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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 14

[오피니언][짧은 글 긴 이야기] 인공지능과 바오밥나무

인공지능이라는 화제 속에는 편리함과 동시에 어쩔 수 없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어린 왕자>와 신화 속 바오밥나무라는 렌즈를 통해 인공지능을 바라본다면 이 두려움이 어떻게 바뀔까요? 글. 안연경(의학과 14) / 그림. 안우정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 <어린 왕자>에는 바오밥나무에 대한 흥미롭고도 무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너무 크고 깊게 자란 바오밥나무 세 그루가 어느 별을 점령해버렸다는 이야기인데요. 요즘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해 걱정하는 바가 이와 같지 않을까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직업을 뺏기진 않을지, 인간을 넘어선 인공지능이 오히려 인간을 착취하진 않을지 우리는 두려워합니다. 작년 이세돌 9단을 이겨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알파고는 올해 더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와 중국 커제와의 대국에서 완승했습니다. 일찍이 승패보다는 알파고가 어떻게 이길지에 초점을 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벌써 인공지능이라는 바오밥나무가 우리 키를 훌쩍 넘어서 자라고 있다고 믿는 듯합니다. 그런데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바오밥나무에는 이런 신화도 있습니다. 신이 가장 먼저 창조한 나무가 바오밥나무인데, 정작 이 나무는 다른 예쁜 나무들을 부러워해 자신의 모습을 바꿔달라고 신에게 청했다고 합니다. 결국 신의 노여움을 산 바오밥나무는 뿌리가 하늘을 향한 채 거꾸로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다네요. 가지는 아래로, 뿌리는 위로 향한 신화 속 바오밥나무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의 일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바오밥나무의 가지, 줄기 그리고 뿌리 먼저 아래로 향한 가지는 땅 속에 박혀 있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정보를 알려주는 인공지능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미처 알지 못했거나 분석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방대한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알려줄 수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인문, 예술, 과학 등 인간이 이미 활동하고 있는 다른 분야까지도 무섭게 침투해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인간의 오랜 꿈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는 편리함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감성으로 영역을 넓혀 인간의 친구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한편으론 두려운 인공지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 시작은 우리 눈에 보이는 바오밥나무의 줄기부터입니다. 인공지능이 각각의 가지마다 모은 여러 정보는 줄기라는 패러다임으로 흘러들어옵니다. 이 패러다임은 인간이 결정합니다. 다시 말해서,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어떤 정보가 필요하고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따름입니다. 예를 들어, 운전이나 교육 등의 활동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겠지만, 운전을 해서 무엇을 어디로 보낼지 혹은 누구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지와 같은 큰 틀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입니다. 학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공지능이 분석을 하거나 학습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정도의 고차원적 사고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생각은 바오밥나무의 뿌리로 이어집니다. 뿌리는 인공지능의 사바오밥나무고방식입니다. 인간 뇌와 달리 인공지능의 사고방식은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없는 이유이자 우리의 자리를 뺏길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 뇌의 사고 회로를 모방해 빠른 시간 안에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탑재했다고 하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인간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완전히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인간은 삼각형을 그려 놓고 ‘산’이라고 서로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단순화 과정이 뇌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마치 땅에 박혀 있어 보이지 않는 보통 나무들의 뿌리처럼, 우리조차도 알지 못하는 인간의 사고를 인공지능이 넘어설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인공지능의 사고방식은 거꾸로 박힌 바오밥나무의 뿌리처럼 훤히 보이니까요. 인간과 인공지능의 평화로운 공존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있을지 바오밥나무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사실 인공지능이라는 바오밥나무가 무분별하게 자라 인간이라는 별을 점령한다고 해도 우리에겐 마지막 방법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전기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물론 농담입니다.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이 인간 자신을 위해 개발한 것이고, 그렇게 사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전혀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인공지능을 우리에게 이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특히 윤리적인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통제할 방법을 합의할 수 있다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평화로운 공존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한대 2017년 9-10월호 이북 보기