang.ac.kr

2019-10 01

[오피니언][리포트] 중국 대학생들이 한국 대학생보다 창업 비율이 높은 이유?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는 지난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Social-Up! 중국 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 항저우에서 탐방 활동을 진행했다. Social-Up! 중국 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프로젝트는 창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도가 증가함에 따라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올해 신설된 프로그램이다. 한국인 학생 3명, 중국인 유학생 2명으로 구성된 우리 팀은 대학생 창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상호 협력을 증진하고자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중국 항저우 시 저장대학교 창업지원센터에서 한양대 사회과학대학 학생들 중국인 교직원들 우리 팀은 3박 4일 동안 중국 항저우 시에 위치한 저장대학교를 방문하여 재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시행하였고, 영화 및 광고를 제작하는 미디어 스타트업(杭州鲲睿科技有限公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리 팀이 방문한 저장대학교(ZJU)는 지난 6월 영국의 세계 대학 평가 조사기관인 QS가 발표한 세계대학평가 순위에서 54위이며, 중국 내에서는 4위에 랭크 될 정도로 유명 대학이다. 특히 저장대학교는 소속 대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저장대학교는 창업 관련 학점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인력을 발굴하며, 캠퍼스 내에 ‘창업 훈련소’와 ‘Neo Space’ 등의 창업 공간을 마련하여 재학생과 졸업생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저장대학교의 적극적인 창업 정책 덕분인지 설문에 응한 저장대학교 학생들의 약 78%는 ‘창업 의사’에 관련된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 결과는 중국 베이징 소재 인민대학교(人民大學校)가 발표한 「2017 중국 대학생 창업보고」에서 ‘대학생 응답자의 약 89%가 창업을 고려한 적이 있다’는 보고와 일맥상통한다. 이 2가지 조사결과의 수치적인 차이는 있지만, ‘중국 대학생들은 창업 의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팀은 한양대학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와 중국에서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한·중 스타트업 생태계 및 대학생 창업 인식을 비교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지난 9월 9일 사회과학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발표회를 진행했다. 우리는 ‘중국 대학생들의 창업 의사가 한국 대학생들의 창업 의사 보다 약 20% 가량 높다’는 우리 팀의 설문조사 결과와 2015년 기준 ‘한국의 대학졸업생 창업비율이 중국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에 주목하여, 그 원인을 찾아보고자 두 국가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고 분석했다. 우리가 지적한 첫 번째 원인은 ‘창업 교육 및 보육 시스템’에 있었다. 우리 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국과 자교의 스타트업 지원 제도에 있어 중국 대학생들이 한국 대학생들보다 대체로 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또한 양국의 스타트업 지원 시스템을 분석해본 결과, 중국의 창업 교육은 시장 지향적이고 실습 중심적인데 반해 한국은 이론형 창업 강좌가 대부분이었다. 한국 무역협회가 발표한 「한중 대학생 창업생태계 비교」에 따르면 중국은 아이디어와 상품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창업 초기부터 시장조사·기술마케팅 등 1:1 멘토링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반면, 한국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창업 공간과 전담 교원의 부족으로 창업 공간 지원 위주의 서비스 제공에 그치는 등 창업 보육 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리가 제시한 두 번째 원인은 각국의 청년들이 처한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이었다. 우리 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생들은 ‘창업 의사가 없는 이유’에 대해 30% 가량의 응답자가 ‘취업이 더 안정적일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지난 7월 머니투데이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를 대상으로 공동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직업 유형’ 설문에 ‘회사원’이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많은 청년이 실패의 위험이 있는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원한다는 사회적 현실을 보여준다. 반면, 저장대학교 학생 인터뷰에서는 대부분의 중국 대학생들이 ‘실패할지라도 창업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중국에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과, 스타트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중국의 법적 환경이 대학생과 청년 창업자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하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CT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역동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스타트업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창설하였으며, 이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생 및 청년 창업가가 적극적으로 혁신에 앞장설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행정, 경영, 법,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대학생과 청년들이 처한 환경을 그들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그들의 의견의 수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중국 탐방 프로젝트가 그러한 과정의 일부로서 한국 스타트업의 발전에 한 발 내디뎠기를 바란다. 작성 : 한양대 사회과학대학 '중국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프로젝트' 팀장 이지민

2016-12 06

[오피니언]"4차혁명, 대학 자율성이 답이다"

본 글은 12월 6일자 동아일보에 게재된 이영무 총장의 기고문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편집자 주> "4차혁명, 대학 자율성이 답이다" 이영무 한양대 총장  올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21세기 핵심 어젠다 중 하나로 ‘교육’이 제시됐다. 특히 자료 기반 문제 해결, 비판적 사고, 창의력, 의사소통, 협업 능력, 융합 능력 등의 핵심 역량을 갖춘 융복합 인재 양성의 중요성이 화두였다.  우리도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기 위한 교육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21세기를 선도할 핵심 인력 양성 기관인 대학의 혁신이 필수적이 됐다. 혁신의 키워드는 대학의 학사제도 운영에 있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제의 완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는 뭘 해야 할까.  첫째, 대학의 학과 간, 전공 간 칸막이를 없애고 경계를 허물어 융합 전공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우리 대학의 학사제도에는 융복합 교육을 시행하는 데 있어 물리적·제도적 제약이 상당수 존재한다. 다양한 전공 분야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또 별도의 학과 개편 없이 주(主)전공 이외의 다전공만 이수해 학위를 받는 것도 허용돼야 한다.  둘째, 수업 운영에서 학생들이 시간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보편적으로 운영되는 2학기제는 학기당 15주 내내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틀에 갇혀 있다. 이처럼 획일화된 수업 방식은 단계적 학습이나 산업현장과 대학 간의 이론·실습의 병행을 어렵게 한다. 학점당 15시간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교과목의 특성이나 학생의 역량 수준을 반영하여 수업을 집중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전공 분야의 특성에 따라 석사 과정 졸업 요건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고등교육법령상 우리나라 석사 과정의 수업 연한은 대학원 수업은 최소 1년 6개월로 정해져 있다. 반면 대부분의 선진국은 석사학위를 1년 이내에 취득할 수 있다.  다양한 학문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그 과정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며 이를 현실로 옮기는 능력을 지닌 인재, 이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다. 이런 인재를 키우기 위해 탄력적인 대학의 학사 운영이 요구되지만, 우리 제도는 여전히 경직돼 있다. 이를 탈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완화와 운영 자율화가 절실하다. 자율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규제 완화를 망설인다면 세계 시장에서 한국 사회와 한국의 대학들은 도태될 게 뻔하다.  정부도 대학의 엄중한 책무가 실현 가능해지도록 대학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율화를 위한 인식 전환을 심사숙고할 때다. 이영무 한양대 총장

2016-12 01

[오피니언]"85드림장학금 만든 이유요? 선정된 학생들을 보시죠"

본 글은 85동기회에서 '85드림장학금' 제도를 만들고 처음으로 수혜자를 선정 발표하면서 전한 총평과 함께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편집자 주> 출제자의 의도라고 할 수 있는 85드림장학금의 취지는 무엇이었을까요? 80만원의 장학금을 신청했지만, 심사위원회가 1회 상한액인 4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연극영화과 2학년 이** 후배의 경우에서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단 연극영화과 후배들은 신청 팀이 많았습니다. 고마운 일이지요. 차린 것 없는 밥상이라도 뚝딱 밥 그릇 비워주는 자식이 사랑스럽듯이, 장학금의 규모로 보면 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85 드림장학금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자체가 선배들에겐 더 없이 예쁜 후배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이** 후배의 문제의식은 좀 달랐습니다. 대부분 팀이 “이러 저러한 사정으로 영화 제작이 어려우니 지원해달다”는 호소였던데 비해, 이** 후배는 “다들 어렵게 만든 영화를 1년에 한번 다 모아 학과 차원의 시사회라도 좀 폼 나게 갖고 싶다”는 영연과 전체의 이해와 처지를 반영한 고민을 제출했습니다. 이** 후배의 경우가 다른 팀들보다 더 뛰어나다거나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말 그대로 다른 것이지요. 틀린 게 아닌. 적어도 85동기회 드림장학금 선정위원회의 눈은 가원 후배의 고민을 한번 더 보게 되는 그런 쪽에 가있다는 점 후배님들이 같이 공유해주셨으면 합니다. 400건이 넘는 신청서 어느 하나도 대충 넘길 수 없었습니다. 후배 한명 한명의 절절한 사정과 소중한 꿈이 담긴 서류들이라. 그러다보니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강경원(법대) 85동기회장과 김 희(수학과) 장학위원장을 포함한 10명의 심사위원들 모두가 “돈 내고 치우는 게 제일 쉽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며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다들 직장에서 한 자리(?)씩 하는 심사위원들 처지에선 일할 시간을 쪼개 서류를 검토하고 약속을 미루며 저녁 회의 시간을 만든다는 게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동문회 활동도 ‘일상’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방으로 갈아엎는 혁명보다 하나하나 개선해나가는 개혁이 더 어렵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범접할 수 없는 성공을 거둔 동문 한명의 엄청난 ‘기부’는 물론 장려되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밥 한 그릇 정도는 살 정도의 여유는 있는 평범한 생활인 동문’의 작지만 아름다운 소소한 기부와 활동 역시 그에 비해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한양대학교 85학번 동기회인 ‘공감 85’가 바라보는 곳은 평범한 생활인 동기들이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일상을 가진 동문회입니다. 후배님들도 같은 곳을 바라봐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해마다 대학 평가 순위를 끌어 올리고 있는 대학 본부의 활동, 좀 더 창의적이고 일상적으로 후배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는 동문들의 노력, 그리고 행당과 안산캠퍼스에서 진취적으로 생활하고 공부하는 후배들. 이 세 가지가 합쳐질 때 통속적인 ‘서열’에 개의치 않는, 한국사회에 유의미한 공헌을 하는 진짜 아름다운 한양대학교 공동체 문화가 만들어 지리라 믿습니다. 올 해 85드림장학금 선정과정이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선정된 11개 팀과 팀원들, 본선에서 아깝게 탈락한 9개 팀 후배들, 그리고 이번 프리스타일 장학금이라는 생소한 시도에 열렬히 호응해준 336개 팀과 1,000여 명의 사랑스러운 후배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벌어서 기금도 키우고, 시행착오를 잘 살펴서 좀 더 합리적인 선정 과정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즐겁게 노력합시다! - 85드림장학금 2016년도 심사위원회 올림 위원장 김 희(수학과), 위원 강경원(법대), 하영판(자원공학과), 이나주(식품영양학과), 표희수(산업공학과), 김민형(국문과), 김태연(토목학과), 김동철(토목학과), 권태형(의과대), 위계찬(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